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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옛날 어머니의 식탁(食卓) 매너(manner)

작성자박노들|작성시간12.08.11|조회수46 목록 댓글 2

 

 

 

 

 

옛날 어머니의 식탁(食卓) 매너(manner) 

  

 

   

 

 

  오늘은 수십 년 전에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의 생전 식탁(食卓) 매너(manner)에 관한 일화(逸話)들을 추억해 보렵니다.

 

  저희 어머니의 식사 습관 중 눈에 띄는 것은 우리 식구들이 생선 반찬을 먹을 때어머니께옵선 생선 대가리와 꼬리 부분만 골라 잡수시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식구들이 먹다 남긴 음식이나 잡수셨고요.

 

  어디 그뿐인 줄 아십니까.

 

  오랜 세월 시부모님을 모셨던 어머니께선 식사 시간에 항상 밥그릇을 밥상 위에 놓고 드시지 않고, 쟁반에 얹은 채 방바닥에 놓고 진지를 드셨습니다. 그 습관은 저희 할아버님 내외분이 다 돌아가신 후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셨지요. 아들 며느리 손주들과 함께 진지를 드시라고 두레반밥상(-)에 밥그릇과 국그릇을 놓아 드려도, 어느 사이에 저희 어머니께서는 식탁(밥상) 밑에 당신(當身)의 밥그릇을 옮겨 놓고 진지를 드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제가 언성을 높였더니, 어머니는 쑥스러워하시며 평생 버릇이 되어 그렇게 잡수시는 것이 더 편하다고 저희 부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의 어머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너무 짠하게 아픕니다. 우리 어머니는 16세에 저희 집에 시집 오셔서 19세에 저를 낳으시고, 20대 초반에 남편을 여의신 이른바 '청상(靑孀)이 되셨는데, 평생 수절(守節)하시며 외로이 지내시다가 춘추(春秋65세에 돌아가셨습니다.

 

  과거에 우리나라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너무 큰 빚을 지고 살았습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과거의 남성들이 여성에게 진 빚을 어느 정도는 갚고 싶어서,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저의 집사람(아내)한테라도 잘 해 주려고 온갖 폼(form)을 다 잡아 보지만, 제 아내가 그런 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아직껏 잘 모르겠습니다.

 

 

201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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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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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노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8.12 요즘 우리 집에선 저의 지병(持病) 때문에 의사 선생님의 권유에 의해 가급적 육식(肉食)을 삼가고 해물(海物)이나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붉은 고기’가 몸에 안 좋다고 해서 아직 나이 어린 아들놈과 딸내미들에게만 육류(肉類)를 가끔씩 먹이고, 저희 부부는 생선류나 야채류 위주의 식단(食單)을 짜서 이를 생활화(生活化)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생선구이를 먹다가 마지막 남은 한 마리의 몸통은 아내에게 넌지시 양보하고 저는 머리와 꼬리 부분을 발라내 먹던 도중에 불현듯 돌아가신 어머니의 식탁(食卓) 매너(manner)가 회상되어 그 순간 잠시 가슴이 울컥하는 느낌을 받아, 결국 위 글을 끼적거리게 되었습니다.
  • 작성자정진욱 | 작성시간 12.08.26 우리의 어머니들은 모두 비슷한 삶을 살아 오신 것 같습니다.
    고향에서 가세가 기울어 신남으로 이사를 온 후 어머니는 수제비국이건 국수 건 어쩌다 밥을 먹게 되어도
    어머니 몫의 밥은 밥상에 없었습니다.
    자식들이 다 먹고 남아야 식사를 하셨지요....
    그걸 알기에 늘 일부러 적게 먹고 남겨야 했지요.

    풍요속에 빈곤을 느끼는 지금의 세상에서 숙연할 따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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