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1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평창역(06:00-07:15)
가평동(07:20-08:03)
천지당
주왕지맥(10:04)
주왕산(10:34)
마항치(11:18)
절터삼거리(12:10)
1433.7봉
가리왕산(12:43)
1447.9봉
중봉(13:53)
임도(14:28)
하봉(14:42)
활강경기장(15:16)
숙암리마을회관(16:54)
가리왕산케이블카
진부터미널(18:19-18:41)
진부역
청량리역(20:24-21:53)
◈ 산행거리
19.8km
◈ 산행시간
8시간 51분
◈ 산행기
이런저런 걱정 때문인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전날의 비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몸을 떨며 눈에 익은 가평동 종점에서 내려 성황당을 보며 이정표가 있는 계곡으로 들어가 천지당을 지나 임도를 무작정 따라가다 돌아와 민가가 있는 삼거리에서 꺾어 뚜렷한 산길을 타고 꿜꿜 쏟아지는 옥수를 바라보며 집터들이 남아있는 지 계곡을 올라간다.
계곡을 횡단해서 발밑으로 복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너덜지대들을 지나 된비알을 치고 주왕지맥 마루금으로 붙어 비로소 예전에 다녔던 그 이정표 삼거리가 아님에 놀라며 리본 하나 걸고, 간밤의 비로 흠뻑 젖은 무성한 숲을 헤치고 헬기장에 낡은 삼각점(301재설)이 놓여있는 주왕산(1381.4m)에 올라 덜 늙었던 시절에 분주하게 돌아다닌 기억을 헤아리며 바위에 앉아 간식으로 배를 채운다.
비가 그치고 청정한 날씨에 조망이 멋지게 펼쳐지리란 예상이 무색하게 짙은 비구름으로 덮여있는 산자락을 바라보고 옷과 등산화를 질퍽하게 적시며 성하의 수림을 헤치고 임도들이 교차하는 마랑치로 내려가 절에서 올라왔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산삼봉표석을 지나서 다행히 바짝 마른 등산로를 타고 1283.7봉을 넘어 헬기장으로 올라가 비구름에 가린 백석산을 바라본다.
녹슨 철판이 서 있는 절터 삼거리를 지나 1317.9봉으로 갈라지는 오른쪽 지 능선을 가늠하며 1433.7봉을 넘고 반대에서 시끌벅적 소리 지르며 내려오는 일단의 등산객들을 지나쳐 너른 공터에 예전의 독수리 고사목은 없어지고 돌탑과 정상석만이 놓여있는 가리왕산(1561.8m)에 올라 일등 삼각점(정선21/2004재설)을 알현하고 수많은 사람들 틈에 앉아 찬바람을 맞으며 빵으로 점심을 때우고는 추위에 떨면서 다시 축축한 숲으로 들어간다.
스틱으로 빗물들을 털며 숲을 헤치다 사람을 피해 사면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멧돼지들을 쫓고 보기 좋은 거목과 연륜 있는 주목들을 여럿 지나서 흠뻑 젖은 채 추위에 떨며 이정표와 돌탑들이 있는 중봉(x1436.0m)을 넘어 키를 넘는 잡초들을 뚫고 휴양림 갈림길을 지나서 갑자기 나타난 임도를 만나는데 옛 기억에 없으니 평창올림픽 때 조성된 것으로 판단이 된다.
다행히 비구름이 걷히며 건너편의 청옥산 너머로 펼쳐지는 산그리메를 한동안 바라보고 케이블카 승강장이 자리 잡고 있는 하봉 (1381.7m) 데크로 올라가 인적 끊긴 휴게소를 돌아다니다가 내려와 벌목지로 이어지는 묵은 산길을 타고 희귀식물 안내판이 서 있는 태백제비꽃 보호지역을 지나 잔돌들이 쏟아져 내리는 널찍한 임도로 떨어진다.
아마 평창올림픽 때의 스키 활강경기장으로 추측되는 가파른 임도를 조심조심 내려가 기존의 반질반질한 임도들을 몇 번이나 건너서 쓰러진 시멘트 기둥에 걸터앉아 남은 간식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곤돌라 지지물들과 파헤쳐진 황토자락만이 눈에 들어오고 방향 잃은 물줄기들만이 여기저기서 소리 내어 흐른다.
장마에 대비하는지 사방공사를 하는 인부들을 보며 줄곧 일직선으로 뻗은 임도를 따라가서 호텔들이 있는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내려가 줄기차게 달려드는 초파리들을 쫓으며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백석봉과 갈미봉을 바라보고 있으니 케이블카 시설 철거와 원상 복구를 결사반대한다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에 깃발처럼 붙어있다.
숙암리 마을회관에서 산행을 마치고 케이블카 정류장에 앉아 한 시간이나 남은 버스를 가다리고 있으면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산삼공급처로 백성들의 출입과 채취를 막았었고 얼마 전까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철망을 여러 겹으로 둘러 일반인들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했던 그 가리왕산을 며칠 동안의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를 위해 몇 백 년이나 된 아름드리 고목들을 마구 베어내 산정부터 임도를 냈었던 그 어리석은 만행이 떠올라 그만 마음이 씁쓰레해진다.
▲ 성황당
▲ 주왕산 정상
▲ 거목
▲ 마랑치
▲ 산삼봉표석
▲ 절터 삼거리
▲ 산상의 주목
▲ 가리왕산 정상
▲ 주목 고사목
▲ 고목
▲ 1447.9봉
▲ 주목
▲ 고목
▲ 중봉 정상
▲ 하봉 삼거리
▲ 하봉에서 바라본 청옥산
▲ 당겨본 삼방산 쪽 조망
▲ 하봉 정상
▲ 하봉에서 바라본 갈미봉과 백석봉
▲ 태백제비꽃 생육지
▲ 케이블카 승강장
▲ 도로에서 바라본 백석봉
▲ 갈미봉
▲ 백석봉
▲ 진부에서 당겨본 황병산
▲ 진부역에서 당겨본 병풍산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광인 작성시간 08:12 new
하봉에서 바로 능선 따라 내려서려니 케이불카 쪽 직원들이 소리치더군요
걸려도 내가 알아서 할테니 소리 지르지 마라... 하고 내려 섰던 기억입니다
그런데...
케이블카 시설 철거와 원상 복구를 결사 반대한다는 주민들의 플래카드.... 라구요?
내가 볼 때 전기세도 안 나올 것 같고 지역사회 수익도 없겠던데 -
답댓글 작성자킬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1 new
케이블카 복구해서 정선장 활성화와 함께 정선 경기를 살리자...
선거 앞두고 기습 철거할 수 있으니 잘 감시하자...
어용 주민대표가 정부와 짜고 철거에 동의했다...
환경이야 둘째 치고 경제성이 없는 시설을 지자체가 세금으로 운용하면서 떡고물만 주민들이 챙기자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
작성자캐이 작성시간 08:34 new
하봉쪽에 시설이 있다고 손님도 별로 없어 채산도 안맞는데 조만간 폐쇄할 겁니다. 찍어진 임도만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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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킬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3 new
승강장 시설은 다 텅 비었습니다.
태백제비꽃 생육지 보고 기가차서 웃었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캐이 작성시간 23분 전 new
킬문 눈가리고 아웅이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