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뚝배기를왜깨요...아깝게....
안녕 여시들!
3월 1일에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보고 온 여시야
2월 28일에 천사여시에게 영화를 무나받았거든!!!
그러니까 먼저 자개에서 나눔해 준 익명의 천사여시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덕분에 의미 있는 날 의미 있는 영화 보면서 하루 마무리할 수 있었어! 고마워!
그래서 너무 졸리지만 영화 여운이 가시기 전에 콧멍에 후기글을 쪄봅니다
여시들 혹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가본 적 있어?
서대문형무소를 그대로 보존해놓고 역사관으로 꾸민 공간인데 난 어렸을 때 아빠랑 같이 몇 번 갔던 기억이 있어
(3.1절이나 광복절 같은 날 무료개관을 하거든! 그말인즉 내일 무료입장이 가능하다는 얘기겠지?😃)
아빠는 어린 내가 많은 걸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데려가셨겠지만 솔직히 난 가기가 너무 싫었어
왜냐면 형무소 안이 너무 무서웠거든.....ㅠㅠ
입장해서 전시장을 쭉 둘러볼때까지는 느껴지지 않던 감정인데 전시관 관람이 끝나고 마지막 즈음에 수감실을 지나가야 출구가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고문하는 장면들을 묘사한 인형들보다도 이상하게 수감시설 복도가 더 무서웠어......
거길 지나가는데 보이는 옥방이 너무 좁고.....
거기 정말로 누군가가 있었다는 그 사실을 떠올리면 너무 무서워져서 어렸을 땐 형무소 견학이 너무 싫었던 기억이 뚜렷해ㅠㅠ
그리고 오늘 영화에서 다시 그 공간을 봤어
정말정말 좁은 옥방인 걸 내가 눈으로 봤었잖아?
근데 거기에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살았었다는 건 몰랐거든
영화에서 처음 옥문이 열리자마자 빼곡하게 서 있는 사람들이 날 또렷하게 쳐다보는데
너무 소름이 돋는거야.....
이 장면이 영화에서 필연적으로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장면인데 나올 때마다 정말 기분이 묘했어
그렇게 한 방에 수감자가 너무 많아서 다들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모두 서서
그대로 서 있으면 다리가 부어오르니까 다같이 뱅뱅 돌면서 잠을 번갈아 자면서 사는데
그렇게 지옥같이 사는데 죄가 고작 3월 1일에 만세를 불러서래
아니 너무 터무니가 없잖아.....
거리에서 고작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고 7천5백명이 죽고 몇만명이 되는 시민들을 1년이나 그런 방에 가둔다는 게...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적으로 너무 괴로웠어
보는 것만으로도 옥살이가 너무 지치는 거야 말이 안되는거야
아니 막 영화 보는데 점점 고아성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게 아니라 갖다가 묶어두고 싶더라고ㅠㅠ
아니 하지마요ㅠㅠ 그거 만세만 안하면 밥도 주고 때리지도 않고 집에도 보내준다는데 왜 저렇게 하는거야 왜....
다른 사람만큼만 좀 참아서 나가지 대체 왜 그래요ㅠㅠ
라는 생각이 영화 보면서 드는 거야 내가!!!!
근데 영화 마지막에
그런 생각이 되게 부끄러워지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가 유관순이라는 인물을 설명하는 함축적인 한마디였다고 생각됐어
그거 보고 영화 엔딩크레딧까지(꼭 보고나와줘) 보는데 여운이....ㅠㅠ
영화는 솔직히 말하자면 투박해
독립영화류의 투박함이나 거침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직설적이라 응?하는 부분들도 없지않아있어
그런데 묘하게 그 거칠고 투박한 질감이나 흑백필름이 주는 건조함이 공간의 열악함이나 배우의 처절함을 도드라지게 하더라고
아 배우 얘기하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김새벽이나 정하담 연기를 보고싶어서 간 거 였는데 고아성에 감탄하고 나옴 주연임에도 고아성 연기에 거는 기대는 솔직히 크지 않았거든 워낙 아역연기에 익숙해서 그런가 ㅠㅠ
근데 고아성이 연기를 정말정말정말 잘하는 배우구나 생각이 들었어 진짜 잘해 진짜진짜
소재가 소재고 인물이 인물이다보니 극의 무게가 보통이 아니었을텐데도 고아성이 극에 조금도 안 밀려
이음새가 훌륭한 영화가 아니지만 고아성 연기만으로도 영화가 꽉 차면서 되게 풍부해지는 느낌일 정도....
주절주절 별로 안중요한 얘기가 더 많았던 거 같은 후기글같지만ㅠㅠ
그래도 나는 이 영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고작 교과서의 한줄로 알았던 유관순이라는 인물이 실재했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줘서 너무 좋았어
영화보다가 계속 의문이 드는거야
우리가 아는 중 가장 유명한 독립운동가중 하나임에도 유관순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가 아는 게 왜 내가 하나도 없는가 내가 무지한 탓인가.... 하고 집에가서 찾아보니
응 유관순 열사 소재 영화 1974년작이 마지막......
제대로 된 소설도 못찾겠네
말이 됩니까..... 전국민이 다 아는 인물인데 그 인물에 대해 아는 서사라곤
3월1일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가 잡혀가신 '누나'가 전부라는 게 (그놈의 누나.... 윤봉길삼촌오빠는 안하면서)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존재 이유나 관람가치는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살에 와닿지 않게 배웠던 유관순 열사라는 인물에 유형을 부여했고 그에 누가 되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것
아무튼 의미 있는 날에 의미 있는 영화를 봐서 너무너무 좋았어ㅠㅠ
무나해준 천사 여시 덕분에 모처럼 뜻깊은 영화 본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당 고마워용😚
+ 사실 영화의 단점이 있긴한데 그건 영화 다~~ 끝나고 제작사 이름 확인하면 알게될거야 아니왜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