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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사]동부전선의 킹탈맨들, 그들의 자잘한 이야기 몇 가지

작성자bamdori|작성시간23.04.04|조회수161 목록 댓글 9

동부전선의 킹탈군을 다룬 자료 몇 가지를 읽다가, 꽤나 재밌는 내용들이 눈에 보여 공유겸 기록겸 끄적여볼까 합니다. 

 

1. 판타지와 현실

 

휴우먼이라면 익숙함이 아닌, 낯섦과 새로움에서 판타지를 창출해내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옆동네든, 다른 문화권이든, 다른 인종이든 말이죠. 1941년 러시아(우크라이나)로 들어간 킹탈리아 병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러시아 여성에 대한 판타지였죠. 킹탈리아 병사들이 소설 등을 통해 접하고 상상한 러시아 여인의 이미지는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며 흩날리는 금발에, 새하얀 전통의상을 입고, 손에는 발랄라이카를 든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러시아에 진주한 파스타들의 눈에 들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여성의 모습은 헝클어진 머리에 앙상한 몰골, 꾀죄죄한 옷차림에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애를 달고 있는 성병걸린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파스타들은 현실에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와는 별개로 카톨릭+파시즘 꼰대사회와는 달랐던 소비에트의 '자유연애' 사회를 받아들여 "맘마미아 자유 야스다!"를 외치며 신나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습니다. 물론 이탈리아 본토의 자기 여자 가족 구성원이 같은 짓을 한다면 차라리 죽기를 바란다고 하면서요. 

 

 

2. 충격과 혐오, 친구와 적

 

동부전선의 이탈리아 군인들이 남긴 기록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낙지 독일군의 행태일 것입니다. 우리의 파스타맨들은 동부전선에서 자행된, 인류 역사에 전례없을 정도로 잔혹한 낙지군의 전쟁수행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특히 포로와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된 학살에 깊은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이탈리아의 ㅈ박은 공업화란 특성상 대부분이 농촌 출신이었던 킹탈군 병사들은, 자신들처럼 농촌에서 가난하지만 억세게 살아가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농민들에게 연민과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이탈리아인들이 흔히 묘사되듯 "Italiani brava gente(좋은 이탈리아인들)"인 것만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참전병 다수는 그들의 "적국민"에게 좋은 감정을 품었고, 상호간 나쁘지 않은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덕에 소천왕성 작전으로 개박살나 후퇴길에 오른 파스타맨 중 적지 않은 수가 소련인들로부터 구호를 받기도 했지요. 이외 비록 가난하고 인프라는 개판이었지만, 과학인간을 만들기 위한 소련의 교육 덕에 과학과 언어를 중심으로 기초학식을 갖춘 사람들이 꽤나 있던 점도 이탈리아인들에게 놀라움의 대상이었답니다.

 

여담 1: 동부전선에서 가까스로 이탈리아로 살아돌아온 레벨리란 산악군 소위는 동부전선서 낙지라면 학을 뗀 나머지, 1943년 가을 이탈리아가 항복하자 "저 ㅆ새끼들은 절대 안된다."라며 빨치산에 들어가 대낙지 항쟁을 벌였다고. 

 

여담 2: "트리덴티나" 산악사단 소속 포병대원 아리스티데 로씨는 후퇴중 대열에서 낙오되어 한 마을에 숨어들어갔습니다. 주변에 소련군과 빨치산이 득시글댔기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죠. 한 집에 들어갔더니 노인 하나와 두 여인이 난로를 쬐고 앉아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인이 다가가자 노인은 난로를 걷어차 쓰러트렸고, 이탈리아인은 즉시 소총을 겨누었습니다. 겁에 질린 노인과 비명을 지르는 여인들, 그리고 춥고 굶주린 이탈리아 병사 사이 긴장감이 맴돌았으나, 로씨는 곧 총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죠. "Ia italianski, niet germanski(나는 독일인이 아닌 이탈리아인이다.) 그러자 상황이 잘 풀렸다고 합니다.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잠자리를 제공받았고, 무사히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대열로 합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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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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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bamdori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4.05 엌ㅋㅋㅋㅋ 그 두들겨 패고는 가족으로 받아들였나 봅네다. "소련인"인걸 보면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bamdori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4.05 델카이저 아니 그런 이야기가ㅋㅋㅋ

    그게 로씨아적 정서 아닌가 싶어요. 땅에서 나는 거친 야만성과 야성, 그러나 순박하며 포용적인.
  • 답댓글 작성자▦무장공비 | 작성시간 23.04.05 bamdori 아 그 친구는 이발사 출신에 껄떡쇠였거든요

    예쁜 로씨야 여자들에게 미용을 해주며 파스타답게 숨쉬듯이 껄떡거렸으니 숨쉬듯이 쳐맞았겠지요

    여튼 소련인이었습니다.

    고향으로 빤스런 하지만 ㅋ
  • 답댓글 작성자델카이저 | 작성시간 23.04.05 ▦무장공비 참으로 스테레오 타입의 이딸리아 남자 답군요.. 낄낄낄...
  • 답댓글 작성자배달의 민족 | 작성시간 23.04.05 델카이저 뭐 90년대까지는 우리나라도 비슷한(?) 모습들이 있었으니까요. 신랑 발바닥 때리기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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