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인사이드 아웃사이더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 눈물의 중력, 신철규
병든 다음에는 태어난 걸 저주하면서도
죽음 직면에 서면 늘
살려고 발버둥쳤다
너무 맑게 개어 기침이 나올 것 같은 하늘 아래
흙이라도 퍼먹고 싶을 때가 많았다
산이라도 떠밀고 싶을 때가 많았다
/ 개 같은 내 인생, 유용주
삶은 너무 정면이어서 낯설었지요
목이 메어 넘어가는 찬밥처럼
숭고하고도 눈물났지요
그림자를 휘적거리며 전봇대처럼 외로웠지요
슬픔도 오래되면
영혼이 맑아진다구요
생은 박하사탕 같아서
그렇게 시리고 환했지요
/ 낮달, 권대웅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 아이는 마치 그랜드 피아노와 같은 것이었다. 평생 들어본 적 없는 아주 고귀한 소리가 날 것이다. 그 소리를 한 번 들어보면 특유의 아름다움에 매혹될 것이다. 너무 매혹된 나머지 그 소리를 알기 이전의 내가 가엾다는 착각까지 하게 될지 모른다.
거실을 통해 부엌으로 가려면 한가운데로 가로지르지 못하고 발뒤꿈치를 들고 피아노의 뒷면과 벽 사이로 겨우 지나가거나, 기어서 피아노 밑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우리 부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충분하다거나 여유롭다는 기분으로 살아본 적 없는 삶이었다.
삼십 대 중반, 이제서야 비로소 누리게 된 것들을 남은 인생에서도 계속 안정적으로 누리며 살고 싶었다. 이십 평대 아파트에는 그랜드 피아노를 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현명한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 도움의 손길, 장류진
어떤 마음은 새벽마다 나를 달구었다.
나는 쇠처럼 단단해졌다.
/ 어떤 마음은 새벽마다 나를 달구었다, 이훤
그날의 기억밖에 없는 삶은
그날 벌어 그날 먹는 삶보다 더 슬프다.
/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너무 멀리 가지 말자는 말
다 알 수 있는 곳에 있자는 말
이해한다는, 사랑한다는, 잘 살자, 잘 살아보자
그런 말에도 멍이 들던 사람
/ 불귀2, 김소연
멀리 있는 미래가,
현재 여기 있는 나를 구차하게 만들고 있다.
/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난 아무것도 아끼지 않아.
내가 사는 곳,
매일 여닫는 문,
빌어먹을 내 삶을 아끼지 않아.
/ 흰, 한강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을 먹고
어쩌면 이렇게
차가운 사람이 되었나
/ 숨통 트기, 김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