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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칼 만들기

작성자용하|작성시간18.12.23|조회수4,536 목록 댓글 27


취미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의 좋은 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더라고요.


등산이나 사냥을 염두에 둘 때도 거기에 맞는 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낚시를 오래 하다 보니 좋은 고기를 잡았을 때 회를 멋지게 썰 수 있는 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특히, 대형 돌돔이나 감성돔 같은 고급어종을 잡았을 때 진짜로 좋은 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낚시용 회칼이지요. 일반 횟집에서 쓰는 칼들은 돈만 주면 살 수 있는데, 낚시 가서도 폼 나게 쓸 수 있는 칼이 갖고 싶어지더란 말입니다.


어떨 때 그런 생각이 드냐 하면, 돌돔이나 감성돔을 4짜 5짜...(6짜는 솔직하게 만날 기회 거의 없고)...를 잡았을 때, 그것을 횟집에서 먹으려면 기본적으로 20~30만원은 주라고 하는데..낚시터에서 그렇게 귀한 고기를 잡아놓고도 1~2만원짜리 칼 가지고 잘 갈 지도 않은 것 가지고 회치고 있는 것 보면 참 한심할 때가 있습니다. 칼이 좋아야 회를 잘 장만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잘드는 칼로 회를 장만해야 그 회가 매끄럽게 가치가 있고 맛있습니다. 30만원짜리 고기 잡아놓고 꼭 뭐 같은 칼로 고기 다 조지고 있으면 그렇게 한심해 보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오래 전부터 칼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였는데, 여기 청사포 와서 2년 전부터 미역칼 만들면서 "나만의 낚시용 회칼" "나만의 등산용 칼"을 만들어보게 되었는데... 그 전에 학교 다닐 때 배운 금속 재료를 다시 공부하게 되었지요.



칼은 일단 잘 들어야 하는데..

칼이 잘 들려면 쇠가 단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단단함(경도)만 추구하면 잘 부러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것을 칼날에 대입하면 이빨이 잘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칼은 잘 들면서도 이빨이 잘 안나가는 특성을 고루 갖춰야 합니다. 거기다 녹이 잘 안 슬어야 하고요.


우리가 사용하는 금속들은 거의 100% 합금인데, 칼 만드는 금속에 있어서는 탄소몰리브덴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철에 탄소 성분이 많이 들어가면 쇠가 단단해져요. 대신에 부러지기 쉽죠. 그리고 몰리브덴은 녹 스는 것을 방지하고 인장력을 높여줘요. 칼날의 이빨이 잘 안 부러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탄소 (Carbon, 원소기호  C) : 경도,인장강도,내마모성 향상, 칼날 유지력 향상

    크롬 ( Chromium, 원소기호  Cr) : 내마모성,인장강도,경도 향상, 내부식성 향상




그리고  크롬 함유량이 14~15% 이상인 강재는 스테인레스, 그 이하는 탄소강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일반인이 취미생활로 칼을 만들려면

스스로 열처리(담금질과 풀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나와 있는 칼 만드는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데..

스웨덴제 바코 하이스강 기계톱날을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이 스웨덴제 바코 기계톱날의 재질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고요.



[샌드빅14C28N] 

세계적인 특수강 개발사인 샌드빅(스웨덴)사에서 개발한 최상급 스테인레스 강입니다. 기존의 샌드빅13C26에서 크롬(C)14% 첨가하고, 강도와 단단함을 위하여 질소(N)0.08% 첨가하여 전체적인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기계톱날을 사서 칼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지요. 일단 쇠기둥을 자르는 기계톱으로 나온 것이라 열처리는 이미 검증이 된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장비 없이

그라인더하고 숫돌만 가지고 칼을 만들다시피 하였는데,

관심있는 분들 보십사 저의 경험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낚시용회칼이나 등산용 칼은 위에 기계톱들 중에서 맨 아래 큰 것을 필요한만큼 잘라서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께가 제가 원하는 것이었거든요. 톱 하나에 1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자를 때 잘 잘라야 됩니다. 쇠가 타면 절대 안 되고... 조금씩 조금씩.. 열 식혀가면서 선을 그어서 분질러버리는 방식으로 원하는 크기로 잘라냈어요.




그리고 아래와 같이 우선 먼저

원하는 칼모양을 대략 만들어냅니다.


이게 쉬운 것 같아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후에 이렇게 깨끗하게 잘라낼 수 있었답니다. 쪼금만 잘못해도 쇠가 타버려요. 그러면 기존에 열처리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기존의 열처리가 흐트러져버리면 굳이 이런 재질로 칼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잖아요? 재단 후에도 페인트가 타지 않고 이렇게 깨끗하다는 것은 열처리를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기 쉽도록 사진 위에서 바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기계 톱날은 위에 푸른색 페인트를 벗겨내면

그 속에 다시 검은색 페이트가 나옵니다.



칼을 조금만 깎아낼 때마다 옆에 물통에 담궈서 ..

시 모르니까 쇠를 차갑게 만들어서... 다시 깍아냅니다.







날의 두께가 충분히 두꺼운 상태에서 그라인더질을 멈추고

그때부터는 거친 숫돌에 갈면서 칼날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쇠가 너무 강해서..금강석 숫돌에 웬만큼 갈아서는 표시가 안 납니다. 이때부터 죽는 작업이에요. 그래서 숫돌에 연마하는 작업은 빨리할 생각은 아예 안하고... 서너 시간 갈다가 안 되면 다시 그냥 뒀다가... 나중에 운동하고 싶을 때 다시 갑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계속해서 반복했어요.











그리고 숫돌질로 일차적인 성형을 잡아냈다고 자신하면

칼자루에 칼을 꼽는 것이었습니다.





칼자루에 꼽는 방법은,

일단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거기에 에폭시를 채워넣은 다음

칼자루를 꽂아서 고정시킨 후 경화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런데 손잡이를 만들어놓고 직접 사용하여 보니

손잡이가 생각보다 불편하여..

사포질을 다시 하여 손잡이를 만들어나갔답니다.


그리고 몇 개는 지인들한테 분양을 해드렸는데..최정적으로 이런 칼들이 저한테 남더군요.


아래 사진 중에서 왼쪽은 등산용이고

오른쪽에 쫌 긴 것들이 낚시용 회칼입니다...^^

낚시용 회칼이 갖고 싶었는데.. 나만의 낚시용 회칼들을 갖게 된 것이어요.



참고로, 위에 작업들은 거의 1년 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입니다. 1년 내내 한 것은 아니고 시간 날 때마다 한 것이었는데... 마음에 안 들면 또 고치고.. 다시 생각하고..써보고.. 또 고치고... 그렇게 해서 1년 정도만에 완성된 것들입니다.


그런데 바로 위에 사진 중에 '등산용'으로 만든 4개는 아직 날을 갈지 못하였고요. 하이스강이 날 하나 세우는데 그만큼 힘듭니다.


대신에 한 번 잘 갈아놓으면 기가 막힙니다. 라이터 오른쪽 칼은 제가 작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나무에 박혀 있는 단단한 공이 작업을 며칠을 해도 날이 끄떡 없습니다. 웬만한 칼들은 나무에 공이(관솔) 밀어내는 작업하면 2~3분이면 칼날이 무디어져버리는데... 이 하이스강 칼날은 며칠을 사용해도 끄떡 없어요. 물론, 어렵게 만든 것이니까 조심해서 사용한 덕분이겠지요.


그리고 라이터 오른쪽에 3번째, 5번째는 제가 회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한 번 갈아놓으면 웬만큼 고기 다듬고 뼈 자르고 해도 멀쩡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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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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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안드로메달 | 작성시간 18.12.23 40여년 전의 대장간이니
    돈벌이가 안되서 고모부만 악착같이 하다가
    고모부 돌아가시고 바로
    큰아들인 사촌형이
    애들이 생기고 생계가 안되니까.
    대장간을 접더라고요.
    그후 장판과 벽지기술 익히더니,
    지물포 차려서 아파트 공사도 따고
    부지런히 하더니 잘 살더라고요.
    사촌 큰형만 고모부에게 기술을 배웟는데.
    생계 때문에 결국 못하고
    고모부 대에서 끝나고 말앗어요.
    고모부랑 아들이 둘이 박자 넣어가면서
    노래도 부리고 소리지르며
    땀투성이로 번갈아 쇠두드리는거
    벌건 쇠가 신기해서
    가끔 구경가고 그랫엇는데.
    님의글을 읽다보니
    까맣게 잊엇던 그런 기억이 나네요.

  • 답댓글 작성자용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2.24 그러셨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옛날부터 대장간 하신 분들은 다 어려워졌을 것 같아요.
    공장에서 워낙 대량생산이 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금속재료에 대한 기초지식이 확립된 상태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을 개발하여
    맞춤형 주문 제작 하시는 게..실리적일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저도 칼만들면서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까..
    외국에는 그런 분들이 많으시고.. 국내에도 이제 그런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살아봐 | 작성시간 18.12.24 단순 탄소강 열처리도 그 경도는 나옴니다...뛰움(풀림?) 과정도 거치긴 해도...고급칼 저급칼에 구분은 경도(단단함)가 아니라 질김 에 있음니다.부식방지처리도 중요하고 ...그런 까닦에 사용처 특성에 맞게 특수원소들을 섞어 특수강을 만드는 거지요.
  • 답댓글 작성자살아봐 | 작성시간 18.12.24 개작두집행관 ㅎㅎㅎ..몃십만번 두둘기면 명검이 될수도 있음니다..몃십만번 두둘기는과정에서..철속에 칼로서의 특성에 해로운 원소들이 산화배출(해로운 원소들은 대부분 산화성 원소)이 되고..특수원소들은(칼은 경도보다 질김(연성)더 중요..그기능을 강화시키는.)균일,농축이 되며 전채적으로 재료 조직이 치밀해 지니까요....철광석 산출 지역에 따른 철광석에 함유된 미량원소 차이가 칼성능의 우,열차이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검니다.....ㅎㅎㅎ..몃십만번 두둘겨서 만든검이라면( 공력이라면) 명검으로 쳐줘도 될만합니다...아~~일반주물철은 현대제련기술로 소재 자체에 특수 원소들이 제거된 상태의 재료이기 때문에 안되는거 맞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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