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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현대사

전쟁구성원의 성분문제에 대한 잡생각

작성자배달의 민족|작성시간22.04.10|조회수272 목록 댓글 3

이 까페에서는 이제 거의 언급이 되지 않지만,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아조프 대대 = 네오나치에 대해서 여전히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저야 이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이 없으니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리고 아조프 대대가 지금은 네오나치 성향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주변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경청할 뿐이고요.

https://www.nbcnews.com/think/opinion/ukraine-has-nazi-problem-vladimir-putin-s-denazification-claim-war-ncna1290946

지난달에 nbc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치문제는 진짜다라고 했는데 글쎄 과연?

 

근데 한가지 생각해볼건 설사 진짜 그들이 네오나치라 하더라도 지금같은 상황에서 그걸 우크라이나 한테 따지는 사람들이 과연 맞는 것인가?

 

당장 지금 러시아라는 네오나치 보다 더한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소위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에 자기편에서 가장 잘 싸우고 있는 집단에 대해 안전한 곳에서 감놔라 배놔라 한다? 솔직히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기가 찰 일이겠죠.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건 자기들이 직접 전쟁을 뛰지 않는 안전한 곳에 있기 때문에, 출신성분을 따질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인 거지, 실제로 자기 눈앞에서 포탄 떨어지고 사람 죽어나가고 있는 와중에 그것을 신경쓸 여유가 있을까요? 가장 잘 싸우고 있는 옆부대가 네오나치 혹은 네오나치로 의심된다고 아 너네랑 같이 안싸워 이럴 수는 없을테니까요(어떤 분들은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목숨 아까운줄 아는 소시민이라서).

 

자 근데 그렇다면 이런 구성원의 성향 문제를 가지고서 이야기하는 건 먼 우크라이나 뿐인가라고 했을때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한말 '의병'

 

 

뜬금없이 구한말 의병이 왜 나와라고 하시겠지만, 인터넷 보면 구한말 의병들 중에 '화적이나 산적'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과 싸운 그들의 활동을 순수(....)하게 나라를 찾기위한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간혹 나타나더라고요;;

 

 

대체 순수와 비순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서도 나라 망해가는 판국에 그것도 화력 인력 조직력 등등 모든 면에서 막강한 그리고 매우 잔혹한 자들과 싸워야 하는데 화적이나 산적은 배제하고 순수하게 고결한 독립운동의 뜻만 가진 사람만 모았어야 나라구한 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건 전형적인 탁상공론에 다름아니죠.

 

 

자기들이 그 시절의 절박함을 모르니까 의병이라고 이름하는 것중에는 산적이나 화적들도 있었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관공서를 습격하거나 한 행위는 독립운동이라 볼수 없다 같은 소리를 아주 자연스럽게 내뱉는 걸 겁니다. (근데 그럼 1차 여몽전쟁중에 동선령에서 가장 용맹하게 싸웠던 산적들은? 최우가 모아보낸 정규군은 동선령에서 야습받고 나가리 될 뻔하다가 산적들이 나서서 몽고군 물리쳤는데, 산적들이니까 그 사람들도 '순수'하게 나라를 지킨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건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냉철하게 판단' 같은 소리들을 아주 금과옥조로 떠받들면서 자기들이 합리적 사고방식을 가진 지식인양 행세하는데, 막상 그 사람들한테 미국독립전쟁 당시 민병대 구성원들 이야기하면 대체 무슨 소리 할런지. 뭐 그 사람들 생각에는 페트리어트 주인공과 동료들은 미국이라는 위대한 나라를 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친 고결한 투사고 구한말 의병들은 망해가는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도 못한 찌질한 존재 일테니까 그건 또 고결 한 행동이라고 떠받들 겁니다 ㅉ 

 

 

전쟁터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폭력적인 행위를 국가단위로 자행되는 곳이고, 그 안에서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 전쟁이 현재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 와중인데 그런 구성원들의 과거 성분이라는 문제가 중요시 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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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bamdori | 작성시간 22.04.10 재밌는게, 뒤집어 생각해보면 아조프 애들이 고립된 마리우폴에서 뒤져라 싸우는 것도, 공격적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즉 파쇼들이라 그런 거라고 볼 수도 있지요.

    뭐 반파쇼충으로 이전의 유로마이단이나 그때 아조프 놈들, 툭하면 붉은색 검은색의 UPA 기 들고나오는 우크라이나 우익 민족주의자 보면 꼴보기 싫긴 한데, "서방세계의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가 전후 서려면 한번쯤은 청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만큼 일단은 두고 봐야할 듯 싶어요. 우크라이나라고 죄 반데라나 파시즘/네오낙지즘에 동정여론이 주인 것도 아니니요.
  • 답댓글 작성자배달의 민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11 전쟁은 아직 안끝났지만 전후 그 문제는 반드시 청산되야 할듯요;; 체첸정부가 1차 체첸전 이후 잘싸운 군벌 테러집단들 통제 못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요…. ㅜㅜ
  • 작성자돈데기리 | 작성시간 22.04.17 이제 10년 가까이 내전이며 분쟁이며 연구하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전쟁행위를 분석할 때 제일 쓸모없는게 전투원의 성분인거 같습니다. 승리를 위해 정말 별 짓을 다하는게 전쟁인데, 그런 판엔 순수한 의도를 가진 그런 군대는 없습니다. 그저 이기는 편이 정의인 것이지.

    마약왕 쿤사도 민족주의자였습니다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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