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로리카 세그먼타타.
즉 판갑 갑옷에, 투구는 역시 간지나는 뒤 챙 넓은 꼴.
검은 짧은 숏소드. 방패는 사각 방패.
그리고 유명한 필룸 두 자루.
이게 우리가 아는 흔한 로마 병정의 모습인데.....
이런 무장을 갖춘 로마군이 존재한 시기는 대단히 짧을 뿐더러
실제로 있었는 지 자체가 의문시 되고 있습니다.
물론 저 무장들은 오현제 중 두세 번째에 위치하는 트라야누스 - 하드리아누스
때부터 등장하긴 하는데.
보조병은 그렇다쳐도 군단병 전체가 저 군장들을 완전히 갖춘 시기는, 없었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게 왜 그런고 하니, 현대 한국군만 해도 그렇지만,
로마군은 새로운 무장을 도입해도 이게 한 꺼번에 바뀌는 게 아니라
이전에 쓰던 건 다 닳아 없어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이상 몇 십 년은 고사하고
아주 그냥 일이백 년은 계속계속 쓰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뭐 현대 한국군은 50년된 수통 쓰는 게 문제긴 합니다만 로마군이야 전근대적 군대니
갑옷을 백 년 된 거 쓰는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는 거죠. 투구도 그렇고요.
때문에 대강은 이런 꼴로 진행됩니다.
트라야누스 때까지 여전히,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시대에 쓰던 체인메일을
군단병 다수는 계속 입었고, 또 트랴아누스 때의 필룸은 사실 중간에 무거운
추가 달린 똑같은 꼴의 두 자루가 도입됩니다만 여전히 또 군단병 다수는
대강 백 년 혹은 이백 년 전 카이사르-폼페이우스 시대의 짧고 긴 필룸을 쓰고 있었습니다.
투구도 역시 카이사르-폼페이우스 시대의 것을 계속 쓰거나 아니면 갈리아식 투구를 여전히 쓰는 자도 있고요.
그러니까 각 개인마다 군장 구조가 제각기가 됩니다.
예컨대 하드리아누스 시대의 로마군은
투구 카이사르 시대의 것(구형)인데 필룸은 트라야누스 (그 당시엔 신형) 시대의 것
혹은 흉갑은 카이사르 시대의 것을 쓰는 자가 있는 가하면,
같은 중대의 또 다른 병사는 다른 건 다 그 당시의 신형인데 필룸만 구형이라든가....
게다가 또 대장장이나 국영 대장간도 제각기 취향이랄까 그런 게 있어서,
신형이 보급되는 시절에도 새로운 구형이 조금씩 나오기도 합니다.
뭐 다들 잘 아시지만 현대 한국군만 해도 얼마 전까진 구형 복장과 신형 복장이
꽤 다채롭게 섞인 복장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죠.
한국 국방부야 이제부터 신형만 입어라! 해서 더 이상 그렇지 않으나,
로마군 수뇌부는 이런 거엔 별로 관심이 없는 집단이었습니다.
ps. 다른 건 다 좋은 데 그놈의 사각방패하고 짧은 검을 로마성의 전부인양 착각하는 분들은
도데체 두뇌 회로가 어떻게 생겨먹은 분들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럼 조선군이 화승총 쓰고 왜검 쓰면 다 왜놈화된 거? 아이 참.....
누구나 모를 수는 있으나 뭐랄까 기초적인 논리적, 역사적 사고가 안 되는 대한민국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간혹 씁쓸하더군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코크레인 작성시간 14.09.06 갑옷이나 투구는 수선해가면서 쓴다고 해도 필룸은 소모율이 클텐데 그렇게 주구장창 쓸수 있었을까 싶네요; 새로운 '옛' 방식의 필룸이 또 보급되는 경우가 많았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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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법의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9.06 주로 중앙에서 먼 지역 대장간에서 그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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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avoc(夏服ㅋ) 작성시간 14.09.06 시러시러 필루미랑 세그만탛탛만 빠를레옇. 잏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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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센프린 작성시간 14.09.15 미디어의 세뇌가 무섭네요 자세이 공부하지 않으면 티비만 생각하거든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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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블템포컴빌리 작성시간 14.09.28 한국 국방부야 이제부터 신형만 입어라! 해서 더 이상 그렇지 않으나,
로마군 수뇌부는 이런 거엔 별로 관심이 없는 집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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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거 관심없는 게 개념인데 촌철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