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노동계도 침통해 하고 있다. 특히 사망과 실종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기 단원고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학교인근 시화, 반월공단 업체의 노동자 자녀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18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한국TRW 자동차부품지회, 현대차지부 판매지회, 인천지부 소속 조합원 자녀 4명이 이번 사건으로 연락이 끊겼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 조합원의 자녀는 극적으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튿날인 17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단원고 최 아무개 교사는 공공운수연맹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의 큰 딸이다. 서울지하철노조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최 교사는 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해 3월 이 학교로 발령을 받아 2학년 9반 담임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고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최 교사의 시신은 지금 안산 제일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최 교사의 학교동료인 이 아무개 교사는 2학년 5반 담임을 맡아 30여 명의 학생들을 인솔하고 최 교사와 함께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이 교사는 사고 발생 3일째인 18일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 이 교사는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해 왔다. 이날 한국노총은 태양금속, 유니캠, PN풍년, 한샘, EPK, 율촌화학, 광신판지, 경원여객, 안산우체국 등 안산지역 9개 노조에서 조합원 자녀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난 16일 임이자 여성담당 부위원장을 전남 진도 사고현장에 파견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다. 한국노총은 “조합원들이 큰 슬픔에 잠겨 있다”고 전했다. 이들 노동자의 자녀가 재학 중인 단원고는 4월15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에서 수학여행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원 1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지난 16일 오전 9시경 제주도로 향하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학교가 지난달 27일 작성한 ‘수학여행 일정 및 경비 안내’ 가정통신문에 따르면, 학생들은 선박을 이용해 제주도에 갔다가 비행기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여행경비는 한 학생 당 33만550원이었고 이 가운데 항공요금이 11만1100원, 뱃삯이 6만500원이었다. 여행경비는 전액 수익자 부담이다. 사고로 충격에 싸인 노동계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로 예정됐던 ‘노동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저지 긴급 결의대회’와 19일 결의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예정된 투쟁일정을 모두 유보하기로 했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대위는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집회도 취소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7일 긴급성명을 내고 “간절한 심정으로 모든 실종자가 빠짐없이 구조되길 기원하고 있다. 나아가 이런 참사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당사자들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는 사고원인을 비롯한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미숙한 초기대응 등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