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전해지는 창조이야기1 : 창조신 삼/마(ㅅ ㅁ, 麻)
최근 역사연구모임에 참석하는데, 예전에는 듣지못한 ‘복본(複本)’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도 잠시 역사연구모임에 참석했었는데, 그때는 그런 단어를 들었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복본(複本)은 ‘잃어버린 (인간의) 본성(本性)의 회복’이라는 의미로 읽혀지는데, 복본(複本)의 단어와 함께 한 조(組)로 들리는 것이 ‘마고(麻姑)’입니다.
대략 ‘마고로(에) 복본하자’고 하는데, 일단 ‘마고’의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복본(複本)’이라는 단어를 철학계나 종교계가 아닌 역사학계 방면에서 듣는다는 것이 상당히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마고(麻姑)’는 ‘마고할미’로 알려져 우리의 전설과 설화에 많이 등장합니다. 세상을 만든 거대한 여신 마고가 움직이는 대로 곳곳에 산과 강, 바다, 섬, 성들이 만들어졌다는 전설과 설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또한 마고(麻姑)는 ‘마고할미(마고할망)’, ‘마고선녀’ 또는 ‘지모신(地母神)’이라 부르며 주로 무속(巫俗)신앙에서 받들어지며 전설에 나오는 신선 할머니입니다[1].
마고(麻姑)는 전설속에서 새의 발톱같이 긴 손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있어, 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됨을 이르는 말인 마고소양(麻姑搔癢)과 마고파양(麻姑爬痒
)이라는 단어를 낳았습니다.
여태껏 내게 있어 ‘마고(麻姑)’라는 단어는 전설상의 손톱이 긴 선녀로 가려운 곳이나 긁는 설화(說話)속의 존재였었는데, 복본(複本)이라는 단어와 한 조로 듣게 되니 이전과는 다른 방면의 시원(始原)에 대한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측면의 호기심으로 보게되니 마고할미가 세상을 만들었다는 전설들도 진지하게 대하게 됩니다.
호기심이 있게 되니 여기저기 이것저것들을 뒤적이며 ‘마고(麻姑)’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나는 ‘사람은 자기의 언어능력내에서 사고(思考)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사람의 말(언어)에서 그 사람의 사고를 유추할 수 있다고도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마고(麻姑)에 대해 명확한 개념을 가지려면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부터 찾아보아야 겠습니다. 마고는 ‘마고할미’ 라고도 불리니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마고할미’는 <麻+姑+할미>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말 습관에서
역전앞 <驛+前+앞>,
상가집 <喪+家+집>처럼
姑(고)의 의미가 한번 더 쓰여, <麻+姑+할미 = 麻+할미+할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니 ‘마고(麻姑)’는
①할미로 여신(女神)의 의미가 보여진다
②뭔지 모르지만 ‘마고(麻姑)’에서는 ‘마(麻)’단어가 핵심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일단 ‘마고’가 창조신으로 불렸으니, ‘麻’가 들어간 신의 이름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겠습니다. 마혜수라(麻鞋首羅)가 있습니다. 일명 대자재천(大自在天)으로 불리며 원래 인도 바라문교(婆羅門敎)의 신으로 만물창조의 최고신이라 합니다.
다시 ‘마(麻)’ 글자로 돌아와서 ‘마(麻)’ 단어가 핵심인데, ‘마(麻)’ 글자의 의미는 ‘삼베’짜는 식물 ‘삼’입니다. ‘의미가 (식물)삼 할미?’
문자적 의미로는 ‘삼할미’이므로, 삼베짜는 혹은 마약중독(麻藥中毒) 대마초(大麻草)에서 보이듯 의약이나 직물계통의 신이라면 ‘삼할미’라는 이름에 적합합니다.
‘삼할미’는 직물짜는 여신 혹은 의약처방하는 여신 같은 느낌이지 지구를 창조하는 창세신화의 주인공 같은- 산과 바다와 섬들을 창조한 거대한 여신-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창조신의 이름이 ‘마고(麻姑, 麻할미)’인데 이렇게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면 마(麻)에 대한 너무 한정적인 지식때문일 수 도 있을 것입니다. 다시 사전을 찾아봅니다.
麻에 <조칙(詔勅), 조서(詔書)> 란 의미가 있습니다[2]. 통치의 의미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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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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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文 |
小篆 |
삼/마 |
<설문해자>는 ‘人所治,在屋下’ 집 혹은 건물 (厂, 广 ) 에서 사람이 다스린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통치의 의미로 쓰인 단어를 찾으니 마립간(麻立干, 신라때 왕의 칭호) 대내마(大奈麻, 신라때 관직)가 보입니다.
일제가 우리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고대서적 및 역사서들을 강제 수거하여 불태우고 ‘조선사편수회’를 통해 조작된 역사와 달랑 2권의 역사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만을 사료로 전한 것이 회복되지 않아, 찾아볼 자료가 너무나 없습니다.
통치의미가 있는 단어는 ‘신라’의 관직들만 보입니다. ‘마고’는 신라인 박제상(신라 눌지왕 때)이 지었다고 하는 부도지(符都誌)에서 창조신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麻’와 관련한 관직기록과 박제상이 신라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신라가 이두(吏讀)[3]를 사용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爲去乃”를 요즘 읽으라고 하면 “위거나”로 읽어야 하지만 이두식은 하거나(爲去乃)로 읽습니다. 그러면 마(麻)의 훈독은 ‘삼/마’이므로 꼭 발음을 ‘마’라고 고정할 것만은 아닙니다.
訓(훈)과 音(음)을 모두 주의깊게 살펴야 겠습니다.
마고는 제주도에서 <설문데할망,설명대할망,설명지할망,설명두할망,선문대할망,선문데할망,선맹듸할망,세명두할망,세명주할망,세멩뒤할망,쒜멩듸할망,사만두고(沙曼頭姑),만고(曼姑),선마고(仙麻姑),설만두고(雪慢頭姑)[4]> 이러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麻의 훈독이 모두 들어간 음가 <ㅅ ㅁ>입니다.
麻의 훈독이 ‘삼/마’인 ‘ㅅ ㅁ’의 음가로 된 종교적인 단어를 찾으니, ‘샤먼’이 있습니다. 샤먼은 시베리아 퉁구스어인 ‘사만(saman)’에서 유래합니다. 샤먼은 고대의 제정일치(祭政一致)사회에서는 정치지도자이고 종교지도자였습니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사회에서는 병을 고치고 공동의 제사를 주관하며 죽은 자의 영혼을 저 세상으로 인도하는 종교지도자이고, 샤먼을 중심으로 구성된 종교형태를 샤머니즘이라고[5] 합니다. 우리에게는 무속(巫俗)의 '무당'에 샤먼의 기능 일부가 남아있습니다.
샤먼은 종교지도자이고 麻 ‘삼/마’는 창조신이므로 동일한 의미는 아니지만, 샤먼의 기능으로 보아 麻 삼/마의 훈독에서 ‘사만’이란 말이 발생되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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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도경 작성시간 15.04.05 2015년만 보면 한민족의 현실과 역사와 문화가 암담하고 암울하다는것을 ㅡ저도 압니다 ㅡ그러함에도 7500만에 불과한 ㅡ한민족을 그들(유대자본과 나토)은 왜 ㅡ그토록 괴롭힐까요????ㅡ 전범국도 아닌데 일본은 분할하지 않았죠??ㅡ이게 말이 됩니까 ??전범국 독일은 분할시켜 놓고 ㅡ일본은 그대로 놔둔체 한국을 분할시켜???ㅡ뭔가 이상하지 않나요???ㅡ 대중이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추리가 자연스럽지요 ㅡ그게 뭘까요????ㅡ 예 ㅡ저도 모릅니다 ㅡ모르는 걸 물으면 거짓 자백 밖에는 나올게 없지요 ㅡ 합리적이지 않으니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구요 ㅡ진실추구자님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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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팍스 작성시간 15.04.06 전범국가 일본에게 면죄부를 주는 대신 한반도를 두동강 내서 2차 대륙 침공의 교두보로 삼고, 일본은 병참기지로 삼았죠. 1차 대륙 침공은 CIA 10만군을 투입했던 국공내전...국공내전에서 승리를 목전에 두었던 양퀴와 국민당군을 막판에 개박살낸 게 강건이 이끄는 15만 조선혁명군이었다는 썰도 있더군요. 그래서 모택동이 '오성홍기의 별 하나는 조선의 피'라고 말했다던가....
6.25때 짱개가 단지 이념적 의리만으로 백만 대군을 지원했을 리는 없지요. 지원하지 않으면 지네 안방이 불바다가 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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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도경 작성시간 15.04.05 전범국도 아닌데 일본을 분할하지 않았죠 ㅡㅡㅡㅡㅡ이부분 취소 합니다 ㅡㅡㅡ뒷 구절과 마음이 앞서가서 ㅡ잘못 썼어요 ㅡ죄송해유ㅡ 용서해줘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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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도경 작성시간 15.04.05 300자가 넘으니 수정도 안되구먼유 ㅡ지송해유 ㅡ본 마음을 알아 주시길 요청합니다ㅡ 정론직필 회원 여러분을 저는 요 정말 존중합니다 ㅡ 보통 인연이 넘구요 ㅡ회원님들 ㅡ사랑합니다 ㅡ이게 저의 본 마음 입니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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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원짓기 작성시간 15.04.06 회귀자연님의 뜻깊고 흥미로운 상상들, 매번 감사히 잘 읽고 있으며 벌써 다음 회가 기다려집니다.
생각날때 다시 보려고 우선 담아갑니다^^~~~~
'아나스타샤'의 이야기를 담은 책(9권 연작)에서 베다문명에 관한 부분을 읽고
문득 베다, 부도, 붇다(부처)…; 이 모두가 같은 음가임을 알아차렸고
이들은 서로 깊은 연관성이 있으리라 추측되어졌습니다.
특히 제4권의 제목이기도 한 '함께짓기'는 이야기 전반의 핵심사상으로
저의 경우, 이 용어는 麻 ‘삼/마’를 연상시켰습니다.
베다문명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일독하는 누구나 각자의 분야에서 훨씬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