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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

어쩌면 정도전의 요동정벌은 성공 가능성이 제법 있었을지도?

작성자푸른숲|작성시간14.04.01|조회수5,845 목록 댓글 52

고려 멸망과 조선 건국은 요동정벌이 위화도 회군으로 무산되면서 생겨난 일이었습니다만, 정도전은 조선 건국 후, 요동정벌을 명분으로 사병을 혁파하고 군사력을 삼군부에 집중시킵니다. 그리고 사병 혁파가 어느 정도 진전되자 그가 안심한 것을 노린 정안군 이방원의 쿠데타(제1차 왕자의 난)로 인해 죽죠. 정도전의 요동정벌 계획이 사병 혁파를 위한 핑계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정말로 요동 정벌을 노린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지만, 최소한 제1차 왕자의 난 이전까지-죽기 전까지- 삼군부의 진법 훈련 등을 통해 전쟁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기록은 남아있습니다. 그럼 정도전은 실제 역사에서는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 직후에 요동정벌을 기획했다고 추정할 수 있죠.


그런데 정도전의 사망일자는 1398년 8월 26일입니다. 왜 이걸 얘기하냐 하면...


명나라 홍무제 주원장의 사망일자가 1398년 5월 10일, 그리고 건문제가 즉위하죠. 건문제는 지방의 왕들을 견제하는 삭번정책을 추진하는데, 이를 주도한 황자징과 제태가 등용된 게 1398년 6월그리고 주왕 주숙, 민왕 주편, 대왕 주계, 제왕 주부, 상왕 주백등이 신속하게 숙청됩니다. 이에 현재 북경 인근을 지배하던 연왕 주체가 반란을 일으키는데, 그게 1398년 8월 6일입니다. 연왕 주체는 휘하 병력을 모조리 쥐어짜서 겨우겨우 압도적인 진압군을 격퇴하다가, 최후의 한방러쉬를 감행해 남경을 함락시키고 황제가 됩니다. 그리고 이 반란(정난의 변)은 1402년까지 계속됩니다.


정도전이 1398년 8월 26일 직후에 요동정벌을 실행했다면, 그 시점에 명나라는 내전에 빠져 있었을 것이며, 그건 4년동안 계속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따지면 요동이 함락되었을 경우 명나라 측에서 지원 병력은 1차적으로 북경의 병력일 수밖에 없고, 이후의 지원군도 무조건 북경 인근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지역을 담당하는 연왕 주체는 진압군 물량에 밀려서 요동같은 데 보내줄 병력 같은거 없던 상황(...) 건문제의 남경 조정은 병력이야 있지만, 요동에 보낼 방법이 마땅찮구요(...) 게다가 북경이 요동을 1차적으로 지원할 정도라는 건, 요동이 북경을 위협하거나 지원하기도 쉽다는 뜻입니다. 곧, 정난의 변 시점에 조선이 요동을 점령하고 상당한 병력을 주둔하고 있다면, 정난의 변 전체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까지 충분합니다(...)


물론 군사적/외교적으로 어지간히 잘하지 않는다면 뒷일이 말도 못하게 골치였을 거라는 건 바뀌지 않겠습니다만, 나하추가 항복(1387년)하고 북원 조정이 전멸(1388년 3월)당한 바로 그 시점에 시행된 최영의 요동정벌(위화도 회군은 1388년 5월 22일)과는 상황이 극히 대조적이라는 건 주목할만 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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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love | 작성시간 14.04.02 그리고 주원장이 워낙에 인간백정을 짓을 해서 인재도 상당히 줄어들었다는점도 긍정적이고요..명나라 물량을 연왕이 막고 요동은 사실상 주인없는땅..요동만 손에 넣으면 외교적으로 명나라와연왕 사이에서 외교적협상도 가능하죠..그리고 이성계가 저 북방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는점도 긍정적이고요..
  • 답댓글 작성자★海東天子☆ | 작성시간 14.04.02 love 요동은 명나라 초기부터 아주 중점적으로 '관리'하던 땅이라 뭔 무주공산과는 거리가 멉니다. 역대로 중원을 장악한 이민족 왕조들이 제일 먼저 먹고 들어오는 지역이 요동이라는걸 명나라가 모를리 없었죠...^^; 또한 당시 북평(북경)은 명나라 북방의 중진 중에 중진입니다. 아무리 영락제 세력이 조정에 미치지 못했어도 조선 정도는 상대할 여력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 또한 당시 만주에 위치한 여진족의 동향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원대 동방왕가를 재편한 '우량카이 3위'를 위시한 여진세력들은 명나라와 조선 사이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애 줄타기 중이었는데, 이들이 만약 명나라의 편으로 돌아서면 한반도 북방이 털림...-_-;
  • 답댓글 작성자★海東天子☆ | 작성시간 14.04.02 love 그리고 지금 '요택(遼澤)' 얘기가 나오는데, 이거 후대에 상당히 개간되었어요. 나하추는 물론이고 명나라 세력이 요동으로 진출하는데 요택이 큰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ㅎㅎ;;
  • 작성자프리드리히대공 | 작성시간 14.04.03 그담엔 영락제한테 완전 개털리겠죠.
  • 답댓글 작성자2Pac | 작성시간 14.04.08 동감 점령은 해도 유지는 절대 못 했을 것이고 오히려 기회주의자로 몰려 고려 시대 영토로 돌아갔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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