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의 눈
2월 18일
밤새 눈이 내렸다.
밤에 내리는 눈소리가 계속 들리는듯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눈부셨다.
아 이게 내가 사는 세상이구나, 너도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다.
차를 타고 회사에 오면서 라디오에선 라라의 테마가 나왔다.
눈덮인 하얀 설원, 러시아의 하얀 눈이 문득 생각났다.
눈이 오면 요즘은 제일 먼저 가고싶은 곳이 덕수궁이다.
작년에도 눈오면 난 점심 시간에 덕수궁으로 달려갔다.
차가운 바람맞으며 달려간 덕수궁
소나무에, 살구나무에,벚나무에 하얗게 새초롬하게 앉아있는 눈.
오늘같이 하얀 세상에 어울리는 순백의 정갈하고도 순수한 목소리
브레드의 목소리가 더욱 그리운 날이다.
기분 좋을 때는 더욱 기분 좋게
기분 가라앉은 날에는 가라앉은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목소리
그리고 오늘의 눈.
너무나 새하얀
상처내고 싶지않은 만지고 싶지도 않고,그대로 지켜주고 싶은
언제까지나 내게 아름다움으로 있어주길..
덕수궁에서 바라 본 하늘
유난히 더 파랬다.
파아란 하늘과 하얀 눈, 다가올 봄을 기약하고 있는 나무들의 싱싱한 기운까지
한아름의 선물을 받고서 돌아오는 길
이월의 하얀 눈도 봄이 오면 더욱 그리워지겠지.
마음 한가득, 살포시 안고서 돌아오는 길
아침에 출근하면서 차 안에서
눈 오는 날은 바로 점심 시간에 덕수궁으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삼월의 눈
2010년 3월 10일에 눈이 펑펑 내리다.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서늘하게 온세상이 하얗다.
앨리스같은 순수하고도 청순한 얼굴이다.
눈을 사뿐사뿐 밟았다.
뽀오얀 속살이 눈부시다.
사랑은 흰색같다.
질식할 것 같은, 쉽게 말도 못꺼내는, 소리내어 지르지도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눈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않는다.
그저 곁에 있어주었다.
내 마음과 내 감정을 그대로 읽어준다.
내 영혼이 새하얀,누군가에게 물들기 쉬울지 몰라도,그래도 그 순수함을 닮았으면 좋겠다.
너의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수 있는 넉넉한 품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건, 아무 때나 언제나 상대를 받아들이는 견딜 수 없는 공허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눈 오는 날의 음악들은 차분하다.
들뜨지 않게 영혼을 치료해준다.
한동준의 에프엠 팝스에서 원더풀 투나잇을 들었다.
나는 좀 호들갑스러운 편이어서 정신못차리는 곡들이 많지만, 눈 오는 날에 에릭 클랩튼의 목소리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에릭 클랩튼과 엘튼존은 나의 열렬한 첫사랑이다
.
에릭 클랩튼의 그 눈물겨운 러브 스토리에 읽힌 그 진정성을 알고나선 그가 더 사랑스러워졌다.
영국 출신의 미녀 모델 패티 보이드와 조지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삼각 사랑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는 부부사이였다.
조지해리슨이 패티 보이드의 미모에 반해서 열렬하게 구애를 하였다고 한다.
브리짓트 바르도에 비견될 정도로 섹시함과 도도함을 두루 갖추었다고 하는 패티 보이드
열렬하던 사랑도 잠시, 조지 해리슨의 인도를 향한 사랑에 ,패티 보이드는 애가 탔다.
조지 해리슨은 인도 사상과 종교에 심취했다고 한다.
조지 해리슨의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해리슨의 친한 친구인 에릭 클랩튼을 유혹한다.
순진한 총각이었던 에릭 클랩튼은 패티 보이드에게 빠졌다.
그러나 패티는 조지 해리슨의 마음을 끌어당기기 위해 에릭을 끌여들였을 뿐이고, 결국 패티의 소원대로 조지 해리슨은 아내인 패티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때 배신당한 마음 아픈 에릭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노래가 그 유명한 layla이다.
(근심에 찬 내 마음을 달래 주지 않을 건가요.
당신이 남편에게 실망했을 때 위로해주려고 했어요.
바보처럼 나는 당신과 사랑에 빠져버렸죠
레일라, 당신은 나를 무릎 끓게 만들었어요.
레일라,당신께 애원해요.
근심에 찬 내 마음을 달래주지 않을건가요.)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도 10년 정도였다.
그렇게 목숨 걸고 열렬하게 하던 사랑도 끝은 따로따로 였다.
그러다가 조지 해리슨과 패티보이드가 이혼하면서 에릭 클랩튼은 패티 보이드와 결혼했다.
패티 보이드와 결혼한 기쁨을 노래한게 이 노래이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도 10년 정도였다.
그렇게 목숨 걸고 열렬하게 하던 사랑도 끝은 따로따로 였다.
그러나 사랑했던 그 순간만은 진실한 것이어서 그때의 그 감성과 그 홍홀함이 이 노래 한 곡에 오롯이 남겨져있다.
(늦은 저녁이에요
그녀는 무슨 옷을 입을까 망설이고 있죠
화장을 하고 금발의 긴 머리를 빗어 내리죠
그리고 나서 나에게 물어보네요
나 괜찮아보여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죠
당신 오늘 밤 정말 아름다워
우리는 파티에 갑니다
모두들 내 옆에서 걷고 있는 이 아름다운 여인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죠
그러자 그녀는 내게 물어보네요
기분 괜찮아요?
나는 대답했죠
오늘 밤 정말 멋진 기분이야
나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대 눈 속에서 사랑의 빛을 보았기 때문이죠.)
이 노래 귓가에 들릴 때마다 희미하게 웃음지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 , 함께 하지 않아도 오래전의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이 자리 어디엔가 스며든다면
그걸로 충분했노라고 그렇게 패티 보이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내 곁에서 함께 느껴주어서 감사했다고.
눈 오던 날의 동네 풍경 그리고 하루 종일 에릭 클랩튼의 원더풀 투나잇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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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보리 작성시간 10.03.11 페르소나님, 에릭 클랩튼 이야기가 뭉클하네요. 이야기 보따리가 무거우실 것 같은데 하나 하나 풀어주시죠. ㅎㅎ
마음이 들떠 있는 것보다는 눈이든 비든 무언가로 마음을 가라앉혀 놓는게 편하다는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강사분 저도 궁금한데요. 찰칵 사진 찍으면 보여주세요.
그리고... 페르소나님 저도 와락! -
작성자페르소나 벗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3.11 보리님 제 맘을 알아주시는군요. 저 이야기 보따리 무거워요. 마음 한가득 지금 잔뜩 쌓여있어어 체증끼가 있는데요. ㅎㅎ 그간 무서웠어요. 그냥 아니.. 서운했다고 하나 속상했다고하나. 혼자서요. 그냥 아무 것도 의미가 없다란 생각. 내가 왜 그랬던고 하고 나를 달달 볶아댔어요. ㅎㅎ 지금도 완전 회복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짧게 토해내니까 체증이 조금은 내려가는 것 같아요. 헤헤. 마음을 가라않혀 놓는게 편하다. 아 정말 그래요. 할아버지 강사분,아니 할아버지라 하기엔 실은 좀 젊지요. ㅎㅎ 사진 찍기 성공하면 보여드릴게요. 일단 어제 저 나름 많이 눈도장 찍으려 바둥댔으니 기억 하실거에요. 앗. 또 와락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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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페르소나 벗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3.11 좋아요. 어쩌면 많은 말보다 많은 글보다 와락 그렇게 체온을 나누는게 더 가슴 설레이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실은 그런거 매우 어색해하긴 하지만.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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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라노 작성시간 10.03.16 Layla든 Wonderful tonight이든 ....John Denver의 Annie's song이든,갑자기 무상함이 밀려오네요.
하지만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그 순간 최선을 다해야하는 걸까요? ㅎ
삶의 무게도 만만치않네요,내려놓기도 쉽지않구~! -
작성자페르소나 벗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3.17 맞아요. 무상함이 밀려와요.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들도 남보다 못한 남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덴버도 죽었고, 법정 스님도 가시고, 점점 더 아름다운 봄은 짧아지는 것만 같고. ㅎㅎ 그래도 물론 언제나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가끔씩 투정부리고 싶네요. 저도. 삶의 무게. 내려놓는 거.에효~! 머리로는 이해해도 실제로는 넘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