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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내초등학교동문회

지하철 열차의 노약자석 풍경

작성자박노들|작성시간12.07.13|조회수119 목록 댓글 1

 

 

 

 

 

 

지하철 열차의 노약자석 풍경

 

 

  

 

일요일 낮에,

 

칠촌(七寸) 조카 결혼식에 가느라고

오랜만에 지하철 5호선 열차(列車)를 탔습니다. 

 

노약자를 위해 마련한 특별 좌석엔

이미 일곱 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

어린아이를 안고 계신 분,

 

특히 임신부를 위한

자리에 말입니다.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팔짱을 낀 채 코를 골며 주무시는

불콰한 얼굴빛의 50쩍벌남아저씨와

 

휴대전화로 그 누군가와 열심히 싸우시는

40대의 뽀글뽀글 파마머리 아줌마와

 

한국적 소란한 풍경이 그저 신기하기만 한

30대의 금발(金髮) 머리 서양(西洋) 여성과

 

이어폰(earphone)을 한 쪽씩 나누어 낀 채

케이팝(k-pop)을 듣는 스무 살 안팎의 남녀 한 쌍(),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저 북한(北韓)의 이른바 붉은 군대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한다는

 

우리 대한민국의 겁() 없는 중학생 남녀 

한 쌍이었습니다.  

 

노약자석 반대쪽에

어렵사리 앉게 된 저의 아내는

 

겨우 한 구역 더 가서

 

몸이 불편하신 70대 할머니가 열차에 올라타시자

그분께 곧바로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환승역(換乘驛)에 이르러

다른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로 갈아탔지만

 

그 열차의 노약자석에는

 

노약자가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이나

어린아이를 안고 계신 분,

 

특히 임신부는

단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그분들은 반대쪽 좌석 앞에

이냥저냥 서 있으셨습니다.

 

저희 부부(夫婦)가 탄 열차 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낯선 풍경이리라

헤아려 봅니다.

 

 

2012 6 3

     

 

 

 

 

 

 

불콰한 : (술기운을  띠거나 혈기가 좋아서 얼굴빛이) 보기 좋게 불그레한

쩍벌남 : 좌우 양쪽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남자란 뜻을 지닌 유행어(流行語).

케이팝 : 한국 대중가요를 K-Pop(Korean Pop : Korean Popular Music)이라 한다.

 

 

 

음악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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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노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7.13 한 달 전에 지하철 5호선 구간인 발산역(鉢山驛) 근처에서 저의 재종(再從) 아우 아무개가 형(兄)인 저보다도 먼저 며느리를 맞이하는 경사(慶事)가 있었습니다. 집안 경사에 참석하게 되어 기뻤지만 그곳에서 오랜만에 친척분들을 두루두루 반갑게 해후(邂逅)할 수 있어서, 그것이 더 행복했습니다. 평소에 건강상 이유로 (차멀미를 감당하지 못해) 타이어(tire) 바퀴가 달린 승용차를 탈 수 없는 저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어렵사리 지하철을 타고 가서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그리운 저의 겨레붙이들을 죄다 만날 수 있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단지(但只) 지하철 열차의 ‘노약자 특별석’ 앞에서만 빼놓고 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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