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도망가니
운봉 공재룡
너 열대야 정말 미안하지도 않니
밤새워 열병처럼 애태우게 하고
얄밉게 꼬리 내리고서 도망가니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간다고
누가 섭섭해 눈물이라 흘릴까 봐
두 눈 한 번 꼼짝이지 않을 거다.
망부석처럼 너의 뒷모습 보자니
왠지 미운 것도 정이라서 그런지
괜스레 내 마음은 점점 시려 온다.
가거든 갈 곳 잃은 낙엽 한 잎에
찜통더위 쌓은 미운 정도 있으니
너의 안부라도 전해 주지 않겠니
니가 내 몸 단련 시켜 준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파란 하늘 높이
가을빛 따라 내 마음도 익어간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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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베베 김미애 작성시간 24.08.28
막 도망 갈 듯
여름이 꽁무니도 안 보이고 갈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미적거리고 있지만
곧 사라질 여름이 아쉬울 것 같은데
시인님의 익살(!!!)스러우신 행시가
가을을 제촉하듯 합니다
운봉 시인님
무더위에 넘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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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운봉 공재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8.29 베베 김미애 시인님!
안녕 하세요?
늘 반갑습니다
한여름 내내
우리네 몸과 마음을
불 가마로
들 복 떠니
어느 날 아침 꼬리야
나 살려라 도망가니
얄밉지만
알면서도 속아 줍시다
천고 마비 살찌는 계절입니다
시인님 뜨락에
알곡이 가득한 가을 되세요
늘 행복하세요
감사 합니다 베베 김미애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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