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가게를 터는 "시위대"들- 2023, 파리, 프랑스
시위를 틈탄 사치재 약탈은 이번 파리 시위/폭동 이외에도, 몇년 전 미국의 BLM 운동이나 코시국 당시 해외의 봉쇄령과 백신 접종 거부 운동 등에서, 그리고 그 이전부터 서구권에서 흔히 나타난 현상입니다. 루이뷔통과 총격당한 알제리계 소년이 과연 어떤 관계가 있으며, 구찌와 코로나 백신 접종 거부감은 어떤 관계고, 나이키와 플로이드의 죽음은 어떻게 연관되었길래 허구헌 날 털리는 걸까요. 얼핏 보면 아무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요. 루이뷔통 사장이 알제리계 소년을 쏴 죽인 것도 아닌데요.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서구 흰둥이 사회를 열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높은 기본교육수준과 저동네에 비하면 압도적인 사회적 규율을 자랑하는 한국인으로써는 그냥 이해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등 국가를 막론하고, 서구 흰둥이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아보라면 그것은 "계층"일 것입니다. 표면적으론 계급제가 존재하지 않는 현대사회다만, 서구사회는 철저하게 이 계층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지요.
쉽게 말하자면, 한 계층이 살아가는 개천은, 그 레벨에 어울리는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부족함 없이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계층에 알맞은 사회 환경과 복지제도가 잘 가꾸어져 있거든요. 그러나 개천 위에는 존나 두꺼운 투명 돔이 씌여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기도 전에 이무기 단계에서 대가리 터지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서로 분리된 개천에서, 상당수의 올챙이 친구들은 좀 ㅈ같이 말하자면 "분수에 맞게" 알아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위아래 개천과 부대끼지 않으니 투닥댈 일도 없죠. 개천에서 용나기 위해 인생을 갈아넣고, 다른 용 죽여 자리를 뺏으려고 드래곤 헌터를 불러오는 한국 사회랑은 정반대인 셈입니다.
문제는 개천도 없이, 그냥 흙탕물에서 살아가는 종들도 있습니다. 지중해 건너온 '니거들과 샌드니거'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은 단순 흙수저 그 이하의 취급을 받습니다. 로컬 흰둥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생충"이죠. 우리나라를 뺏어먹는. 그렇기에 이 니거들과 샌드니거들은 사회적 차별에 제도적, 구조적 차별을 덤으로 얹고 매일을 살아갑니다. 똑같은 죄를 지어도 흰둥이라면 신분증 제출로 끝날 검문을 얘들은 말 한마디 잘못 하면 9mm 파라벨럼탄이 뚝배기에 박힐 긴박한 환경 아래서 벽에 두 손을 올리고 인권침해에 가까운 조사를 받습니다. 길거리 한가운데서요. 아울러 이들이 교육을 제공받는다 한들,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얼마나 좋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받을까요.
다시 주제로 돌아가봅시다.
오늘도 프랑스 본토 흰둥이에게 멸시를 받으며 하루를 보낸 흙탕물 속의 니거와 샌드니거 올챙이들. 이들에겐 자신들이 '프랑스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란 인식 자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교육도 뭐든지간 삶의 방향성이나 정체성을 제시해주는데 실패했습니다. 남는 건 분노와 일종의 동경 뿐입니다. 근데 이들이 '프랑스인'을 동경한다고 그랑제꼴 학위와 엘리트 관료직, 라데팡스의 마천루의 사무직 등을 얻을 수는 없죠. 근데 루이뷔통 가방과 샤넬 자켓은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알제리계 소년이 검문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국가의 법집행기관 요원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습니다. 존나 빡칩니다. 거리로 나갑니다. 방화와 집단행동을 통해 분노를 표출합니다. 불타는 르노 자동차 너머로 휘황찬란하게 빛나던, 루이뷔통 매장이 숨죽인 채 고요히 있습니다. 안에는 니거나 샌드니거로써 평생 일해도 못 살 수천유로짜리, 수만유로짜리 사치품이 널려 있습니다. 도시는 혼란 그 자체고, 나란 존재는 군중 안에 숨어들었습니다. 그렇게 벽돌을 매장 유리창에 집어 던집니다..
물론 모두가 사회적 이유로 약탈 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드(?) 뛴다고 모두 멸시받는 니거와 샌드니거 등의 사회 하류층은 아닙니다. 물욕에 쩔은 미친놈이 한탕 해보려고 날뛰는 경우도 많습니다.
폭도들과 폭동을 변호하고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처벌받아야지요. 다만 서구 흰둥이 세계서 나타나는 폭동과 이어지는 약탈행위 현상은 그저 단순한 사치품 레이드가 아니라 제도와 구조에서 오는 사회적 차별, 그리고 서구사회의 근간인 계층에서 비롯되기도 하다는 것을 설명드리기 위해 조악하게나마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담: 여자친구(파스타녀)에게 도심 폭동때 불타는 차들 주인들은 어떡하냐 물었더니, 빡친다고 나가서 따지면 길바닥에서 먼지나게 쳐맞을 확률 100%라 집에서 욕이나 하고 있다가 사태 진정 후 변호사 불러야 한다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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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구경하는사람24 작성시간 23.07.04 명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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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욱 작성시간 23.07.04 와!! 주유소에 매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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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프리드리히대공 작성시간 23.07.04 나욱 와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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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알파카 작성시간 23.07.04 제가 보기에는 유럽은 불완전한 부분이 많지만 어느정도 계급을 불만화/정치화는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은 보수적인 사회지만 유럽 영향으로 그나마 계급정치는 자리잡았고, 그마저 못한 미국의 진보는 계급이 없으니 인종 젠더 정치적올바름에 매달리는거죠. 한국은 미국에서 인종이 없으니 그냥 젠더만 남은 열화판인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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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松永久秀 작성시간 23.07.05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