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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늘상 반복된다.

작성자마법의활|작성시간08.03.20|조회수893 목록 댓글 9

 ......

 역사를 보면 아주 똑같은 패턴이 늘상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제국들의 흥망인데요. 사실 3세기의 로마 제국에 일어났던 현상이 고대 이집트 제국에도 똑같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로마가 페르시아하고 멱살잡고 싸우다가 둘 다 피봤죠. 마찬가지로 이집트 역시 히타이트 제국과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다가

둘다 피봤습니다.  그중, 좀더 취약한 체제를 가졌던 페르시아와 히타이트가 완전히 무너져내린 반면, 로마와 이집트는

나름대로 체제를 보전하면서 이후에 새로이 힘을 회복하였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두 제국의 투쟁 간에서 어부지리를 취한 나라도 있다는 것도 같습니다. 전자는 아랍이고, 후자는 바로...유명한

이스라엘 왕국입니다. 다만 후자 같은 경우는 3세기의 로마가 겪었던 어려움과 5세기의 서로마 제국이 겪었던

참상, 7세기에 우후죽순처럼 일어난 야만족 왕국의 케이스가 여러모로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는 재미난 점이 있죠.

 

   람세스 대왕이 대왕 소리를 듣는데 사실 이집트는 람세스 대왕의 시절에 하강세가 더 강해졌다고 봐야합니다.

히타이트에 맞서서 판정승한 공은 아주 높이 쳐줘야겠지만, 그 대책없는 팽창주의가 이집트를 서서히 병들게 만들었고,

그 팽창주의에 물자 대느라 팔레스타인 지역의 도시 국가들이 상당히 약해져버린 결과를 빚어냅니다.

 

 이집트가 팔레스타인을 대책없이 쥐어짜대느라 생긴 이 허를 활용한 자들이 나타났으니....

바로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원래라면 이집트가 종주국으로써 원군을 보내주었겠지만, 그들은 자기네들 돌아보기도 바빠서

그럴 새가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그들의 침투 과정은 서로마에 침투한 게르만족의 방식과 일견 아주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조악한 무기, 허술한 사회 체제, 혹독한 지역에서 단련된 야성으로, 보다 우수한 무기로 무장한 오래된 문명 국가의 군대를

격파하고 해당 지역에 정착한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독자적인 종교 체제가 없어서 결국은 로마 세계 안에 용해되버린 게르만족과는 달리, 그 자체의

일신교 정신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강력한 변수가 있지만, 일단 넘어가죠. 실은  이스라엘 역시도 기존 팔레스타인의 우수

 한 문화에 용해되어갔다는 점은 동일했습니다. 그토록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에 대해 경고한 선지자들이 구약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반증입니다. ) 

 

 하지만 팔레스타인 도시 국가들도 허깨비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집트에 대해 독립성이 높아서 착취를

거의 당한 바가 없는 국가들은 여전히 활력을 가진 채 이스라엘의 돌진을 저지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사기에

자주 등장하는 플리셋 5대 도시 국가들 및 티레와 시돈입니다. 

 

 (성경의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정복 기사들은 모두 고고학적 신빙성은 있으나, 그게 여호수아 일인에 의해서 혹은

그 세대나 그 아들 세대에 의해 다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주 오랜 세월 반세기 혹은 한 세기 혹은 여러 세기에 걸쳐 이뤄졌을  위업들이 여호수아 일인에게 집중되었다고 보는 학자가 많은데,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 

 

 팔레스타인 기성 국가들은 이 침략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두었으나, 결국 그들을 영원히 저지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이들 역시 문명화하면서 문명 군대의 전투 방식을 흉내내기 시작했고, 인구압에서 비롯되는 그 압력은 쇠퇴중인 기성 국가들에게는 극복 불가능한 재앙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는 게르만족 침공을 겪은 4세기 로마에서도 벌어졌던 현상이죠.

8세기의 동로마에서도 마찬가지.

 

 다만 팔레스타인에는 테오도시우스나 헤라클리우스, 유스티니아누스 2세 같이 대국적인 견지에서 큰틀을 보는

단일 체제의 지배자가 없었습니다.

 

 이러다보면, 나중에는 거꾸로 팔레스타인이 침략자, 이스라엘이 방어자로 바뀌게 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자기네들 안에서의

세력 균열이 여러 복잡한 상황을 만듭니다. 이스라엘의 반역자가 팔레스타인으로 도망하는 사례, (다윗이 대표적)

팔레스타인 도시 국가가 이스라엘에 붙어서 타 도시 국가를 무너뜨린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

다른 야만족들을 불러들이는가 하면,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출신 정예 용병대를 고용하는 것으로 응수한다,

 

  등등등... 

 

 돌이켜보면, 유스티니아누스 2세의 강제 사민 정책은 아시리아의 그 악질적인 것으로 악평받는 사민 정책과 아주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원래의 정착지에서 아주 멀리 떼 보내버려서 반항심을 눌러버리는 거죠.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동서 로마를 양분 통치해서 파국을 지연했던 수법이, 실은 아시리아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이뤄진 선례가 있었습니다.

 

 역시 해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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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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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확인불가 | 작성시간 08.03.20 반복되는걸 피하려고 머리쓰다 역사의 교훈을 잘못 사용하여 오히려 크게 당하는 경우도 있죠.
  • 작성자바르티겐 | 작성시간 08.03.20 저런거로 보자면 게르만 대이동이나 5호 16국 그리고 프랑크왕국과 북위를 엮는것도 가능하져..(뭐 그루쎄 좌가 먼저 했지만 -_-ㅋ)
  • 작성자ds2lie | 작성시간 08.03.20 구약의 이야기를 이렇게 볼 수 도 있군요;;
  • 작성자스키피요 | 작성시간 08.03.21 이해하기 쉽고 넘 좋습니다...^^
  • 작성자서양사좋아함 | 작성시간 08.03.21 람세스 대왕이 히타이트에 승리한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거의 무승부나 다름없었던...그래도 너무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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