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64770
[아이들은 나의 스승] 아이들이 선정한 역대 최악의 대통령 가운데 한 명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인물을 꼽는다면?"
언젠가 수업 시간에 주의를 환기할 겸 아이들에게 물었다.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야 여러 언론에서 흔히 다루는 소재여서 반대로 질문해 본 것이다. 물론, 최고로 꼽는 대통령은 어른이고 아이고 별 차이가 없다. 십중팔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 아니면 박정희. 그리고 간혹 김대중.
그들의 눈에 비친 최악의 대통령은 누구일까. 부모 세대가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광주의 아이들이라서인지 전두환이 압도적인 1위다. 과거 어느 백일장에서 전두환을 뿔 달린 악마로 표현한 어느 초등학생의 그림을 본 적도 있다. 그렇다면 2위는?
박근혜였다. 세월호 참사와 촛불 혁명을 직접 겪은 세대로서, 1위가 아닌 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역사적 경험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정치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른바 '정치적 효능감'이다.
3위는? 의외의 인물이 차지했다.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은 이명박도, 유신 독재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도, IMF 외환 위기를 초래한 김영삼도 아닌, 이승만이었다. 아이들은 이구동성 그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할 인물'로 꼽았다.
요즘 아이들은 4.19 직후 내각책임제 상황에서 대통령을 역임한 윤보선이나, 박정희가 측근 김재규에 의해 살해당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 최규하에 대해선 잘 모른다. 워낙 존재감이 없는 인물들인데다 교과서에서도 거의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승만을 '디스'하는 이유는 뭘까. 현대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시험에도 자주 출제되다 보니 이름을 낯설어하는 아이는 없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이름이 교과서에 족히 열 번도 더 등장한다. 빈도로 치면, 전체를 통틀어 아마 1등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의 직함과 행적을 '따로국밥'처럼 여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 매 순간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의 행적은 늘 직함에 못 미치거나 엇나가기 일쑤였다고 비판했다. 과연 그의 공이 있기나 한 건지 의심을 품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화려한 직함 말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