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Maple Lea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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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TMI에 아직도 병원생활중이라 바로 왔지요.
아 그리고 나는 술은 좋아하지만, 담배는 끊은지 오래임
필때도 하루에 한두개만 폈었어. 피임약 먹은 경험 있지만
반년만 복용했어.
근데 아빠쪽으로 심장쪽으로 히스토리가 있긴해
큰아빠가 심장이 혈전때문에 막혀서 뚫는 시술 세번 정도 하셨고 친 오빠도 삼십대초에 부정맥이 와서 결국 페이스메이커 달았어.
전편에서 쓴데로 나는 천운으로 수술하고 12시간안에 의식을 되찾았어…
중환자실이라 면회도 어렵고 핸드폰 반입도 안되서 남편이 손에 조용히 편지 쥐어주고 가서 힘들때마다 읽었어
여전히 가슴에 관 3-4개, 요도관이 꽂혀있었고
산소포화도가 낮아서 호흡기는 끼고 있었어
자가호흡 열심히 연습 안하면 다시 삽관해야된데서
진짜 숨쉴때마다 폐가 찔릴듯이 아픈데 길게길게 호흡하는 연습 계속했어….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간호사 쌤들이랑 친해져서
쌤들이 외국생활 어떤지 물어봐서 답해드리고
내가 농반진반
‘저 캐나다에서 이랬으면 이미 죽었어요ㅋㅋㅋ’
이랬는데 사실 난 내 상황에 대해 모르고 있었거든
그리고 쌤들 너무너무너무 친절하신거…
등이 배겨요 이러니까 패드 갈고 나서 옆으로 누을수 있어요? 이러고 등 문질러 주시고ㅠㅠ
나 애기 낳고 한번 안아도 못보고 보지도 못하고 왔다니까
토닥토닥해주시고ㅠㅠ
오며가며 계속 확인하시고
그리고 엄마 친구분이 간호대학교 교수님라고 했잖아
그 분이 엄마랑 통화하고 나서 물어물어 건너건너건너 아는 사이로 내가 있는 병원 펠로우쌤을 찾아서
물어봤데 거기 무슨 병동에 온 여시라는 환자 어떠냐
이랬는데 그 펠로우 쌤이
혈전 크기도 어마무시하고 위치도 너무 안좋아서
아마 살아남기 힘들고 살아나도 휴우증이 심하게 남을거라고 그랬데…. 근데 친구분이 차마 그날을 말을 못한거야
그리고 엄마 또 다른 친구분 며느님이 마취과 의사쌤인데
이모가 내 친구딸이 이렇다 니까 자기가 수술한 케이스중에 살아남은 경우가 별로 없다고 했다는데…
그 분도 그날을 차마 그말을 못한거야…
근데 ,종교 이야기 미안해,
엄마가 나 쓰러지고 진짜 주변분들, 다니는 교회 목사님한테 제발 기도좀 해달라고 그러고
남편도 시동생네랑 전도사님인 친구한테 상황이 이렇다 기도좀 해달라 이래서 다들 기도 많이 해주셨데
덕분에 그런지 내가 진짜 회복력이 엄청 난거야
물론 통증이 심해서 비급여 진통제맞았지만
회복이 생각보다 잘됐는지
목이랑 허벅지에 잡아뒀던 혈관라인?인지 튜브 빼고
가슴에 꽂힌 튜브도 하나 뺏어 그리고
일요일 저녁에 심장외과 집중치료병동으로 옮기기로 했어
병실 이동 정해지고 나서 아빠가 일인실이나 이인실로 알아봐달라고 했는데 간호사선생님이
집중치료실로 가면 병실안에 모니터도 있고
안에 담당 간호사쌤이 상주하고 있어서 일반병동 보다 좋다고 해서 아빠가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하고
밤에 병실 이동했어
코로나 때문에 한명만 병동 들어갈수 있는데
아빠랑 남편이랑 잠깐이라도 나 본다고 와서
엘레베이터 타고 이동하는 동안 얼굴보고
아빠가 나한테 애기 걱정말고 니 회복만 생각하고
돈 걱정말고 비급여라도 아프면 진통제 팍팍 맞으라고 하더라구….
나중에 알게됐죠 그 진통제의 비밀을…
남편도 여보 걱정하지마 다 잘될거야 이러고
나는 다급하게 여보 애기 사진 카톡으로 보내줘
그대로 밤에 병실이동하고
엄마가 간병인 침대에서 지내주시고
남편은 본인이 있고 싶었는데
언어의 한계로 인하여…
아빠한테 단번에 거절당함….
진통제빨+몇일만에 핸폰 받아서
시동생네한테도 나 괜찮아~ 이러고
친구들한테도 나 아팠는데 괜찮아~
이러고 카톡보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내가 그렇게 심각했는지 몰랐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마 아빠 남편 다 너무 충격받고
고통스러워서 다시 말하기 힘들어서 그 때는 말을 안한거같아
하루밤 푹자고 아침에 밥도 좀 먹고
밀린 여시도 하고,매우중요!.
시동생부부랑 우리 부부랑 인별에 단톡방 있어서
밀린 메세지 보는데….
와….. 진짜 보면서 펑펑울었어…
남편이 나한테 무슨일이 생겼다고 기도해달라고하고
계속 업데이트하고….
남편이 자긴 여시 없는 인생 못사니까 제발 기도해달라고
자긴 여시 없이는 살수 없다고…
그래서 펑펑 울고 엄마한테
엄마 나는 내가 이렇게까지 심각한줄 몰랐어
이러니까 엄마가 울먹이면서
엄마는 니가 이렇게 앉아서 엄마랑 수다떠는 것만으로도
정말 꿈같다고 당신은 내가 죽으면 따라 죽을려고했데
내 새끼 앞새우고 내가 왜 사냐고
그러다가 우리 애기 보고 왔는데 막 눈물이 나더래
그래 내 새끼 죽어도 내 새끼의 새끼는 내가 지켜줘야지
엄마는 남편이 나 죽으면 애기 데리고 캐나다 돌아가서
연락도 끊고 사라질까봐 남편한테 애원하려고 했데
애기 자기가 6살까지는 키우게 해달라고
같이 키우자고….
진짜 내가 엄청난 불효를 저질렀구나 싶더라구…
나는 중환자실에서 진통제에 취해서
히히거리는 동안 우리 모부님은 지옥밭에서 살았구나…
그리고 담날 오전 회진에 엄마가 담당교수님께 조심히
얘 퇴원은 언제쯤? 이랬더니
교수님이 너무 담담하게 환자분 거기 침대에 앉아서 있는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에요
제왕후 혈전이 생기는건 흔하지만 환자분처럼 폐나 심장으로 가서 박힌 케이스같은 경우에는 열의 아홉은 죽어요 이러시는거야….. 우리 엄마 또 울고…
나한테 오늘부터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운동하라고 해서
엄마가 휠체어에 태워서 병동도 돌아다녀주시고 바람쐬자고 일층에도 데려가 주셨는데
내가 과체중인데다가 산소통도 휠체어에 달려있어서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하시더라구….
그리고 기저귀차고 있는데… 차마 대변을 기저귀에 못놓겠는거야…. 그럼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그럼 엄마가 나를 휠체어에 태어서 관이랑 연결된 통 두개에 오줌통에 산소통까지 주렁주렁 달고 화장실 가서
문도 못닫고 화장실 이용하는데 현타….
그래서 담날 걸어보고 싶다고 워커로 걸어본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걷는게 괜찮더라구
숨도 산소차서 그런지 안힘들고
그래서 그 담날부터 걷기 시작했어
걷는거 + 공기압 기계때문인지 다리 붓기도 빠지더라구
산소포화도도 올라가서 투입량도 6에서 5로 줄이고
그래도 아무래도 수술받을때 갈비뼈를 자르고 심장수술을 받은거라 통증이 있어서 진통제는 계속 리필받아서 썼어
근데 세번째 리필받고 쓸때 발견한건데…
진통제가 마약성이더라구… 펜타닐이 들어간…
그래서 이것까지만 쓰고 끊기로 결정했어
한국은 마약에 민감하니까 중독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어쨋든 마약성이니까 장기투약하고 싶지 않았거든
걷기시작한 날부터는 간병인 여사님 고용해서 쓰기 시작했고
엄마는 집에서 좀 쉬시기로 했어
애기는 출산한 병원 신생아실에서 봐주고 있는데
만약에 내 입원이 장기화되면 집으로 데려와야하니까
엄마가 최대한 쉬는게 좋을거같더라구
남편은 애기 집에 데려오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나 몸좀 추수리고 하자고 보류시켜놨어
난 집중치료병동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긴 했지만
아직 병원신세고… 애기 태어나고 11일 지났는데
실물도 못보고 안아도 못봤어….
빨리 나아서 애기 데리러 가야하는데
퇴원이 밀려서 멘붕오네….
저의 투병기는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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