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기정의 직언직설

잡설 - 아리랑도서관에서 잠시 한 생각

작성자나비하늘|작성시간14.01.17|조회수91 목록 댓글 9

아리랑고개에 위치한 아리랑정보도서관에 잠시 들렀다.

‘아리랑고개’는 돈암동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옛날 이름은 ‘정릉고개’인데 1926년 나운규가 여기서 영화 ‘아리랑’을 촬영한 게 이유가 되어 그렇게 바뀌었단다.

 

아무튼 아리랑고개에 위치한 도서관의 이름은 아리랑고개의 이름을 따서 아리랑정보도서관이라 지었다. 이름이 참 좋다……고 말하려하니 정보라는 단어가 영 거슬린다.

 

요즘 도서관 이름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정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경향이 점차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성북구를 대표하는 도서관의 이름은 성북정보도서관이고 아리랑고개에 위치한 도서관의 이름은 아리랑정보도서관이다.

그냥 도서관이라 하는 것보다 정보도서관이라 하는 것이 더 좋게 느껴지시는가?

나로선 그냥 도서관이라 부르는 것이 좋다. 그냥 성북도서관, 아리랑도서관이라 부르는 것이 훨씬 간결하여 편할뿐더러 언어적으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젠가부터 지역의 교육청이란 이름을 전부 ‘교육지원청’이란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교육청이 좋아졌나? 간판 바꾸느라고 예산만 낭비했을 뿐이다. 이름을 길게 하여 사람들이 부르기 어렵게 했을 뿐이다. ‘성북교육청’이란 멀쩡한 이름을 왜 굳이 ‘성북교육지원청’으로 바꾸어야 하는가? 바보 같은 짓이다.

 

학교 이름도 바뀌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란 게 있다.

뭐하는 학교인가? 모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름이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예전의 ‘전문계’고등학교라고 말해주면 그 때서야 이해한다. 그래도 이해를 못하는 분께는 옛날의 ‘실업계’고등학교라고 말하면 다 이해한다.

굳이 특성화란 이름으로 바꾸어야 했나? 실업계란 이름은 좀 그렇다 해도 전문계고란 이름은 충분히 좋지 않은가?

 

개별 학교의 이름도 자꾸 바뀌고 있다.

도봉구에 ‘서울문화고등학교’가 있다.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이름만 들어선 그 학교가 어떤 성격의 학교인지 잘 이해를 못한다. 교사들조차 상당부분 그렇다. 옛날의 도봉상고라고 해야 교사들조차도 어떤 학교인지 알아듣는 것이다.

 

학교 이름만 바뀌는 게 아니다. 교과의 이름도 바뀐다. 어느 특성화고에 도시공간개발과라는 게 있다.

나는 그 학과가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지 한동안 몰랐다. 하지만 예전의 토목건축과란 말을 듣고는 바로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정부부처의 이름들을 정확히는 잘 모른다. 정확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있는 것이 몇 개 안되는 것 같다. 너무 자주 이름이 바뀌어서 생긴 현상이다.

교육부라는 이름만 해도 몇 번이 바뀌었던가?

 

이름 좀 제대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가급적 간결하게.

무엇보다 되도록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었으면 좋겠다.

왜 멀쩡하게 잘 사용하는 이름을 자꾸 바꾸는가?

이름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왜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가?

가뜩이나 머리 쓸 때 많아 골치 아픈 세상이다.

 

( 갈 때 됐다. 오늘 아리랑도서관에서 한 일은 이 글 쓴 게 전부다~ 흐흐 )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나비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1.17 교육연구정보원 ~입니다. 이름 참 거시기 하죠. ^^
  • 작성자오드리 | 작성시간 14.01.18 참 서울 곳곳의 도서관풍경이 재밋네요...아니 잡설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놓는 샘의 글이 더 재미잇는건가? 샘 우리 이 아이템 진지하게 책으로 함 만들어보심 어떨까요? 제가 이래뵈도 출판사 기획위원이잖아요 ㅋㅋ
  • 작성자나비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1.19 ^ ^ ~ 그렇게 되면 글에 무게 들어가고, 무게가 들어가면 재미가 사라지고.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큼다 ㅋㅋ.
  • 답댓글 작성자오드리 | 작성시간 14.01.19 저는 꼭 샘을 끌어들이고 말겟다능 ㅋㅋ
  • 작성자초록생각 | 작성시간 14.01.20 마자요.
    이름이 중요하지만
    저리 허세스런 이름은 오히려 그 허세를 더 강조하는거 같아요.
    차가움보다
    따뜻함이 베어나야 조은데..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