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한 예의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12.06.25|조회수1,270 목록 댓글 11

 

초등학교 때 읽은 내용이다.
아마도 '도덕'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이 아닐까 싶다.
 
타고가던 배가 파선하여  단 한사람을 빼고 모두 사망하였다.
유일한 생존자는 구사일생으로 무인도에 도착하였고
구출될 날을 기다리며 나무열매도 따먹고 풀도 뜯어먹고
물고기도 잡아먹고 하며 지내던 중이었다.
 
혼자 지내다 보니 무료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외롭기도 해서
큰소리로 노래도 보르고 고함도 지르고 춤도 추고...
(미치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이다.)
세상에 버려진 미아가 되어버렸으니 쓸쓸하고 막막하고 오죽했을까?
 
그렇게 몇개월이 지난 어느날.
또다른 난파선의 유일한 생존자가 그 섬에 도착하였다.
대화상대가 나타나 외로움은 덜하였겠지만,
문제가 생겼다.
 
이제는 혼자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함부로 뒹굴고 하던 행동을
삼가해야하는 일이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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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장소가 변해도 삶의 기본원칙은 바뀌지 않는다.
 
미국의 유명작가인 '로버트 풀검'이 쓴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에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정중한 예의의 기본원칙이 있다.
 

1. 모든 것을 나눠 가져라.

2. 정정당당하게 겨뤄라.

3. 남을 때리지 마라.

 4. 물건을 사용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

5. 자기가 어지른 것은 자기가 치워라.

6. 남의 것을 빼앗지 마라.

7.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용서를 구하라.

8. 식사하기 전에는 손을 씻어라.

9. 용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변기 물을 내려라.

10. 따뜻한 쿠키와 찬 우유는 몸에 좋다.

11. 균형 잡힌 생활을 해라. 매일 무언가를 조금씩 배우고, 생각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고, 공부해라.

12. 매일 오후에는 낮잠을 자라.

13. 집 밖을 나설 때는 차를 조심하고, 손을 꼭 잡고 함께 다녀라.

14. 경이로움을 느껴라. 스티로폼 컵에 심은 씨앗을 기억하라.

거기서도 뿌리를 내리고 식물이 자란다.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삶도 그와 같다.

15. 물고기, 햄스터, 흰쥐, 스티로폼 컵에 심은 씨앗까지 모두 죽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16. 그림동화와 맨 처음 배운 '이것 좀 봐!' 라는 단어를 기억하라.

 

기본을 지키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 책은

사소해 보이는 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일상생활에사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왜냐하면 하찮아 보이는 일에 심오한 삶의 지혜와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남에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찌라도

술에 절어 비틀거리며 무슨 시빗거리라도 찾는 삵쾡이같은 눈빛으로

무죄한 사람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신의 생각을

아무리 논리정연하게 설명한데도 누구에게서든 인정을 받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고 할지 몰라도

다른사람들에게는 '그리 괜찮지 않은 사람'이라고 인지되어 있다면...

혹시 꽃으로라도 남을 때리지 말라던데...

 

정중한 예의.

남의 눈에 보이던 보이지 않던, 혹은 남이 보던 안보던

유치원 때 배웠거나 초등학교 때 배웠거나 간에

그것은 남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고 나에 대한 공손함이다.

 

그것은 가정에서의 교육이고 모범이고 가르침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은  기본예의가 아닌 지식의 전수가

핵심이므로 기본예의라는 기초가 놓여질 여유가 없다.

 

유아교육자에 따르면

생후 3개월이 된 유아들도 이미 부모의 말귀를 알아듣고

주변상황의 분위기를 잘 파악한다고 한다.

 

유치원 때 배우는  정중한 예의를 어른이 되어서도 실행하지 못한다면

그가 아무리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큼의 놀랍고 위대한 업적을 성취했어도

그리 깊이 배울 점이 있는 인물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중에 무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얼마 전에 '은초딩'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은 아무개'라는 연예인이

'이순신 장군'을 '이순신 씨'라고 했다던데...

 

중국에서 조차 '이순신 장군'은 일본의 명나라 침략을 막아준 위대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고 동북아 평화를 수호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데

'은 아무개씨'에게는 무슨 지나가는 아저씨로만 보이는 가보다.

무식해서가 아니라 몰상식해서 그럴 것이다. 

 

하찮아 보이고 없어보이는 사람에게라도 정중한 예의를 나타내 보라.

그가 언젠가는 나에게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없는 보답을 할 것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사자에 은혜갚은 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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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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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6.28 감사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면 자신도 존중받는 법이죠.
  • 작성자높은음자리표 | 작성시간 12.06.27 유아기를 "결정적 시기"라고 하죠. 결정적 시기에 배워야할 것들은 배려, 양보, 어울림..이 모든것의 가장 좋은 본보기는 부모가 아닐까 합니다. 지식뿐아니라 의, 식, 주, 사고, 행동, 모두가 학습 되어지는 것이니까요. 바른부모 밑에선 바른 아이로 자란다... 확신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6.28 그렇습니다. 어르신들이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가정교육이 기본이 된다음에 학교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싶습니다.
  • 작성자시읽어주는여자 | 작성시간 12.06.27 아무리 초라하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우리가 함부로 대해도 좋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한 말과 행동들이 결국엔 나 자신의 모습과 또 나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니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말 한 마디 쉽게 내뱉는 것이 점 점 더 어려워집니다..
    좋은 글에 많은 공감을 느끼네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6.28 옳습니다. 어린아이에게도 존중심을 가지고 대하면 그아이도 남을 존중할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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