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율곡이이이이이잉
많이 무섭진 않은데 내가 겪은 가장 미스테리하고 소름끼치는 경험이라 기록할 겸, 공유할 겸 남겨봐..!
초등학교 5-6학년때쯤 가족들과 강원도 고성에 있는 알프스리조트에 갔어
나는 아랫 지방에 살아서, 그당시 차로 가니까 아침일찍 출발했는데도 오후 5시나 되어서 도착한거야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였나? 그랬는데 많이 늦게 도착한거지...
그런데 바로 입실하지도 못 하고 리조트 카운터앞에서 한참 대기했어. 객실시간 아깝다.. 이런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렸던 생각이남... 아빠가 왔다갔다 하시면서 계속 프론트 직원과 얘기하고.. 객실 예약관련해서 뭔가 문제가 있었나봐. 어렸을때라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해결이 됐는지 드디어 짐챙겨서 객실로 향했어
우리는 객실에 짐을 풀어두고 스키복으로 갈아입은 뒤 조금 쉬다가, 야간스키를 타러갈 예정이었거든
호수가 적혀있는 방키로 문을 열었는데 문이 안 열리는거야
아빠가 어, 뭐지? 하고 방키에 적힌 호수를 다시 확인하셨는데 분명 호수도 맞고, 모두 어리둥절하고.. 다른 건물인가? 하고 있었어
빌라처럼 낮은 층수의 건물이 여러개있는 단지 구조였고,
프론트가 있는 건물에서 나온뒤 빌라 단지를 몇분 걸어서 도착한거였거든.
어쨌든 확실히 동호수가 맞으니까
아빠가 계속 문을 열어보려고 시도하고, 벨도 눌러보고 하는데
갑자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왠 아주머니께서 황급하게 “잠시만요~~~” 하는 목소리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파악도 못하고 기다리고있는데 잠시후에 문이 열렸어
머리가 젖은채로 물이 뚝뚝흐르고 옷도 젖어있는 아주머니께서 문을 열어주시더니
직원인데 청소가 늦어져서 그랬다고 죄송하다고 인사하더니 후다닥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시더라고
또 “잠시만요~~” 하면서 화장실이랑 거실에서 배낭이랑 목욕가방같은 짐들을 한가득 챙기더니 허겁지겁 나가셨어
가족들 전부 기분이 좋진 않았어... 리조트가 싼 가격이 아니잖아. 근데 안그래도 입실이 늦어졌는데 직원이 안에서 부랴부랴 나가고... 엉망이네 싶었지
방에 들어갔는데 방 전체가 너무 습했어
화장실은 방금 목욕하고 나온듯 김이 잔뜩 서려있고, 방금 물청소했는지 희미한 락스냄새가 났고
문제는 방 전체에 나는 지독한 악취였어
방이 원룸형태에 큰 통창이 있었는데 창문도 안 열어두셨더라고 물론 겨울이라 추우니까 그럴수 있는데.. 이정도 악취가 나는데 왜 환기도 안 시키고, 화장실도 잔뜩 젖은채로 방을 준비해두지? 싶은 생각에 불쾌했던 기억이 나.
악취에 모두 눈살을 찌푸린 채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야? 하면서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켰어
엄마는 “아지매가 손님들 늦게 온다싶으니까 목욕하셨는갑다~~~“ 하시면서 아빠랑 그냥 웃고 넘어가셨어
두 분 다 평소에 클레임걸기보단 좋은게 좋은갑다 하고 이해하는 성격이시거든
근데 악취가 환기를 아무리 시켜도 빠지질 않더라
우리도 추우니까 언젠가 창문을 닫아야하잖아...
현관이랑 창문 모두 활짝 열어놓고 한참을 있어도 냄새는 거의 그대로였어
냄새를 표현하자면 뭔가 짭짤한 썩은 내? 하수구 냄새같기도 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냄새 같기도 하고..
근데 분명 음식 냄새는 아니고...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왜냐면 정말 생전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어..
그 냄새가 우리가 가져갔던 짐들이랑 옷에도 다 배어서
집에와서 가방을 열었을 때도 그 냄새가 나더라
밤에 잘 때가 제일 괴로웠어
추우니까 어쩔수없이 창문을 닫고 자야하는데 도저히 냄새에 익숙해지질 않는거야
후각은 비교적 적응이 빠르잖아. 근데도 참기 힘들정도의 악취였어
이정도면 컴플레인을 걸 만 도한데... 부모님 성격상, 또 어차피 늦게 도착한데다 1박만 하는거니까 그냥 참으셨던 것 같아
그래도 스키는 재밌었고, 그날 야간 스키타고
다음날 낮에도 실컷타고 집으로 내려왔지
초등학교때 기억을 이렇게 자세하게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때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 것 같아
왜 그런 말도 있잖아
후각이 가장 그때의 기억을 잘 떠올리게 하는 감각이라던가?
아무튼 이런 기억을 간직한채로 나는 성인이 돼서 생명공학쪽 연구소에서 일하게 됐어
나는 특히 동물실험을 주로 했는데 대학교때부터 실습을 했고 회사에서도 계속 동물을 다뤘지만
실험이 끝나고 그 사체들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그동안 전혀 몰랐었거든 (담당직원이 따로있어서)
근데 회사 당직날 처음으로 동물 사체 처리까지 해야될 일이 생겼어
담당직원 호출해서 이거 어떻게해요?
하니까 와서 들고 따라오래
옥상으로 가니까 엄청 큰 냉동고가 있더라고
거기다 대량으로 보관했다가, 업체에서 가지러오면 한번에 보내는 방식이었어
냉동고 안에는 쥐 뿐만 아니라 돼지, 기니피그, 랫(엄청 큰 쥐라고 보면 됨) 등 여러 동물의 사체가 함께 들어있었어
그 냉장고를 여는 순간, 너무 익숙한 악취가 나는거야
절대로 잊을 수가 없는 냄새였지
너무 끔찍하게도
알프스리조트에서 나던 그 악취였어
정확히 똑같았어
그 냄새를 절대 잊을 수가 없었거든
그러고보니 내가 살면서 사체나 시체 냄새를 맡아볼일이 언제 있겠어 그때가 처음이지...
그 냄새가 시체냄새라는걸 그때 처음 깨달은거야..
충격적이었어
그러고보면 그것이알고싶다 같은 미제사건 프로그램에서 같은 건물의 사람이 죽은지 한참돼서 악취가 진동을 해도 그 이웃들이 “사람이 죽은 것 같다”고 신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악취 민원을 넣고 집주인이 연락도 안되고하니까 어쩔수 없이 문따고 들어가면서 시체인걸 알게 되잖아. 그 이유를 알 것 같더라고..
시체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니까...
뭔가 젓갈 썩은내, 간장 썩은내? 정말 뭐라 설명할 수가 없는 냄새야. 그냥 너무 싫고 괴로운 냄새고..
그때 리조트의 악취가 시체 냄새가 정말 맞다면
도대체 그 방에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그 아줌마의 정체는 뭐고
왜 우리는 입실이 한참이나 늦어졌던 걸까?
아줌마는 왜 급하게 욕실을 청소하고 목욕을 했던 걸까?
아줌마가 직원이 맞긴했을까? 직원복도 아니고 그냥 평상복 차림이었는데... 배낭들은 뭐였지?
그때 우리가족 중 한 명이라도 시체 냄새란 걸 알아채고 리조트에 클레임을 걸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서 너무 끔찍하고 혼란스러웠어 아직까지도 의문이고..
쥐 시체가 천장에 있었을 가능성도 있는데
사람 직감이라는게 있잖아
나는 왠지모르게 그게 사람 시체 냄새였다는 생각이 들어..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르고 훨씬 강렬한 냄새였거든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추가로
리조트 근황이 궁금해져서 검색해봤는데 이미 폐업한 지 오래더라고.
근데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되어있어서 폐가체험 명소? 처럼 된게... 뭔가 그때 기억을 더 소름끼치게 만들더라
아래가 알프스리조트 근황
사진 주의!
https://www.dmitory.com/189580349
여기가면 사진 엄청 많아
강철부대 대테러작전, 나는 살아있다 촬영지로 사용하기도 했다네 ...
보니까 2006년에 문 닫았다고하는데
내가 간게 2001~2002년쯤으로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