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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이야기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작성자그렇구나|작성시간15.10.13|조회수1,482 목록 댓글 2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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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안적 틀의 모색

 

 


그런데 고전적 인지주의나 연결주의나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이, 마음의 다양한 측면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제한적 접근이라는 반론이 1980년대 중반 이래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정보처리적 소프트 시스템으로서의 인지체계를 강조하며 마음을 계산주의와 표상주의, 기호(상징)체계의 틀에서 접근한 고전적 인지주의나, 추상화된 이론적 뇌의 세포수준의 하위 단위들의 활성화와 연결 원리의 모델링을 중심으로 상징이하 체계(subsymbolic system)를 강조하며 접근한 연결주의(신경망적) 접근이나, 실제의 구체적인 뇌의 신경적 구조와 과정적 활동의 측면을 강조한 인지신경과학적 접근들이 심리현상의 많은 특성을 밝혀주기는 하였지만 실상은 마음의 본질적 측면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으며(Hollnagel, 2007)4)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논지가 제기되었다. 이는 주로 몸의 문제를 중심으로 탈데카르트적 관점을 제시하는 새로운 접근이었다.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고전적 인지주의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생물적 측면의 중요성을 격하시켜 뇌의 탐구를 소홀히 하였다. 한편 1980년대 초에 등장한 연결주의나, 그 이후에 등장하여 현대 인지과학의 성과를 이끌어가고 있는 인
지신경과학은 물질로의 환원주의적, 일원론적인 입장에서 뇌를 강조하기는 하였지만, 근본적으로는 현상을 경험하는 주체와 그 대상인 객체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데카르트의 존재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즉 마음을 곧 뇌의 신경적 활동 상태
로 환원하는 단순한 일원론적 시도 이외에는 마음과 몸의 관계의 본질적 측면에 대한 어떤 시사를 주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지심리학적, 신경과학적 연구들은 환경과 독립된 별개의 실체로서 작용하는 뇌와, 뇌의 신경적 상태로 개념화된 마음의 개념적 틀의 타당성, 충분성에 대하여 그 개념적 기초를 엄밀히 체계적 분석을 하지 않은 채 진행되어 온 것이라고 비판 받을 수 있다. 고전적 인지주의가 뇌의 중요성을 경시한 채, 추상적인 표상체계로 마음을 개념화하였던 데카르트 식 접근에 대하여,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은 뇌라는 물리적 구체성만 되찾아 준 것일 뿐, 마음의 바탕이 되는 몸 기반 전체를 되찾아 주거나 환경과의 상호작용적 연결 본질의 이론적 의의를 살린 것이 아니다 라는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적 관점을 가진 여러 분야에서의 생각들이 연결되고 수렴되어 지난 몇 년사이에 심리학에서, 그리고 인지과학에서 하나의 영향력 있는 대안적 틀로 떠오른 것이, 마음에 몸의 바탕을 연결하여 주는 틀인 ‘연장(확장)된 마음(Extended Mind)',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 또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5)라고 불리는 접근이다.

 

 이 틀은 심리학과 인지과학의 이론적 틀을 현재 변화시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 영향이 증대하리라 본다. 과거 1950년대의 인지주의의 출발과 떠오름 시점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전기를 현재 심리학과 인지주의가 아마도 맞고 있다는 Bem & Keijzer(1996)의 논의가 타당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에 철학과 심리학, 인지과학을 지배하여 온 전통적인 데카르트적 존재론과 인식론에 바탕을 둔 ‘마음(mind)’의 개념으로부터 탈피하여, 구체적인 ‘몸’이라는 실체를 통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출현하는 인간의 적응 ‘행위’로서의 ‘마음’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탈데카르트적 관점의 움직임의 추세라고 볼 수 있다.

 

 

 

 


2. 체화된 마음 접근


제3의 인지과학 패러다임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틀은 인간의 마음, 인지가, 개인 내의 뇌 속에 추상적 언어적 명제 형태로 표상된 내용과, 그를 기초로 한 고전적 인지주의의 정보처리적 계산적 과정이라고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몸을 가지고(embodied) 환경에 구현, 내재되어(embedded) 사회환경에 적응하는 유기체(organism)가 환경(environments)과의 순간 순간적 상호작용(interaction) 행위 역동(dynamics) 상에서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즉 유기체의 몸과, 문화, 역사, 사회의 맥락에 의해 구성되고 결정되는 그러한 역동적
활동으로서의 마음임을 강조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직은 통일적 틀을 이루지 못하고 다소 산만하게 여러 이름들로 전개되고 있지만, 고전적 인지주의에서 배제되었던 ‘몸’을 마음의 바탕으로 되찾게 하며(embodied mind), 체화된 마음과 분리될 수 없는 ‘환경’을 인지과학과 심리학에 되살려 놓게 하며, 공간적 연장(extension)이 없는 ‘정신적 실체’라는 마음이 아니라 ‘몸을 통해’ 환경에 연장된,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으로 마음 개념을 재개념화 할 가능성을, 아니 그래야 하는 필연성(Bickhard, 2008)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종래의 일반인들이나 과학자들이 갖고 있던 마음과 몸에 대한 데카르트식의 이원론적 생각을 벗어나려는 것이다. 즉 심신이원론이나, ‘마음은 곧 뇌의 신경과정이다’ 라는 환원주의적 일원론을 벗어나려는 새로운 보는 틀이다. ‘체화된 인지’의 보는 틀은 고전적 인지주의의 정보처리 접근이 지니는 제한점을 벗어나려 한다. 즉 환경과는 독립적으로 한 개인 뇌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보의 인지적 표상이나 처리가 아니라, 몸으로 환경 속에 구체화되며, 몸의 활동을 통하여 환경과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행위’로서 마음을 설명하고자 하며(Hollnagel, 2007)8), 그리고 환경 내의 다른 인간의 마음이나 각종 인공물에 분산표상된 마음, 그리고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으로 상황지워지며 행위로 구성되는 마음으로서 보려는 것이다.

 

구체적 몸으로 환경에 체화된다는 것(embodied 또는 embedded)은 표상, 인지, 마음을 거론함에 있어서 보조적 개념화가 아니라 필수적 개념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안적 접근은 앞으로 심리학적, 인지과학적 탐구에, 그리고 자연히 주변 학문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시사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체화된 인지 접근의 요점은 본질적으로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존재론과 그에 기반한 인식론을 벗어나자는 탈 데카르트적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시도는 이미 일찍이 17세기의 B. Spinoza에 의하여 이루어졌었다(다마지오, 2007). 몸에 대한 강조는 이후에 유럽의 현상학적 철학자들(하이데거(1998), 메를로 퐁티(2002) 등) 에 의하여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추상화된 마음의 측면이 강조되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존재론을 넘어서서 몸과 마음을 둘로 나눌 수 없다는 입장에서 전개된 프랑스의 메를로 퐁티(2002) 등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뿌리가 몸에 있음과, 몸과 마음과 환경이 하나의 단위를 이루는 입장이 제시된다. 몸이 환경(세상)과 일체가 되어 적응하는 과정에서 몸의 행위 하나하나가 마음을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급진적) 체화적 마음 접근의 연원을 미국 내에서는 19세기 말의 J. Dewey나 철학자이면서 심리학자이었던 W. James에서 찾을 수도 있다(Chemero, 2009). 하지만, 심리학 내에서 이러한 접근의 현대적 심리학이론 제기는 J. J. Gibson(1979) 등의 생태학적 입장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중엽부터 감각과 지각의 심리현상을 중심으로 Gibson 등의 생태심리학적 연구는 이미 이러한 관점을 설득력 있게 펼쳤다. 이외에도 심리학을 넘어서 인지과학 내에서 다음과 같은 주변학문의 사조들의 이론적 영향들이 수렴되어 “제3의 인지 혁명”이라고도 지칭되는 이러한 움직임을 이루어 내었다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 내에서 재현된 하이데거적 존재론-인식론 논의(Dreyfus(1991) 등의 논의), 언어학의 J. Searle 등의 언어행위 논의, 상황의미론 논의, 인지언어학자 G. Lakoff 등의 은유와 마음, 체험적 실재론 논의(Lakoff, & Johnson, 1999), Maturana와 Varela(1983)를
중심으로 한 인지생물학(biology of cognition) 및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 논의(Varela, Thompson, & Rosch, 1991; Thompson, 2007), 인공지능학에서의 R.Brooks(1991) 등의 반사적 로봇(reactive robotics) 논의, 심리학에서의 비표상체계 논의, 인지인류학에서의 지식의 사회 문화적 제약 이론 및 인공물과 외적 분산 표상 개념에 관한 논의(Hutchins, 1995), 심리학 등에서의 분산적 인지, 상황적 인지(situated cognition) 논의, 행위로서의 마음(mind as acts)에 대한 논의, 담화적 마음(discursive mind) 논의, 동역학체계 논의, 심리학과 로보틱스 등에서의 인지의 감각운동 기반에 대한 진화론적 논의, 상호작용론(interactivism) 논의 등이 이러한 제 2의 변혁의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이정모, 2001, 2007, 2009).


철학에서 체화된 인지의 입장을 전개하는 것으로는 먼저 연장(확장)된 마음(Extended Mind)과 관련한 Clark과 Chalmers(1998), Clark(1997, 2008) 등의 논의 등이 있으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체화된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본 Dourish(2001), 마음은 뇌 안
에 있거나 개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뇌를 넘어서, 개인을 넘어서 있다는 Wilson(2002), 마음은 뇌 자체도, 기계속의 도깨비도 아니다 라는 주제로 강하게 ‘마음=뇌’ 관점을 비판한 T. Rockwell(2005), 뇌 속의 마음이 아니라 몸과 괴리되지 않으며 세상과 괴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인지로 재개념화하여야 한다는 M. Wheeler(2005), 몸 이미지가 아닌 몸 스키마의 개념을 사용하여 ‘몸이 마음을 어떻게 조형하는가’ 하는 주제를 다룬 S. Gallagher(2007), 지각도 사고도 감각-운동적 신체적 행위에 바탕하고 있다는 철학자 A. Noe(알바 노에, 2009) 등의 주장 등이 있고, 정대현(2001), 이영의(2008), 윤보석(2009; 4장 1절), 이정모(2010) 등의 국내 학자들의 마음 논의에서도 신체성 내지는 체화된 인짐(마음) 개념의 논의가 전개되었다.


20세기 초에 행동주의심리학이 마음을 심리학에서 배제하였고, 1950년대 이후의 고전적 인지주의가 그 마음을 심리학에 되찾아주었지만 뇌의 역할을 무시하였고, 1980년대 이후의 인지신경과학이 마음을 다시 뇌 속으로 넣어주었지만 뇌를 제외한 몸과 환경의 역할을 무시하고 데카르트 식 “마음 = 뇌신경과정 상태”의 환원주의적 일원론의 관점을 전개하였다면, 이제 21세기에서 제 삼의 대안적 관점을 통하여 그 뇌를 몸으로, 그리고 다시 그 몸을 환경으로 통합시키는 작업을 하여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적 상태나 과정이라고 하기보다는 신경적 기능구조인 뇌와, 뇌 이외의 몸, 그리고 환경의 삼자가 괴리되지 않은 총합체(nexus) 상에서 이루어지는 역동적 행위 중심으로 재개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배제한, 체화되지 않은 상호작용의 개념으로는 인간과 인간간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없다(Seifert, 2008). 이외에도 최근에 다음과 같은 학자들의 논의에 의해 이 접근이 틀을 갖추어 전개되고 있다: Bickhard(2008), Calvo & Gomila(2008), Chemero(2009), Menary(2010), Rowlands(2010), Wallace, Ross, Davies, & Anderson(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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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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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촛불 | 작성시간 16.01.23 이 글을 오늘에야 읽었습니다.

    어느 분이 쓰신 글인지 엄청 어렵게 써뒀네요. 저는 이 분이 "embodied"의 의미를 잘 모르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이 전혀 와닿지 않게 써있어요. 그리고 "체화된"이라는 번역도 제게는 마음에 안 드네요. 제가 알기로 이 이론은 Gibson의 지각실험연구로부터 시작된 이론인데요... "인간의 행위를 유발하는 요소가 사물에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걸 실험으로 입증해낸 거지요. 그러니까 행위의 주체가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요. "사물이 인간의 행위를 끄집어낸다."고 보기 때문에, "사물과 인간이 짝을 이루어" 행위의 주체가 된다는 거지요. 인간 단독이 아니라...
  • 답댓글 작성자촛불 | 작성시간 16.01.23 (계속) 생각 자체가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어서, 아직도 소수의 연구자들만 연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 이론의 실용적 가치 때문에, 심리학자들보다는 오히려 디자인 특히 "산업디자인" 전공자들이 이 이론에 열광하고 있고, 이 이론에 기초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이론에 기초해서 사물을 디자인하면 사용하기에 자연스러운, 즉 편리성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아무튼 제 생각에 위의 게시글은 어렵기만 하고, 요점파악이나 요점전달이 안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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