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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예요? 여자예요? - 그후 이야기

작성자이대경|작성시간03.07.19|조회수129 목록 댓글 9
그녀와 나는 매일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다.
나이가 나보다 세 살이나 적다 하고서 좀 친해지는 듯 하더니 반말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얼마 후부터 나도 반말로 응수했다.

그녀는 모두가 자신의 기준으로 이야길 한다.
어느날은 내가 일찍 나왔음에도 "오늘은 늦었네" 하는가 하면
좀 늦은 날에는 "일찍 나왔네" 한다.
자신이 그날 일찍 혹은 늦게 나왔음을 감안하지 않고 하는 말일게다.
나는 일일이 해명하기보단 "응, 그렇게 됐어." 하고 피식 웃어준다.

어느날 그녀가 모자를 쓰고 나왔다.
"나도 모자 썼지롱---"
"예쁘네"
"예뻐?"
그녀는 그 특유의 순진한 웃음을 띄우며 만족해했다.
내가 매일 모자를 쓰는것을 보고 자신도 쓰고 싶었음일까.
사실대로 말하면 그녀의 모자 쓴 모습은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말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오늘은 반팔 T셔스를 입고 나왔다.
보통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받쳐들기 힘들어서인지 보이지 않던 그녀가 밤새 많은 비가 내렸던지 땅은 흥건히 젖어있고 아직도 작은 빗방울이 흩날리는데, 매일 입던 약간 두터워 보이는 철 늦은 점버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모습으로 내 앞에 섰다.
"우리 같이 목욕탕에 갈래?"
"왠 목욕탕? 이제 빨리 들어가 아침밥 지어야 되는데"
"아니, 지금 말고 낮에. 목욕을 할려는데 목욕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글쎄, 나도 목욕탕엔 안 다녀서 잘 모르겠는데..."

그녀와 헤어져 혼자 걸으며 '갑자기 왠 목욕탕?' 하며 다소 의아해졌다.
난 체질적으로 사우나라던지 찜질방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운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우나엔 어쩌다 들어가 본 적이 있어도 찜질방은 구경도 못했다. 그러니 대중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갈 일이 없다. 그런데 그녀는 분명 이곳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자연 집에는 목욕시설이 되어있을터. 갑자기 왠 목욕탕?

"아하!!"
난 졸지에 큰 망치로 머리통을 얻어 맞은 듯 멍멍했다,"
"그렇구나! 그녀는 아직도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의심이 가는구나!"
그녀가 처음 내게 남자냐? 여자냐? 물었을 때 나는 너무도 황당해서 대답대신 모자를 벗어 보여주었는데... 걸음걸이가 빨라서 '남자일지도 모른다'생각했다고 피식 웃어 놓고는 그 때 보았던 내 컷트 머리에 미심적은 면이 남았던가!

내 비록 늙은 몸이지만 아직은 그래도 나올곳은 나오고, 들어갈곳은 들어간, 봐주기 힘든 몸매(?)는 아니라 자부하건만(? ?), 세상에 어찌 이런일이...
"아 하! 그렇구나, 그러면 혹 그녀가 남자?"
그녀야 말로 들어간곳, 나온곳 없는 두리뭉실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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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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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ssheem | 작성시간 03.07.20 만큼 쉽다. (Something like that). Zuhno: 맞나?
  • 작성자이대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3.07.20 명문대가의 종부같은 우리현숙. 그 넉넉함과 후덕한 인품과 마음씨. 감히 그녀와 견주다니!!
  • 작성자물매화 | 작성시간 03.07.20 요즘은 남자의 머리가 여자보다 긴머리 찰랑찰랑하거든요.아마도 대경이가 걸음도 빠르고 운동으로 다부진가?해서 아마도 대경이 남자라면 그녀는 프로포즈하고 싶은 이상형을 발견해서 일것 같은데...
  • 작성자zuhno | 작성시간 03.07.20 아마도 물매화씨의 추측이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ssheem은 뺨맞을 소리만 골라 한 것같다...ㅋㅋㅋ 이곳에 와서 한번 시험해보게나 ㅋㅋㅋㅋ ^.^
  • 작성자ssheem | 작성시간 03.07.21 돈 들이고 시간 들여 내가 갈 것이 아니라, 현지에 이미 가 있는 자네가 스스로 시험해 보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하고 싶은 데, 자네 신분이 4-trees이고 보니.. 내가 별로 쓸모 없는 친구를 둔 것이구만,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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