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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현대사

T-80U와 관련된 음모론

작성자젤레돈|작성시간10.02.08|조회수2,314 목록 댓글 53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냥 웃자고 올리는 게시글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시진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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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T-80U>


때는 바야흐로 90년대. 구소련이 붕괴하고 새로 태어난 신생 러시아 공화국은 재정난에 빠져 허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구소련 당시에도 러시아는 우리나라로 부터 많은 돈을 빌려간(우리나라가 러시아에 돈 빌려줄 정도로 돈이 많았던게 20년전 일이군...;ㅁ;) 상황이었는대, 이런 저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뜻밖의 제의를 해온다.

"님들아, 저희가 돈이 없는데 빚은 갚아야겠고... 그래서 어쩔까 했는데 저희가 넘치고 넘치는게 무기 밖에 없어서리... 돈 대신 저희 무기좀 가져가시면 안될까요? ;ㅁ;"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이, 이게 왠 떡이냐!?'라는 반응이 대다수일 만큼 굉장히 솔깃한 제의였던게 사실이다. 이 거래가 상징하는 의미는 크게 세가지가 있었다.

1. 러시아의 최신 장비를 가져오면 향후 북한, 중국, 러시아 무기 체계에 대한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또한, 러시아제 장비가 대다수인 북한군에 대해서는 아예 북한군의 유사시 능력을 향구적으로 점쳐볼수 있는 기회.

2. 군사선진국인 러시아의 군사장비를 대량으로 가져올수 있는 만큼, 적은 비용으로 군사력의 상승 가능.

3. 어짜피 못 받을 돈, 이렇게라도 제몫 챙기고 보자(...).

해서, 우리나라도 여기 큰 불만이 없었고 그리해서 추진된 것이 불곰사업 이다.


사업은 꾀나 성공적이었고, 이때 당시 구입한 장비는 지금도 굉장히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군사 실무진들이 파견을 가서는 뭘 가져오면 좋을까 행복한 리스트를 뽑던 당시, 공군 장비는 성능은 좋지만 공군이란 특성상 운용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데 굉장히 생소한 기종이라 부담되고... 해군 물건들은 의외로 제앙이나 마찬가지인지라 일찌감치 포기... 대신 좋고 좋다던 러시아 육군 기갑부대 장비들을 대량으로 가져오게 된다. 당시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여러 장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핵심 요소였던 것은 바로...



당시 러시아의 '정말로 최신형 전차'이던 T-80U다. 불과 걸프전쟁때 까지만 해도 T-72도 무시못할 성능을 가진 고급 전차 취급을 받고 있었는대, 그보다도 신형인 T-80... 그것도 최신 버전인 T-80U 형을 러시아에서 주겠다고 한거다. 이게 어떤 의미인가 하면...

95년 기준으로 당시 현역 전차들 중에서 가장 위력적이리라 기대된 자동장전 장치를 장착한 125mm 포를 장착하고, 미군의 M1 전차에나 탑재된다던 가스터빈 엔진(헬리콥터 엔진하고 비슷한 엄청나게 출력 좋은, 만들기 엄청 어려운 엔진... 이라고 이해하면 간단)을 역시 최신형 버전으로 장착하고, 전세계에서 갖고 있는 나라가 손에 꼽는 반응장갑... 그것도 러시아제 최신형 버전을 기본으로 포함시키고, 러시아에 이것보다 신형인 전차가 없는 상황에서 부품까지 평생 부품걱정 안할만큼 주겠다고 하는 엄청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냥 기본형 T-80도 다른나라에 준적이 없는 러시아가 다른 어느나라도 아닌 한국에만 최신형 옵션을 재공한다는 것.

한국육군의 반응은 '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 수준의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리하여 아예 이 기회를 이용해 T-80U를 '왕창'사다가 아예 T-80부대를 창설해 버리게 된다. 그리고 운용 해본 결과는...


[우왕 굿!]

그야말로 대성공 이었다. 말로만 듣던 125mm포의 놀라운 관통력과 화력, 그리고 40톤 정도밖에 안되는 가벼운 무게와 가스터빈 엔진의 힘에서 나오는 기동성등등등... 당시 성능 테스트에는 우리나라 육군 장성들 이외에도 해외 인사들도 좀 참관했던 모양인데(놓치기 아쉬운 이벤트니깐), 걸프전때 무식하게 박살난 러시아 무기들로 인해 평가절해됬던 러시아 병기들에 대한 재평가를 하게된 계기였던듯 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K1의 105mm포가 T-80U에 비하면 확실히 열세인 까닭에 120mm포를 장착하는 K1A1를 설계, 또한 K2를 개발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한다.

다만, 딱 한가지 약간 걸리는게 있었다고 하면... 불곰 사업 초기에는 사람들이 전부 이걸 빚에서 제외해온줄 알았다. 그런대 사실은 어떻게 된거냐 하면... 러시아에서 당시에 실제로 내건 조건은 이러했다.

"님들, 저희가 드리는 이 물건은 만들어 둔거에서 골라 드리는게 아니라, 최신버전으로 아예 새로 생산해 드리는 거임. 그래서 공장 돌리고 직원들 월급 주고 뭐시기 하려다 보면 돈이 좀 드네여... 그런대 아시다시피 지금 저희 사정이 말이 아니라서... 현금으로 미리 주시면 나머지는 빚에서 제하는 식으로 해드릴께여."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한국에게 훨씬 남는 장사였다.


여기까지만 놓고보면 음모론이 아니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


...이게 좋은 물건인건 좋다. 좋은게 좋은거지... 근데...


안줘도 되는것 까지 주면 좀 이상하게 생각해볼만 한거다(...).



러시아는 다른나라에 주는 물건을 절대로 자국 버전의 100%로 주는일이 없었다. 왜냐하면, 최소한 자기네가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해주는 기능까지 넣어줬다가 만에 하나 적군의 손에 들어가거나 상대가 배신을 때리면 러시아는 된통 골탕을 먹는거다. 게다가 의외로 러시아란 나라가 다른나라에 주는것 까지 100% 완벽한 상태로 만들 만큼의 능력은 좀 딸렸다는 문제도 있었다.

해서, 해외 원조나 판매된 분량의 역대 러시아 전차는 대부분 NBC 방호장비(화학, 핵, 생물학전 방어능력)를 제거하거나, 중성자 방어 라이너, 방사능차폐제 들은 들어있지 않은 물건들을 주는 거였다.

여기서 좀더 이해를 쉽게 돕기위해 저게 다 뭐하는건지 설명을 하자면...

중성자 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핵폭탄과는 달리, 중성자를 이용해 인명을 살상하는 병기다. 중성자는 투과력이 매우 강하여서, 흙, 콘크리트, 강철 등을 그대로 투과하여 지나가는데, 이를 이용해 중성자 샤워로 탱크나 벙커 안에 있는 인원을 살상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작됬다. 이걸 터트리면 폭심지는 물론 파괴가 되지만, 그보다 훨씬 먼 지역까지 장비는 전부 멀쩡한 상태에서 사람은 다 죽게되는 효과를 본다.

그리고 핵전쟁이 나게되면, 사방은 당연히 방사능과 중성자가 득시글 되게 되기 때문에 전차의 경우 장갑제 사이에 방사능과 중성자가 내부로 침투하는걸 막는 여러가지 재료를 넣게 되는대, 이것도 당연히 다른나라에서 흉내내면 유사시 러시아의 국익에 배치가 되는 물건임인 까닭에 절대 남한테 준적이 없는대...



...인데 한국군에 인도된 T-80U엔 전부 들어있던 거다(!)
 
그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제 무전기까지 들어있었다. 군대에서 통신보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태고, 차량용 무전기 역시 다른나라에 주기 어려웠던지라 이것도 원래 스팩대로는 잘 안주는대  러시아군 현용 무전기(...)가 떡 하니 실려있어.

또 한가지 골때리는건, 원래 설계상의 차량 부품중에는 별 다른 이유 없이 단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그 비싼 티타늄을 통으로 깍아다가 끼워넣은 부분도 있는 정도였는데, 그런 부품들도 일체 애누리 없이 냉전기준으로 돈아끼지 않고 팍팍 써서 집어넣었다는 거다.

즉, 쉽게 이야기 하자면 차량의 상태는 너무나도 완벽했고, 사양은 러시아군용 사양이었다는 것.

반응장갑 건도 그랬다. 99~2000년도 즈음 체첸 전투 당시 파괴된 러시아제 T-72전차들의 사진이 군사 분야 관계자들과 밀리터리 메니아들에게 상당히 주의를 끈적이 있는대...

그 이유는 파괴된 반응장갑 통 안에 반응장갑제 재료가 없이 텅텅 비어있었다 라는 어느 일본 기자의 관측담 때문. 그후 보이는 사진마다 실제로 안에 아무것도 없거나, 혹은 통나무 쪼가리 같은거만 들어있는게 발견이 된거다.

<이건 최근에 죠르지아 전쟁때 파괴된 러시아 전차. 차체 앞의 바둑판 같은게 반응장갑.>


그러니깐, 쉽게 말해서 실제 전장에 나서는 자국산 전차에도 안달려 있는 귀한걸 한국군한테 줬다는거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음모론은...

...이런저런 추정에 의하면, 사실 한국군에 주어진 T-80U는 신규생산이 아니라 러시아군을 위한 전시 비축분 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즉, 러시아 내의 임의의 비밀 장소에 만약에 전쟁이 나게될 경우 러시아군이 사용할 예비용 전차를 보관하는 곳에서 실전장비 완벽히 100%로 탑재한 차량들을 빼내와서는 우리한테 줬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대 분명히 신규 생산해야된다고, 생산비로 차량 절반가격은 우리나라 한테 받아갔다. 그리고 신규생산이면 도저히 붙어있는게 불가능한 냉전 기준 러시아군의 100% 실전용 완편 장비, 심지어 핵전쟁과 화학전 대비 장비들이 붙어있다.


...이쯤 되면 뭔 미친 소리냐, 아무리 러시아가 생각이 없다지만 그럴리가 있냐. 너 그냥 망상하는 거다... 라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 이야기 인데, 사실 90년대 초중반의 러시아 실정을 알기 쉽게 이야기를 해야겠다.


당시 러시아는 재정상황이 엄청나게 악화되자 무기를 마구잡이로 팔아서 돈벌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공군 전력이 약한 아프리카 나라들에게 전투기를 팔기 시작한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이 제대로 된 공군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고 하자...

전투기, 전투기 조종사, 부품 일체, 정비팀, 무기, 지휘관등까지 붙여주기로 한다.


그러니깐, 쉽게 말해서 아예 부대를 통채로 판거다.

그런대... 상황은 그걸로 끝나지 않고 더욱 황당한 막장 상황이 벌어진다.

전쟁중인 두 나라에 양측 모두에게 러시아가 공군 부대를 판거다.

이 상황이 왜 벌어졌냐 하면... 당시 러시아의 무기 판매를 담당하던 기관은 크게 우크라이나 파벌과 러시아 파벌로 나뉘어져 있었는대, 이 양쪽이 서로 대립하다가 전쟁중인 각자의 계약자들에게 서로 전투기 부대를 판매한거다.

실제로 이들 기종이 하늘에서 접촉하기도 했으나, 실전은 없이 그냥 양측다 암묵적으로 물러났다고 할 정도니 원...

이제 당시 러시아가 얼마나 무개념의 상황이었는가를 알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음모론은 당시 러시아 상황으론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비라고 건내준돈은 도대체 누가 먹었을까?... 그리고 이거 윤리적으로 괜찮은 거래일까? 윤리관념으로만 보면 이런 거래는 도덕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윤리 따져서 뭐할건가? 이 상황에서 만큼은, 어찌됬든 현실적으로 이 거래는 우리나라한테 돈으로 살수 없는 이득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설령 이걸 알았다고 해도, 모른척 하고 속아주는 것 역시 좋은 대안이 될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마추어가 아니잖는가?




PS. 마지막으로 줄이며...

내가 여태까지 이야기한건 어디까지나 음모론임. 그러니 '넌 너무 많은것을 알고 있어'이러면서 찾아오는 사람 없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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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면서 한줄 생각: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낀 어느 분들"이 밖에서 이런 말씀을 하실 듯.

 

"설렁탕 배달 왔습니다. 잠깐 나와 보시죠?"

 

추신:한때 저게 레닌그라드 군관구에서 현역으로 뛰는 놈을 가져왔다는 소문도 있다던데 ㅡ.ㅡ;;;

 

그리고 저거 한국으로 오자마자 미국 기술진과 같이 분해를 해봤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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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신격카이사르 | 작성시간 10.02.10 병크짓도 많이하지만 바닥에서는 잘하는 듯
  • 작성자광신교주 | 작성시간 10.02.09 드디어 우리나라도 외계고문작이 탄생하는건가!!!
  • 답댓글 작성자[총통]kweassa | 작성시간 10.02.10 K9 자주포 정도만 되도 외계고문작 아님? ==a;; (음;; F-22 만큼은 아닌가?)
  • 작성자롤코타지존 | 작성시간 10.02.10 우왕, 재밌게 읽었습니다 ^^
  • 작성자ROK_CompanionOfficer | 작성시간 10.02.10 소련 전방유닛들은 훈련용 셋 (완편은 아니지만) 과 창고에 기름 잘쳐서 보관해놓은 전투용 셋을 가지고 있는데 (대형 기동훈련때나 끄내쓸까...), T-80U/BMP-3 는 상당히 신형이었으니 주로 전투용 셋으로 창고에 빠져있었을 공산이 크고, 이걸 고대로 수출해온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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