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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이고 개선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지난 아시안컵 때도 주위의 이상한 찬양모드에 대해 나름 의문을 가졌던
1인 입니다. 분명 뭔가 이상하다 생각을 했는데, 한국인들이 그렇게 환장하는
패스플레이가 된다며 엄청난 옹호를 받는 것을 보고..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케이리그 시절 경남을 상위권에 올린 전력을
생각하며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컵 이후 최근 경기들을
보며 제가 생각하던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씁슬합니다.
우선 이번 쿠웨이트전을 빗대어 조광래 감독의 문제점을 하나씩 나열해 보겠습니다.
쿠웨이트전의 선발진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 3톱과 공미 구자철 선수까지 정해진 전형없이 현대축구의 키워드인 포지션 체인지를
성실히 이행하며 공격진에 전술적인 다양성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포지션 체인지는 현대축구의 흐름으로 기존의 포지션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체인징을 통해 상대의 공간을 창출해내는 것이 제 1목적입니다.
따라서 선수들의 많은 움직임은 필수이지요.. 이러한 의도는 좋습니다.
요즘은 굳이 조광래 감독이 아니더라도 많은 감독들이 정해진 포지션에 연연하지 않는
전술을 구사하지요..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에게 시급한 것은 공격진의 다양성과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화려한 공격력이라기 보단.. 다른 것들이 먼저 인 듯 합니다.
지금 제기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저 포지션 체인지도 빛이 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광래 감독님 전술의 가장 큰 문제점 : 비효율적인 압박과 너무 많은 선수들의 움직임, 그리고 잘못된 윙백론>
그림과 같이 현대 축구에선 각 선수에게 주어진 수비 범위가 있습니다. 일단 압박축구라고 하면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경기장 전체를 커버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한다면
체력이 조기 방전되어 오히려 나중엔 공간을 더 내줄 확률이 많아지죠.. 그리고 선수들의 적절한
압박범위가 지정되지 않으면 선수들이 몰려다니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럼 당연히
빈공간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압박축구가 가장 빛을 발하려면 지역방어 전술과 적절히 융화되었을 때 입니다.
즉 대부분의 선수가 자신의 압박범위를 명확히 부여받고 자신의 압박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하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 입니다. 감독의 판단으로 선수에게 알맞은 지역방어 범위의
설정에 대한 적합성이 현대축구에서 말하는 압박의 핵심이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 축구에서 보여지는 압박의 범위는 다음과 같아 보입니다.
물론 이건 제가 본 느낌 입니다.
먼저 이용래 선수의 압박 범위입니다.
그리고 기성용 선수의 압박범위 입니다..
또 구자철 선수의 압박범위 입니다.
3선수다 상당히 넓은 압박범위를 가집니다. 이렇게 되면 미들에서 활동량이 상당히 많아지죠..
3선수의 개인적인 판단력과 호흡이 잘 맞다면 정말 미친듯한 압박을 보여주겠지만 문제는
상당히 몰려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범위는 넓은데 전혀 효율적이진 않다는 것이죠..
즉 체력은 체력대로 소진되고 효율은 전혀 없는 전술입니다. 조광래 감독님의 압박에 대한 문제점은
아시안컵 4강 한일전 때 부터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축구가 갑자기 강해진것은 공간에 대한 적절한 분배로 인한 지역방어와 혼합된 명확한 압박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 개개인이 아닌 팀 자체가 본연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신이 주어진 수비범위를 책임지고..
수비범위가 겹치는 부분은 협력적인 압박으로 공을 지켜내죠..
때문에 이런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은 대부분 선수 사이의 간격이 매우 촘촘합니다. 즉 선수마다 지정된
수비범위가 넓지 않아도 수비범위가 겹치는 부분(즉 협력수비, 압박)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많아지기 때문에
마치 상대팀으로 하여금 그물망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죠..
지금 이 축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보여주는 팀이 바르셀로나 입니다.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강한 이유는
화려한 패싱플레이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이 점유율 축구를 가능하게끔 하는 이상적인 각 개인의 수비범위
입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의 전형은 굉장히 좁고 촘촘하죠.. 그래서 그들의 축구를 보면 미들이나 수비들이
미친듯이 "나 압박한다~~~"하는 느낌으로 뛰어다니지 않아도 상당히 공을 쉽게 따냅니다.
그리고 그들의 윙백은 전형적인 윙백이라기 보단 미드필더에 가깝습니다. 즉 엄밀히 말하면
수비는 2명이고 윙백은 미들의 전형에서 활동하며 미드필더와 겹치는 수비범위를 가지는, 미들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죠..
하지만 이 전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선수 개개인의 키핑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선수간의 조직력도 굉장히 중요하죠.. 전형을 촘촘히 하기 위해 3선수비라인을 굉장히 끌어올리기 때문에
각 선수들의 키핑력이 좋지 못해 중앙에서 공을 뺏기게 된다면, 패스 한방에 뒷공간을 내줄 확률히 굉장히
높습니다. 바르셀로나처럼 어린시절부터 선수들간의 명확한 공간이해와 배분이 있고 선수들의 키핑력이
수준급인 팀이 아니라면 어설프게 쓰다간 뒷공간을 우르르 내주기 쉽상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지금 조광래 감독님의 전술은 바르셀로나 축구를 표방하지만 그 단점이 극대화 되어있는
전술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각 선수들의 명확한 압박범위에 대한 지도의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바르셀로나 처럼 3선을 끌어올린 전술을 씁니다만.. 미들에서의 압박범위가 명확하지 않기에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게되고 또 우리 선수들의 키핑력이 바르셀로나 급이 아니기에 중간에서 공을 뺏기게
되는 경우.. 상대 역습 한방에 안드로메다로 가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흔히 사람들은 이 경우 "한국축구 수비가 문제이다"하는데 명확하게 말하면 수비의 문제라기보다 전술의 문제입니다.
조광래 감독님의 전술은 우리보다 상대가 약해.. 상대가 수비만 하려고 하는 경우 그 문제점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멋진 패싱축구다 하며 위안을 삼죠..
하지만 상대가 적극적으로 우리를 향해 맞불을 놓을 경우 이러한 문제점이 극대화 되죠..
때문에 조광래 감독님 축구에서 상대방의 미들이 강하거나 공세적인 팀을 만나면 항상 수비 뒷공간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우가 잦은 것 입니다.
때문에 수비수들은 점점 뒷공간을 의식해 뒤로 물러서게 되고 미들은 너무 많은 움직임으로 시간이 갈수록 체력의
저하가 오게 됩니다. 그럼 자연히 처음 의도한 것과 달리 2선과 3선의 간격이 벌어지게 됩니다.
자 이때부터가 조광래 감독님 축구의 문제점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 입니다. 조광래 감독님의 전술에 맞춰 전체적으로
미들과 공격이 전진적인 배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비는 털리는 뒷공간 때문에 점점 뒤로 물러서기에
필연히 미들에 엄청난 공간이 생기게 되죠... 그럼 자연히 미드필더들의 개인수비범위가 굉장히 넓어지게 됩니다.
그럼 미드필더들이 미친듯이 공간을 커버하려고 뛰어다니게 되죠.. 아무 효율없이 점점 미드필더는 지치기만하고
우리의 점유율은 낮아지며 뒷공간은 그냥 자동문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더욱 끔찍한 사실은 조광래 감독님의 윙백에 대한 생각입니다.
공간싸움인 현대 축구에서 윙백의 공격성은 필히 미드필더의 명확한 공간커버를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의 현대 축구에선 이 모습이 전혀 안보입니다. 바르셀로나처럼 윙백도 미드필더화 된..
미드필더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윙백이 아닌.. 그냥 마냥 공격적인 돌아오지 않는 윙백입니다.
조광래 감독님께서 윙백의 공격력을 중요시하여 전형적인 윙백이 아닌, 미드필더, 심지어 공격수까지 윙백으로
실험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바르셀로나 축구에 너무 심취하신 것 같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윙백은 거의 미드필더급의 키핑력과 패싱력을 갖추고 있죠.. 때문에 조광래 감독님이 기술좋고
공격력 있는 윙백을 선호하는 것이고, 이는 전형적인 윙백이 아닌 선수들을 윙백에 위치시키는 큰 이유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크게 착각을 하시고 있는 것이 바르셀로나의 윙백들은.. 본업이 윙백입니다. 미드필더에 버금가는
키핑력과 패싱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 본질이 윙백이니 만큼 가장 중요한 수비적인 능력도 굉장히 높다는 뜻 입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은 윙백의 공격력에 심취한 나머지.. 더 중요한 본질적인 수비적인 능력은 굉장히 등한시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윙백의 포지션이 무엇입니까??? 윙백은... 본질적으로 수비수 입니다.
다재다능을 강조하시는데..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본업을 잘하고.. 기타 여러가지에 능한 사람은
재능이 다양하다고 인정 받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일은 잘 못하면서 여러가지에 능한 사람은.. 그냥 잡기에 능한
사람밖에 안됩니다. 지금 조광래 감독님의 생각이 프로페셔널보단 잡기꾼을 양성한단 생각이 들만큼 위험하단 느낌입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윙백 이야기로 돌아가서, 안그래도 미드필더는 자신의 커버범위가 넓어져 체력적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게다가 전술적인 이유로 전진배치까지 되어 있는데, 윙백이 뚫렸다고 자신이 그곳을 커버하기엔 너무 무리한 상태인겁니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선수들 개개인의 수비범위 설정이 완벽히 실패한 것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때문에 아시안컵때 이용래 선수가 한 경기에 15키로 가까이 뛰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오게 된 것입니다.
언론에선 체력왕 이용래라며 칭찬을 했지만..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에서 매 경기 이런 전술을 쓴다면
조별예선 이후엔 자살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더 하고싶은 이야기는 많으나 지금 조광래 감독님의 전술은 너무 이상적 입니다. 그리고 냉정히 말하면
그 이상을 실현할만큼 본인의 지도자적인 역량이 있어보이지도 않습니다.
만약 조광래 감독님께서 훈련시간이 많은 프로팀에서 꾸준한 훈련시간을 담보로 이러한 전술을 펼치신다면..
충분히 할만한 전술 입니다. 프로에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여.. 그 선수의 특정 능력치를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포메이션을 그 선수에게 훈련시킬수도 있고.. 새로운 선수에게 특정 포지션에 대한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만큼 프로팀은 조광래 감독님의 생각대로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과
선수에 대한 절대적인 권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대는 다릅니다. 국대는 소집기간도 짧을 뿐더러 이미 해당 소속팀에서 자신의 명확한 포지션롤..
즉 몸에 맞는 자신만의 옷과 색깔이 있는 선수들 입니다.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와서.. 그 선수의 특정
능력치만 보고.. 그 선수가 입고 있는 옷을 발가벗긴 후 조광래 감독님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혀놓고
뛰게 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대한민국 국대와.. 해당 선수 입니다. 원래 못하는 선수가 아닌데
국민들에게 욕이나 들어먹죠..
지금 조광래 감독님은 해당 팀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닌 프로선수들을 데리고 그들의 스타일은 무시한채
조광래 감독 본인의 시선으로 새로운 옷(포지션파괴)을 입히고 키워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즉.. 예전 경남시절 경남유치원으로 불렸던 경남에서의 스타일을.. 국대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국대와 프로팀은 훈련기간이나 모든것이 완전히 다르죠..
끝으로 조광래 감독님... 국대는 유치원이 아닙니다. 님의 이상 때문에 많은 선수가 소속팀에서 혼란을 겪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광래 감독님의 이상은 좋으나.. 그 이상을 명확히 구현할려면
자신의 이상에 최대한 부합하는 "해당 포지션"의 선수를 찾는 것이 우선 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 지금처럼 밀고 나간다면.. 선수도 망치고 대한민국 팀도 망치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이 글 내용은 일본의 축구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일본의 매니아적인
축구팬들은 조광래 감독의 종신국대감독 계약을 원합니다. 왜 그럴까요?? 설마 팬들도 보는 문제점을
본인이 못보진 않겠죠?? 응원은 하겠습니다. 단 언제까지 그 이상적인 축구에 대한 기대를 가져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엔 조광래 감독님의 여러 생각이 너무 위험합니다.
한국축구는 한국축구만의 스타일을 키워가야 합니다. 스페인 축구가 대세라고 해서.. 모든 팀들이 스페인
축구를 하진 않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대세라고 해서 모든 클럽팀들이 바르셀로나를 따라하지는
않습니다. 그들도 그 만큼의 역사와 특성이 없인.. 그 축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또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쉼없는 압박과 파워.. 양쪽 윙의 불같은 돌파와 크로스..
정확하진 않아도 힘과 열정이 느껴지던.. 한국 특유의 축구가 그립습니다...
이상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엔 조광래 감독님의 선수에 대한 시선에 대해 제가 느낀 바를 써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