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책 게시판

아자 가트의 민족: 근대 이전에도 민족은 있었다

작성자워라|작성시간22.01.12|조회수281 목록 댓글 12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xvz12&artseqno=13136602

 

 

민족. 그리고 민족주의.

 

불과 1997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그 누구도 이 두 가지 개념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1997년 IMF 사태로 인해 

그러한 믿음이 부서졌다.

 

국민들이 무슨 깨달음을 얻어서가 아니라,

정부와 언론과 학계 등 여론 주도층이 나서서

국민들을 상대로 

민족이나 민족주의는 원래 없었던 것이니

그런 것들에 대한 믿음은 다 버려야 하며,

그런 것들에 집착을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낡고 나쁜 것...

이라는 식으로 전방적으로 세뇌교육을 시켰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악의적인 선전이 잘 먹히지 않았으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점차 그런 선전과 선동이 어느새 국민들 사이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 틈엔가 민족이나 민족주의를 이야기하면 

촌스러운 것, 나쁜 것이라고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는 

수준으로까지 번졌다. 

 

1997년 이전까지

학교 교과서나 헌법에서

단일민족의 개념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 쌀을 아끼기 위해 혼분식 장려 운동을 하면서

마치 쌀을 먹으면 온갖 병에 걸려 죽는다고 

국민들한테 공포심을 조장하여 가급적 쌀을 못먹게 막다가

박정희 정부가 끝나고 세월이 흘러 쌀이 남아도니까

이제는 마치 쌀이 최고의 건강식품인 것처럼 선전해서

국민들한테 쌀을 어서 먹어치우라고 선전하던

한국 언론들의 우스운 작태가 여기서 떠올려지는 것은 왜일까.)

 

이러한 민족 부정 담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근대 즉 19세기 이전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민족이나 민족주의는 없었다, 이다.

그러니까 민족이나 민족주의는 급조된 것이고, 원래 없었던 것이니

여기에 집착하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나쁘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담론이 과연 역사적 사실과 맞을까?

이 책의 저자인 아자 가트와 알렉산더 야콥슨은 수많은 자료들을 통해서

그러한 담론이야말로 잘못된 것이며

근대 이전에도 엄연히 민족과 민족주의의 개념은 있었다고 반박한다.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로부터 독립을 하려던 14세기에

이미 스코틀랜드 민족이라는 개념은 있었고,

17세기 체코의 독립 선언에서도 체코 민족의 개념은 존재했다.

또한 그보다 훨씬 이전에 이미 프랑스에서도 프랑스 민족의 개념이 등장했다.

신성로마제국 역시 사실상 독일인들의 민족 국가에 가까웠고.

 

그리고 저자들은 이 책의 앞부분에서 짧게나마 동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12세기 여진족의 침입을 받은 중국 송나라에서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민병대를 조직해 여진족에 맞서 싸운 일은

중국에서 이미 근대 이전에 민족주의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들은 한국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중국 몽골 일본 같은 외세의 침략을 받고서도

한국이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유도

한국인이 견고한 민족주의로 강하게 단결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서프라이징너글맨 | 작성시간 22.01.12 서프라이징너글맨 어가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거는 역사학이 팩트만 가지고 승부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오는 거라 이해해 주셨음 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건 만민이 국민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전국민 동원이 가능한 근대적 민족주의와 그래도 같은 계열에서 오는 동질감이라는 정체성 공유를 구별 못하시는 분들이 꽤 되다 보니 이런 갈등이 많이 생긴다고 봐요.
  • 답댓글 작성자헤 센 | 작성시간 22.01.12 국민국가는 아니지만, 국왕과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민족성 자체는 존재했다 보지 않던가요. 카페 왕조의 프로파간다나 백년전쟁에서 나타난 현상이 그런 예시더군요. 물론 근대적인 민족마냥 민족적 DNA를 찾아나서진 않았겠지만, 우리가 누구의 백성인지 그리고 그러한 공통된 의식이 존재했고 이것을 중세의 민족성으로 볼 수 있죠. 물론 근대에 나온 민족성과는 크게 다르다고 봅니다..

    다만 17세기 보헤미아 독립이 민족성에 기인했냐

    근대적 민족성이 전근대에도 존재했냐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책이 어떻게 말할지 궁금한 부분은 있슴다.
  • 답댓글 작성자서프라이징너글맨 | 작성시간 22.01.12 헤 센 그걸 19세기의 민족주의와 같은 부류로 봐야 하느냐 마느냐 문제라 봅니다. 프랑스 혁명 이후로 여러 국가들이 국민국가화되다보니 생긴 유산을 민족주의라고 하면 아닌거겠고, 다른 의미라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네셔널리즘으로 불러야겠어요 이것도 민족 저것도 민족이니까 헷갈려요ㅋㅋ
  • 답댓글 작성자헤 센 | 작성시간 22.01.12 서프라이징너글맨 그쵸. 그래서 저 책에서 무엇을 말할지는 얼핏 보면 좀 궁금하더라고요. 갠적으론 어그로 끌어서 보게 한 뒤에 잘 나눠서 설명하지 않을까도 싶고 ㅎ
  • 답댓글 작성자헤 센 | 작성시간 22.01.12 헤 센 음 근데 아쉬운거라면 엮어내는 게 근대적 민족의 개념과 엮어내는거 같아 흠. 일단 봐야지 알겠네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