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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 천사, 이키루, 붉은 수염] 행복한 영화
1. 착한 영화
감독의 영화에서는 인본주의적인 시각에서 사람의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 다수이다. 그것에 주인공이나 사람에 대한 애정, 휴머니즘을 느끼게 하는데, 그런 영화들을 살펴보자. 이른바 "착한 영화"인데, 이 착하다는 영화는 착하지 않은 영화에 비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 이것이 또 걱정이라면 걱정인데, 일단 시작은 해보겠다.
2. 주정뱅이 천사(3/5) - 깡패와 의사
무엇보다 시무라와 미후네의 연기가 인상 깊다. 그러고 보니, 미후네의 데뷔작인 거 같아. [들개]보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이니, 미후네씨는 호리호리하지만, 카리스마 넘치고, 그에 못지 않게 남성적이고 반골기질 넘치는 의사로 나오는 시무라다. 이후 마초적인 남성상은 미후네가 전담이 되는데, 이 작품에서의 시무라는 더욱 더 인상적이다.
전반에는 시무라에게 초점이 모인다. 깡패 미후네를 치료하려는 다소 거칠지만, 휴머니즘적인 의사다. 후반에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미후네의 죽음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에 집중이 되면서, 감동적인 의사얘기이면서도, 조직을 갈등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더해진다.
충분히 연출되진 않았지만, 고집 센 건달을 여러 면에서 감화시키는 의사는 스승과 제자의 변형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죽지 않았다면, 정말 좋은 인생의 스승을 얻었을 텐데, 결말이 아쉽다.
3. 이키루(4/5) - 죽어서도 행복하다.
우리의 오늘은, 가벼이 살고 있는 이 안일함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가? 그런 질문을 하게 했던 작품이다. 주인공과 같은 죽음의 절박함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여도, 우리는 욕구에 의해, 혹은 절망에 의해 인생을 무언가를 남기고자 노력한다. 그럼에도 어제와 변함 없는 이유는 현실 때문......
그렇게 현실에 만족하던 주인공, 죽음이라는 한계가 정해지면서 일탈을 시도하고, 순수한 열정도 동경해 보지만, 그 자신이 만족할 수는 없었다. 영화의 전반, 중반이 지나가고, 어김없이 귀착된 그의 죽음, 그리고 그에 대한 회상, 그가 죽기 전에 무엇을 했는가를 알게 되는 순간
강한 감동에 공명하게 된다.
‘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여야 한다. ‘
그의 죽음을 기리는 자리에서 모두가 그렇게 의기투합하지만, 다음날 여전히 계속되는 무력한 현실, 여기서 관객은 또 한번, 자극을 받는다.
시무라의 절망과 만족에 순간에 불려지는 노래가 떠오르는 영화다.
4. 붉은 수염(4.5/5) - 남아서 행복하다.
항상 시무라에게서 배우는 역할이던 미후네가 스승이 된 영화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무료 진료소의 시골의사인 그는, 새로 온 견습의사에게 새로운 의술을 강제로 구하거나, 부자에게 고액의 진찰료를 수습하고, 깡패들 팔뚝을 완력으로 꺾어내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를 따르던 젊은 의사는 그의 다소 무례하고 무리한 행동들이 모두 환자들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크게 감복한다. 그리고 스스로 제자가 되기를 청한다.
이 영화에는 인상 깊은 장면도 많다. 죽음을 목도하는 의사의 본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젊은 의사…… 그는 부모의 죽음과 자신을 이용하려는 주변 사람의 폭력에 의해 마음을 닫아버린 소녀를 감흥 시키고,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 그리고 그 소녀는 다시,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독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 진료소의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모은다. 결국 더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돈도 안되고 고생이 심한 그곳을 남기를 청하는 젊은 의사......
참 대단히 착하고 행복한 영화다.
5. 행복한 영화
[이키루]와 [붉은 수염]은 착한 영화의 미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 반해 [주정뱅이 천사]는 주인공의 죽음으로 의사의 노력이 허무해진다. 그로 인해 역설적으로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설정이 들어간 것인데, 차라리, 주인공의 죽음에 여운을 주는 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키루] 역시, 주인공의 죽음이 있지만, 그 죽음이 그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지 너무나 잘 전달이 되어서 행복했던 영화다. 특히, 후반 그의 상을 치르는 자리에서 윗사람들의 공치사가 한참일 때, 들어선 천민촌사람들의 고인에 대한 인사가 그 윗사람들의 망자에 대한 무례함과 뻔뻔함에 먹먹해지던 마음을 풀어주었다. [붉은 수염]은 너무 착한 영화라서 뻔하다면 뻔하다. 중반 이후 대부분 결론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뻔한 결론을 조금도 주저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너무나 행복하였다. 그런 이유로 추천은
[붉은 수염]을 하겠다. [이키루]는 분명히 다른 분들이 추천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영천(이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10 딱 구로사와 아키라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벤허>보다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가 더 오래 진하게 남는다
헐리우드 영화가 허풍선이같다면
구로사와 아키라는 지극히 리얼리티하며 현실적이다.
인간, 참을수없는존재의 가벼움
그러나 인간만이 인간의 아름다움을 품을 수 있다
그의 시선은 따듯하고 진중하다.
역사상 최고의 감독을 한사람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을 꼽을 것이다.
이키루 붉은수염 주정뱅이천사
추천 ***** -
작성자영천(이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10 주정뱅이천사에서 주인공이 죽는 것은 어떨까?
난 반대다
만약에 주인공이 죽었다면, 너무나 평범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신파적 [新派的]이다
사람마다영화를 보는 포인트가 다른듯
이 글을 쓴분과도 차이가 느껴진다. -
작성자영천(이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10 "내가 천사야, 천사라고 하면 날개달린 여자를 생각했지?"
주정뱅이 천사의 말속에
감독의 생각이 들어가 있다
냉소적이고 거칠며 주정뱅이인 주인공이 천사다.
흥, 흥 , 흥
영화 내내 냉소적인 듯 내뱉는 어투와는 반대로
끝까지 자신의 환자를 살리려 노력하는 주정뱅이의사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져야 되지 않을까?
情이 많은듯 한데 실체는 냉소적인 현실의 인물들과는 묘하게 반대이지 않은가? -
작성자영천(이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10 "일본인들은 쓸때없는 곳에 힘을 너무 쓰도 다녀"
영화중 주정뱅이 의사가 주정처럼 말한다.
아마도 야쿠자환자는 일본을 상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을 바라보는 감독의 눈이 느껴진다.
야쿠자와 반대 이미지의 여고생환자는
일본이 가야할 길일 수 있다.
겉으로 강한척하지만 지극히 연약한 야쿠자와
여린듯 하지만 강인한 여고생의 대비가 적절하다.
온갖 오염된 부유물이 떠다니는 하천에서 결국 죽음의 길을 간
야쿠자를 통해, 감독은 일본이 가야할 길을 말하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