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806031926750172
김남연(52)씨는 최근 주말 아침
자폐성 발달장애 1급인 아들 윤호(20)씨와
서울 삼성동의 한 대형 커피전문점에 갔다
30분만에 쫓겨나야 했다.
김씨는 음료 주문 전
“아이가 소리를 낼 수 있고
돌아다닐 수도 있다”고 양해를 구했고,
종업원도
“고객이 별로 없으니 괜찮다”고 허락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고 나타난 매장 매니저는
경색된 얼굴로 “영업에 방해된다”며
“당장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아이가 혼자 소리만 낼 뿐
다른 고객에게 다가가지조차 않은 데다
주문 전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 점에 대해 설명했다.
매니저는 “고객들이 얘기를 못하는 것일 뿐
이 분을 싫어하고 힘들어 한다”며
“매장관리 자격이 없는 종업원이 잘 모르고
허락한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김씨는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기 힘들어
매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공중 목욕탕에서도 아이가 용변을 보고
물장난을 치는 통에 쫓겨나면서
안 간지 오래됐다”며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적응은 했지만
대부분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공공장소에 가는 걸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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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정숙(52)씨는 2016년
자폐성 발달장애 1급인 아들 민우(21)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전학을 시켜야 했다.
일반 고등학교 특수학급에 배정받아
과목에 따라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을 교차하며
수업을 듣던 중 체육시간에
일반학급의 다른 친구를 때린 것이다.
일반학급 교사 혼자 학생들을 관리하기에는
버거웠을 상황임을 감안해도
한 번의 실수에 대한 결과는 냉혹했다.
곧바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민우는 강제전학을 해야 했다.
김씨는
“민우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편이긴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적응할 수 있었을 것”
이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전학을 요구 받으면서
교사로부터 들어야 했던 말,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곳이에요”
라는 말은 김씨에게 큰 상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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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연씨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윤호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교사가
‘기물파손 등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책임을 지라’
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한 것이다.
김씨는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의 요구로
각서를 썼지만 학교 측에 이 문제를 따졌고
결국 이 일을 계기로 교사의 입장을 두둔한
다른 부모들과의 사이가 틀어졌다.
김씨는
“교사와 부모들이 한 편이 되어 문제를 삼으니
전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특수학교에 자리가 없어
결국 1년을 집에서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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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내 이름은 화난, 빡쳐있죠 작성시간 23.04.22 대중탕에 대변을 보거나 동급생을 때리거나 하면 당연히 대중시설 이용이 어렵고 통합수업이 힘들겠지. 공공기물이나 사유재산을 훼손한다면 배상을 해야 하고.. 장애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것과 별개로 타인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보호자가 배상을 해야 하지 않겠어? 배상을 요구하는 것조차 차별이라면 일반인이 입는 피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위에 언급된 사례들은 일반적인 인내와 배려의 영역을 벗어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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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노나돔 작성시간 23.04.2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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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홈런볼먹는중 작성시간 23.04.23 제도가 뒷받침 될 수있게 해야지. 밀어낸 사람들도 이해 감. 받아줄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 개인한테 무작정 고통분담하라면 누가 좋아해? 지금 개인은 그럴 여력이 없는 사회임. 저거 거절한 사람들 보면 또 사회적 약자들임. 교권추락한 교사, 서비스업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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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neon 작성시간 23.04.23 장애인 인식 더 좋아져야하는건 맞아 근데 이 케이스는..관련 업종이라 많이 아는데 자폐1급이면..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알겠거든? 통합은 무리라고 생각해 ㅠㅠ 애초에 특수학교 갔어야됐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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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왕부자님 작성시간 23.04.26 발달장애인 대상 사업했던 사회복지사임
그냥 이거 하나만 알자.
내 자식이 발달장애인이 될 수 있고, 나도 사고로 발달장애인이 될 수 있음.
장애인의 90프로가 후천적 장애인이야.
내가 겪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쉬움.
카페가기도 눈치보이고 학교보내기도, 보내고 나서도 매일매일이 사건사고라면 장애인 가족도 당연히 본인 가족이 잘못한거라고 인정하면서도 피해의식이 생길수밖에 없음.
비장애인도 살기 버거운 세상인데 거기서 눈치보며 아등바등 사는 장애인 가족 조금 더 포용해줄 순 없을까?
배려를 권리처럼 누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고까워 보일순 있겠지만
어쨌든 비장애인보다는 부딪혀야 할 일, 소외되는, 고립되는 일이 훨씬 많음
이런데서 쉽게 남기는 글이 어쩌면 또다른 비장애인에게 안좋은 인식(발달장애인은 사회에 피해를 준다)으로 박혀서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상처주는 일이 생길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