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보디정보]]예? 요즘같은 세상에서도 출산하다가 생사를 오간다고요? -1- (겁나 장문, 사진없음 주의)
작성자Maple Leafs.작성시간22.07.18조회수22,753 목록 댓글 157출처 : 여성시대 (Maple Leafs.)
안녕 여시들아 나는 현재 제왕절개를 하고 산부인과가 아니라 대형병원 심장외과에 입원중인 산모야.
나한테 생기리라고는 혹은 요즘 세상에 이렇게 발전한 의료시스템에도 이런일이 발생할수 있다는걸 쉐어하고 싶어서 콧멍에 글을 쓰게 돼었어.
참고로 나는 의식불명+수술중+진통제에 취해있던 시간이 많아서 남편이랑 엄마한테 들은 이야기로 중간중간 채울께
나는 이번이 2번째 임신 첫 출산이였어.
첫번째 임신때는 8주차에 자연유산이 되었거든.
그때는 캐나다에서 살때였고, 이번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임신이 되서 남편은 캐나다로 돌아가고 나는 본가에서 지내면서 산부인과를 다니고 출산을 준비했어.
남편은 예정일 2주반전에 한국에 왔고
(참고로 나는 지역가입자로 아버지가 계속 건보료 납입해주셔서 입국하자마자 병원 갈수 있었음)
참고로 나는 임신중에 이벤트라 할만한게 하-나도 없었오.
입덧이 있긴 했는데 약먹으니까 잡혔고
경부길이 정상 양수량도 정상
임당 통과 그나마 문제였던게 고혈압이였는데
그것도 긴장성이라 소변검사에서는 단백뇨 안나오고
집에서는 늘 정상혈압이였어….
원래는 자연분만 예정이였어 막달까지도 쭉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38주에 초음파를 보니까 의사쌤이 얘가 이미 3.5키로라는거야…..
그래서 나한테 유도나 제왕으로 변경하고 싶냐고 하셔서
내가 유도하다가 제왕으로 넘어가면 억울하니 그냥 제왕으로 해주세요 이러고 39주 1일자로 급 제왕날짜를 잡았어
사실 제왕으로 급변경하고 나서 아빠가 진지하게 개인병원에서 제왕절개하는게 못미덥다고 지금이라도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으로 전원하자고 하시는데 나는 다니던 데서 날 39주동안 본 선생님한테 맡기고 싶었어
그리고 무슨일 있겠어? 라는 생각도 있었지…
날짜 잡고나서는 맘에 여유가 있어서 출산가방도 싸고
7월 7일에 룰루랄라하면서 남편이랑 병원가서
입원동의서도 쓰고 병실에 누워서 애기 만날 준비도 하고
남편한테, 한국어 1도 못함, 아기가 나오면 간호사 선생님이너를 불러서 애기 보여주고 애기 안아보게 해주고
사진찍고 애기는 신생아실로 가구 나는 후처리 끝나고 나올거라고 다 설명해줬어.
하반신마취+수면마취였거든
척추로 마취주사랑 카테터 달고 잠든 후에
후처치할때 쯤 깨어났어.
애기는 나와보니 4키로라고 하더라…
애기도 건강하고 수술도 잘됐다고 이제 입원실로 옮길거래서 ㅇㅇ 하고 복도에서 남편 만나서 입원실로 옮겼어.
여기서 내가 잘못을 하나 했어….
남편한테 압박스타킹 신겨달라는걸 까먹고 안하고
나도 계속 자니까 입을 생각을 안했어…
병실로 옮기고 나서 남편이 애기 사진 보여줘서 보고
인스타에 애기 태어났다고 올리고 진통제 간간히 맞고
여긴 가스가 안나와도 미음을 주더라구 그래서 수술 10시간만에 미음이랑 미역국이랑 물도 먹고 잠들었어
새벽에도 아파서 진통제 계속 맞았고
3시쯤에 간호사선생님이 이게 마지막 진통제라도
낼부터는 소변줄 뽑고 걷기 시작해야해서 다른 진통제로 바뀌준다더라 그래서 ㅇㅇ 하고 잤어
아침 7시쯤에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이제 소변줄 제거해드릴테니까 조금씩 걸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남편한테 여보 나 침대에서 내리는거 도와줘 했는데 한걸음 디뎠는데 너어무 괜찮은거야…
장기가 쏟아지는 느낌도 안나고 배가 미친듯이 아프지도 않고 그래서 오 제왕 생각보다 괜찮네?라고도 생각함
오전 8시부터 신생아 면회가능이라길래
남편한테 여보 복도 몇번 걷고 애기 보러가자 하고
입이 찜찜해서 나 가글할래 하고 가글했어
그리고 뒤 돌아서는데 그 순간 진짜 핑 도는거야…
당장 누워야돼 이 생각뿐이였어
그래서 I’m gonna pass out, 나 기절할거같아,
이러고 침대로 가서 눕고 눈 감은 기억까지는 나
남편말이 내가 나 기절할거같아 이러고 눕는건 못봤는데
돌아보니까 내가 침대에 반쯤 누워서 발작을 일으키고 있더래 그래서 바로 복도나가서 Nurse!! 하고 선생님을 부른거야
선생님이 오셔서 내 어깨를 두들리면서 엄마 정신차려봐요 엄마 괜찮아요? 이랬던거같아 그리고 나서 아마 다른분을 부르러 나갔는데 남편이 나를 보니까 가슴이 말그대로 움푹 들어가더래…. 풍선이 한번에 가라앉은것처럼…
자기가 한국어가 안되서 상황설명이 안되니까 다시 다른 간호사를 붙자고 와서 이것좀 보라고 하니까 그분이 이제 원장님이랑 마취과 쌤을 부르러 갔나봐
다른분은 혈압기 가지고 오고
그리고 나서 산소포화도나 심박수재는 기계를 가지고 와서 자기들끼리 상의를 하는데
남편은 1. 모니터 못읽음
2. 한국어 못해서 무슨 상황인지 모름
3. 여기가 분만센터인지 병원인지도 모르겠음
이래서
911. Emergency room. Hospital. Ambulance.
를 계속 외쳤데.
그래서 거기서 이제 119에 전화를 하고
인근에 있는 대학병원에도 전화를 한거야
그 때 잠깐 의식을 찾았어
남편은 거기서 911에 전화하는거 같으니까 우리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안받으시더래 그래서 아빠한테 전화해서 받자마자 Appa you need to come here right now. Right now 이러니까 아빠가 묻지도 않고 기달려 한시간이면 가 이러고 전화를 끊으셨데
참고로 한시간반거리임….
그리고 나서 구급차가 도착해서 날 이동식침대에 옮길때
고통이 어마무시해서 다시 의식을 차렸고
너무너무너무 아파서 토하기 시작했어…
남편말이 내가 짐승처럼 막 소리지르고 울고 그랬데
마취과 선생님이 동행해서 병원으로 이동하는데
너무너무너무 아파서 너무 아파요 죽여주세요
너무 아파요 그냥 죽여주세요 제발 그냥 죽여주세요
라고 계속 그랬어…
산소포화도랑 심박수가 안좋아서인지
산소마스크를 씌여주려는데 내가 공항이 와서
씌우지 말라고 계속 손으로 벗고 난리쳤어
남편한테 If something happend to me, take care of our baby.
내가 잘못되면 아기를 부탁해 이러니까 남편이 더더더 멘붕이 온거야 그래서 계속 What’s going on?
이러니까 마취과 쌤이
Pulmonary embolism 폐색전증
Heart failure 심부전
Heart attack 심장마비
이라고 말해서 남편이 더더 멘붕이 온거야
왜냐면 내가 막 건강한 편은 아니지만
평소에 아픈곳이 없었고 30대중반에 저 증상이 오리라곤 예상을 못했으니까….
병원에 도착하니까 누가 나한테 부모님 연락처를 묻길래 수신호로 엄마 번호를 알려드리고 다시 의식을 잃었어…
엄마는 남편이 아빠한테 전화하자마자 차에 타고 오는 중이였고 산부인과에서 전화해서 어디어디로 이송중이다라고 들어서 거기로 향하던 중에 병원에서 다시 전화해서
수속이랑 수납하셔야 하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전화가 왔데
병원에 도착해서는 수속하고 응급실로 가니까
CT랑 이런저런 검사를 한다고 알려주고 나서
제왕절개하고 혈전이 생겨서 그게 심장이랑 폐 사이의 혈관을 막았는데 양쪽이 다 막혔데….
그래서 일단 혈전 녹이는 약을 투여한다고 하고
그 약으로 실패하면 더 강한 약으로 한번 더 시도하고
그래도 안되면 또 약을 넣을지 수술을 할지 결정해야한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약으로 녹이는건 실패했는데
문제는 담당교수님이 내 앞으로 이미 2건의 수술이 있어서 내 수술이 저녁 7시로 잡혔데
병원에는 오전 아홉시쯤 도착했는데….
그 와중에 지나가던 타과 교수가 영어가 되니까 남편한테 내가 살 확률이 50:50이라고 그랬다는거야…
엄마랑 남편이랑 이미 울고있는데…
그래서 남편이 엄마 여시가 살 확률이 50프로도 안된데요 이러니까 엄마가 그런말 믿지마 우리 여시 백프로로 살아! 라고 울고 친오빠도 직장에 양해 구하고 내려오고 있었고…
수술시간이 밀리니까 엄마랑 아빠가 차라리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엄마가 친구분중에 간호대학교에서 교수님으로 있으신분이 있어서 전화로 물어보셨데
내 딸 상황이 이렇고 병원에서 이렇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이러니까 그 분이 이송중에 죽을 수도 있고
타병원에 가도 결국 확률은 50;50다 의사를 믿고 기달려라 이래서 이송 포기하고 그냥 저녁에 수술을 받는거로 했데
수술들어가기전에 남편한테 나 보겠냐고 해서 보러갔더니
내가 산소마스크쓰고 목에 튜브 두개
가슴에 관 네-다섯개
허벅지에 관 하나
오줌줄 걸려있고
기계로 호흡이랑 심장이랑 유지시키고 있었데
남편은 아… 죽기전에 인사시키라고 데려왔구나 싶었다고 하더라… 엄마도 얘가 못 살아남겠구나… 하고 싶었고
둘다 나중에 나 죽으면 따라 가려고 하셨었데…..
저녁 7시 넘게 시작한 수술은 새벽에 끝나고
수술이 끝나고 나서도 예후가 안좋았데
수술전에 혈전 녹이려고 쓴 약때문에 혹시 내부출혈이 일어날 경우 자기들이 막을 방법이 없다고…
앞으로 3일 관건이라고…..
근데 내가 새벽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았어
나는 정신이 든 담에 목에 삽입된 튜브 + 손발 구속되어 있음
때문에 공황와서 간호사 선생님한테 펜이랑 종이 빌려서
이거 빼주세요 이거 풀어주세요 물주세요 물 안되면 거즈에 물 묻혀서라도 줘요 그냥 재워주세요엉엉엉
아주 새벽 내내 개 진상 부리고….
,나중에 다 사과드림.
아침에 회진온 교수님 소매 붙잡고
종이에 제발제발 저 이거 때문에 너무 괴롭다고
제발 삽관 빼주세요 제발 저 공황와서 너무 괴로워요
이래서 교수님이 내가 젊고 히스토리도 없으니까
큰 결심하고 삽관 제거하고 콧줄로 바뀌주셨어ㅠㅠ
그러고 나서부터 산소포화도 모니터하면서 SICU에 있었고 마침 수, 토가 중환자실 면회 되는 날이라
엄마랑 아빠랑 남편도 잠깐 면회왔었는데
내가 진통제에 취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
좀 정신이 든 담에는 간호사 쌤들이랑 수다떨고 놀았고…
나는 정말 내가 그렇게 심각하게 아픈줄 몰랐어…
나중에 남편이랑 엄마한테 듣기 전까지는…
요약하자면
7일 제왕절개로 첫 출산
8일 혈전이 심장이랑 폐 사이 막아서 응급수술
3일이내가 관건이라고 함
9일에 SICU에서 기적적으로 의식 되찾음
글이 너무 길어져서 2탄으로 돌아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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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피글렛좋아 작성시간 22.10.03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시 고생했어... 여시랑 가족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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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샤리샤리타타 작성시간 22.10.04 아 넘 눈물나ㅠㅠㅠ 너무 다행이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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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심심한시골주1 작성시간 22.10.04 너무 눈물나서 한참 멈추고 다시 읽고 그랬어 ㅜㅜ 나도 심장 수술 했어서 더 몰입되고 그러네. 너무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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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모화과 작성시간 22.11.09 글 읽는데 눈물이 난다ㅠㅠ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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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As you wish 작성시간 23.05.24 여시 글 읽다가 울었어ㅠㅠㅠㅠ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지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