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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작품방

울 옆집 과부

작성자거타지|작성시간23.04.23|조회수74 목록 댓글 5
        
        
        ♡
         
        울 - 울렁울렁 가슴이 뛴다네
               궁금증이 많아 죽겠다
        
        옆 - 옆집에 과부 이사왔는데 
               돈도 많고 인물도 좋다
        
        집 - 집은 넓고 식구라고는 
               아직 어린 딸과 단둘뿐이다
        
        과 -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안다는데 
               디게 궁금하네요
        
        부 - 부담없이 만나주면 
               커피 한 잔 사겠는데 우짜꼬..
        
        ♡
        
        대구 달성공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비(詩碑)가 있다. 
        
        이상화(李相和)의 대표작 
        ‘나의 침실로’ 가 새겨져 있다.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궁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어느날 시를 읽다가
        가슴이 콱 막히고 말았다.
        
        바로 이 대목이다.
        /수밀도(水蜜挑)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그때가 고2 때다.
        며칠 밤을 가슴이 울렁거렸다.
        
        지나가는 여학생
        하얀 칼라 아래로 눈길이 가면
         
        봉곳한 가슴에서
        수밀도가 연상되었다.
        
        그때는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짐승인가, 내가 변태인가..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코밑에 수염이 
        거뭇거뭇 돋을 무렵이었다.
        
        나는 그렇게 가슴 뜨거운
        10대를 보냈다.
        
        지금도 달성공원 
        상화 시비 앞에 서면 
        
        아무도 모르게 
        혼자 슬며시 웃고는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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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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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용인에김옥춘 | 작성시간 23.04.23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착한서씨 | 작성시간 23.04.23 흐린날씨와 미세먼지를 보이고 있는 휴일날을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후시간에 오행시 고운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가네요 조금 바람도 불고 쌀쌀한 날씨입니다.
    황사 미세먼지에 몸 관리를 잘 하시고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즐거운 휴일날을 보내시기를 바람니다..
  • 작성자장돌뱅이 | 작성시간 23.04.23 대구 은행
    북성로지점에 가면
    이상화 시인의
    시 한편이 걸려있지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곳이
    이상화 시인의 성장지였다고 해요.

    언제
    시간을 내서
    달성공원에 가면
    울 옆집 과부가 있는지
    찾아보아야 하겠어요.
  • 작성자베베 김미애 | 작성시간 23.04.23

    거타지 선생님께선
    시인님이시죠?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감성 만점
    언제나 감동입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月花 / 李 月花 | 작성시간 23.04.24 거타지님의
    재밌게 지으신 행시 감상 잘 했습니다.

    섬집 풍경

    울타리 너머에는 바다가 보이는 섬
    옆에는 잔주름이 자글한 노인 부부
    집 터를 지켜온 삶 일생을 어부 인생
    과메기 엮어 널며 뱃일로 십 수년 째
    부자는 아니어도 매 밥상 풍요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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