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이상교 선생님 조문을 다녀왔어요.
출판사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숫자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했어요.
동화작가, 동시인, 화가, 출판사, 지인 등 조문 온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가시는 길, 적적하시지는 않겠다 생각했죠.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 가끔 전화하셔서
"난 그때 안선모네 집에서 먹은 그 나물이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생각나."
하셨죠.
"선생님, 몸 괜찮아지시면 제가 또 대접해 드릴게요."
말했는데, 그 약속은 끝내 못 지켰네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오늘도 이윤희 샘과 함께 돌아오면서 그 얘기를 했죠.
뭐가 그리 바쁘다고, 그 쪼매난 시간을 못 냈을까, 후회가 된다고.
집에 돌아와, 그때 이상교 샘이 너무 행복해 하셨던 그 날의 추억을 찾아보았습니다.
아, 2011년 10월 2일.
15년 전의 일.
그때 먹었던 나물을 내내 기억하시고, 그리워하셨던 선생님.
죄송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선생님, 하늘나라에서도 그 좋아하시는 시 쓰시면서 편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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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나타난 우리 나라 최고의 동시인- 이상교 선생님
바람숲추천 0조회 114 11.10.02 20:20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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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 아침부터 종종종, 괜스레 바빴어요. 오늘은 뭘 할까? 종이에 적어보았지요. "어, 오늘은 그리 할 일이 많지 않네." 1. 개여뀌, 개미취 꽃차 만들기 2. 가지 말리기 3. 고추 따기.... 4. 뽕잎장아찌 만들기 자, 첫번 째 꽃 따러 가자... 바구니 들고, 룰루랄라 노래하며 산에 올라갔더니 에구구, 개여뀌는 싱싱한데 보랏빛 개미취는 이미 시들시들.... 개여뀌꽃만 따기 너무 섭섭해 고마리꽃과 쑥꽃을 따갖고 내려왔어요. 그런데 딱! 맨드라미가 눈에 띄네요. 할까말까, 할까말까....고민하다 맨드라미꽃을 조금 아주 조금 땄어요. 꽃차 네 가지를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 널어놓고 꽃밭에서 잠깐 풀을 뽑고 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아저씨, 여기가 산모퉁이 맞아요?" 아저씨? 고개를 번쩍 들어보니, 전봇대 같이 기다란 이상교 선생님이 서 계신 것이었어요. "아니, 선생님!" 깜짝 놀라 달려갔지요. "오고 싶던 차에 마침 차가 있어 왔는데 많이 변했네." 그렇습니다. 산모퉁이는 그동안 변화에 변화를 거쳤고,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지요. 몇 년 전에 오셨던 기억과는 너무나 다른 산모퉁이 모습에 이상교 선생님은 계속 고개를 갸웃갸웃했어요. 이상교 선생님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연두... 연두는 이상교 선생님이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처음에 연두가 산모퉁이에 왔을 때 하두 놀아달라고 앵앵대서 '노라줘'라고 이름을 지었더니, 이상교 선생님께서 이렇게 이쁜 애한테 그런 이름은 안 어울린다면서 연두색 눈동자를 가졌으니 연두라고 하자 하셨지요. 연두 이 녀석, 자기 이뻐하는 사람은 귀신 같이 안다니까요. 급히, 가지 따고 늙은오이 따서 찌고, 무치고.... 점심을 준비했어요. 이상교 선생님과 함께 주말농장을 하신다는 두 분 선생님... 한 분은 올해 정년퇴임하시고, 또 한 분은 정보고등학교 교사라고 하네요. 예고 없이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에요. 먼길, 달려와 주신 이상교 선생님, 고맙습니다. 바람 쐬고 싶을 때,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산모퉁이 누구라도 올 수 있는 산모퉁이.... 산모퉁이는 바로 그런 곳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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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하이디 작성시간 26.06.13 예쁜 연두 이름의 탄생 스토리군요.
많은 출판사들이 보낸 근조화환을 보면서 작가로서 잘 사시다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는 스스로 높인다고 알아주는게 아니라 문학 결과물로 말한다는 것! -
답댓글 작성자바람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3 예, 작가로서는 최고의 인생을 사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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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리 작성시간 26.06.19 이상교샘과 벽화 마을 갔던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늘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셨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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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바람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0 아, 우리 호랑이마을도 갔었죠. 벽화도 예뻤고 꽃도 예뻤던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