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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아랍 국경에서 벌어졌던 희극적 상황들

작성자마법의활|작성시간13.04.03|조회수1,166 목록 댓글 15

1.   국경에서 군생활하는 아랍인 병사 A씨.

 근데 상관하고 심각한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하여.....그 상관 놈을 죽여버리고 국경 건너편 비잔틴으로 GOGOGO

 해서 그 다음부턴 기독교로 개종하고 비잔틴군에서 복무합니다. -_-

 

 

2.   역시 국경에서 복무하는 비잔틴 병사 B씨.  근데 이단을 믿는다고 지럴하고 또 검열 때 방패가 없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에이, 씨,  X같네.  탈영해서 아랍쪽으로 넘어갑니다.  

 

3.    비잔틴 장교 C.  근데 자기가 지지하는 장군이 황제 자리에 도전했다가 심봉사가 되었고 그 라인 장교들에 대한 대대적인

추적, 숙청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에잉, 가만 있으면 나도  눈코가 날아가겠네?

 

  야, 너희들 이러면 다 뭣된다고, 하면서 밑에 애들 데리고 대거 아랍쪽으로 탈영합니다.

물론 그 다음부턴 아랍쪽에서 복무합니다.

    이후로 생활이 아주 즐겁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이슬람교로 개종할걸.....

  급여도 빵빵하고 시장도 편의시설도 아랍쪽이 훨 더 나은데다  부업으로 비잔틴 쪽 마을을 털 수가 있습니다.

 

  돼기고기를 못 먹는 건 좀 맘에 걸리지만 먹을 건 그밖에도 많습니다.

 

4.    슬라브 혹은 불가리아인 군인 D.  로마놈들한테 붙들려서 몇천 킬로미터를 끌려와 생판 낯선 곳에서

군생활합니다. 같이 끌려온 고향 동료 E는 탈영한다고 잘 되란 법은 없으니 그래도 여기서 살자고 설득하지만,

D는 도저히 로마놈들을 위해  싸우다 죽을 순 없었습니다.

 

 D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집단 탈영해서, 아랍쪽 부대에 들어가서 증오하는 로마놈들과 싸웁니다.

 

  하지만 E는 해당 지역 아가씨와 눈맞아 가정을 꾸린 처지. 함부로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고향 친구

D가 속한 부대와 싸우게 됩니다.  그는 D와 검을 맞대는 처지가 되지 않기를 새로 믿게 된 신에게 간절히 기도합니다.

 

5.    이란인 청년 F.     대강 조부 때까진 짜라투스트란지 뭔질 믿었던 것 같은데 어찌어찌 해서인지 뭔 무캄마든지

뭔지가 설파했다는 유일신교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에 가끔 뻐기고 다니는 아랍인 도회인들은 아무리 봐도

영 재수가 없습니다. 

 

   동네 형은 관리로 출세했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지 아들보다 어린 아랍 귀족한테 말실수 했다고  싸대기 맞곤 아무 소리도 못합니다.  아 이거 뭔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여하튼 어찌어찌 군대 입대해서 군생활하는데, 어? 정훈 교육 시간에 뭔가 말 몇마디 잘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알라하고 저놈들 아는 알라가 뭔가 다릅니다.  근데 그거 가지고 몇놈이 시범 케이스로 모가지가 내걸리고

역시 페르시아 새끼들은 찐따라는 비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어이씨.....X 같네..... 근데 어쩐지 부대원들이 다 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는 부대 전체가 전투 중에 갑자기

아랍인 장교의 명령을 어기고  전장을 이탈해서 비잔틴 쪽으로 넘어갔을 때 따라갑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근무하던 국경 바로 건너편에서  "이단 중 최고 이단"인 비잔틴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알라하고 예수가 어떻게 다른지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여기 부대에선 잘만 싸우고 기독교로 개종하면

이란인이든 아니든  출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론 여기다 직장 잡고, 정 고향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국경 몰래

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보초들 중에는 나의 고향 친구들이 있습니다. 뭣하면 어머니도 모셔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럭셔리 아랍 귀족 G.  다마스쿠스에 가면 촌뜨기라 비웃음받지만 집안에 재산도 어느 정도 있고

대대로 알라를 열심히 믿었으며  칼도 잘 쓰고  노래도 잘 부르고 말도 잘 타고 못하는 게 없습니다.

 간혹  그 이단 중의 최고 악질 로마놈들을 탈탈 터는 아르바이트는 정말이지 재미있는 최고의 부업입니다.

 

  그러던 길에 요즘은 최고의 전리품을 얻었습니다. 눈알이 뿅가게 아름다운 어떤 아가씨를 채온 것입니다.

 머 몸이야 억지로 취할 수도 있겠지만 앵간하면 그러고 싶지가 않습니다. 난생 처음 진정한 사랑에 빠진 것 같습니다.

 

  온갖 구애를 하는데, 음......인생 최대의 문제를 맞이했습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이교도하곤 안 된답니다.

 이봐, 우리 위대한 이슬람 제국에선 종교의 자유가 있어! 난 계속 무슬림 사랑하는 그대는 계속 기독교도 좋잖아?

 

 근데 여전히 안된댑니다.  아, 이거 재미없군. 그럼 결국 내가 개종해야 된단 소리잖아?  게다가 그 처녀는 날마다

부모형제자매 보고 싶다고 울고...사나이의 가슴을 후벼팝니다.

 ..........   그래. 알았어. 

 

  G는 그간 챙긴 재물을 모조리 처분한 다음 또 다시 국경을 넘습니다. 뭐 국경이야 그런건 사실상 없으니

맨날 넘는 건데 이번엔 좀 목적이 다릅니다. 예비 장인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실직고하고 내가 앞으로 기독교로 개종하고

아들이 없는 당신 집에서 당신 아들 노릇할테니 당신 딸과의 결혼을 허락해달라!

 

 뭐 한드 같으면 이거 가지고 한참 난리 부르스 치겠지만 여하튼..... 어떤 과정을 거쳤는진 모르겠으나 이 사건이

벌어진 지 약 20년 후.  G와 그 처녀의 아들인, 아버지와 이름이 똑같은 G 2세는 그 지역 일대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능한 비잔티움 기병 장교가 되어 있었습니다.

 

 

 7.  다마스쿠스에서 나고자란  H는 독실한 이슬람 교도고 최고의 명문 대학이 밀집해 있다는 이집트에서 모든 학부를

   마친 학자기도 합니다.  

 

     그대로 대학에 취직할 수도 있었지만 호기심에 군대를 지원했는데.....아.... 그만 운나쁘게 매복에 걸려

  부대원들과 함께 포로로 붙잡혔습니다.

 

      아 이젠 죽는 것인가.  로마놈들은 그리스인들과는 달리 야만족들이라던데.....

 

    어 이게 웬일?  그와 그의 포로들은 생각보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습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압송된다던데 생각보다 잠자리와 식사가 괜찮고, 특히 자신의 학문이 뛰어남을 확인한

한 로마인 장교와의 대담은 즐거웠습니다. 

 

    훔, 역시 그리스어를 배우길 잘 했군....    콘스탄티노폴리스에 들어가니 흰 튜닉 옷이 주어집니다.

 허리띠를 차면 안된다는 규칙은 영 좀 맘에 안 들지만 뭐 그리스인 코스프레 하는 셈 칩니다.

 

  아! 이 야만족들은 자신 같은 포로들을 위해 모스크도 하나 세워놓았습니다. 고향에 있는 장엄한 모스크보단

영 좀 어설프지만 흉내 하난 잘 내서 지은 것 같습니다.

  

  어....운이 좋았는지 그는 로마인 황제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황제는 진정한 종교인 기독교를 믿으라 합니다.

 H는 일단 대답을 회피합니다. 이후로 간혹 교리 공부를 하는데....해보니까 자기가 다 아는 내용입니다.

   이 친구들은 위대한 문명 제국 이슬람 제국에는 칼케돈파가 없는 줄 아는 모양. 역시 로마인들은 무식한 것 같지만

그래도 듣던 것보단 세련된 것 같습니다.

 

   얼마 후 포로 교환 협정 후에 H는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H는 그간 정이든 로마인들과 눈물로 작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가지고 온 최고의 보물은,  한 비잔티움 장군의 막사를 털었을 때 나온 급여 대장과 사단 편제 명부입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이것만큼은 보존하느라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릅니다.

 

   칼리프를 보좌하는 아미르한테 보여주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황제한테 밥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무에진이 외쳐질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어쨌든  생각보다 로마인들은 세련된 것 같습니다. 이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한다면 참 좋을 텐데....

 

  

  < 7~10세기의 비잔티움-아랍 국경은 그리스인, 게르만인, 아랍인, 투르크인, 하자르인 기타 등등이

  마구 섞여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영과 도주 그리고  역편입도 흔했던 거 같은데, 대강 가능했을 가능성을 상상해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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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마법의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4.03 디그니티스 아크리티스
  • 작성자Royal Eyelander | 작성시간 13.04.03 마활님 필력도 대단하심 ㅋ
  • 작성자자우림 | 작성시간 13.04.04 뭐...예전이나 지금이나..ㅎㅎ
  • 작성자creios | 작성시간 13.04.04 역시 사람사는 건 언제나 비슷 비슷하네요.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
  • 작성자☆싸이코 투투★ | 작성시간 13.04.04 맛갈나게 잘 쓰신 것 같네요.. 드라마를 한편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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