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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군청소재지(읍(邑)) TOP 10

작성자흥미돋망태기|작성시간24.05.27|조회수8,121 목록 댓글 8

출처: https://www.fmkorea.com/7047076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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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군청소재지(읍(邑)) TOP 10

 

 

아직 안 읽어보신 분들은 읽고 와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본 글은 전국의 200개가 넘는 읍들 가운데 군청소재지만 인구 순위로 줄 세운겁니다.

 

군청소재지가 뭐냐구요? 말 그대로 군청이 위치한 읍입니다.

(군청이 위치한 면은 읍으로 승격시키는 조항이 있어서 군청소재지가 면인 케이스는 없음)

 

댓글로 군청소재지가 아닌 읍 들고 와서 엥? 여기가 더 인구 많지 않나요? 왜 이 글 순위에 없죠?! 이딴 소리하시면 저희 아버지가 드시는 고혈압 약을 저도 같이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면 인구가 2만명을 넘으면 읍으로 승격한다.

면 인구가 2만명을 넘기지 못하더라도 군청소재지라면 읍으로 승격한다.

읍 인구가 5만명을 넘기면 읍은 동으로 승격(=분동)되고, 그 군은 시로 승격한다.

군 인구가 15만을 넘기면 시로 승격한다. (사실 이 조항엔 세부조건이 더 있는데 군 인구 15만을 넘기면 웬만하면 조건 달성함)

 

 

 

그 외에도 승격 조건은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일단 요 정도를 알고 계시면 본 글과 이전 글(인구 적은 군청소재지)을 조금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바로 시작해보죠.

 

인구는 2024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10위


(사진은 진천 농다리, 진천군 문백면 소재)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29,889명 / 86,626명

 

10위는 진천군 진천읍입니다.

 

진천군의 인구 추이는 꽤나 특이합니다.

 

1966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서 진천군의 인구는 87,526명이었는데, 60년 가까이 지난 2024년 현재에도 86,626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요.

 

60년 동안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을걸까요?

 

ㄴㄴ 그건 아닙니다.

 

진천군의 인구는 여타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60년대 이후 정말 빠르게 감소해 1990년에는 5만명 선까지 붕괴됩니다.

 

그러다 수도권 규제를 피하고 싶었던 공장들이 수도권에 가까운 진천군에 관심을 보이게 되고, 많은 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며 2000년대 들어서는 6만명 이상으로 회복하게 됩니다.

 

다만 최근 진천군의 폭발적인 인구증가의 원인은 다름 아닌 진천군과 음성군 사이에 들어선 충북혁신도시인데요,

 

충북혁신도시가 위치한 진천 덕산면 지역은 원래 그저 그런 농촌 지역이었는데, 충북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현재는 30,937명으로 진천읍의 인구도 제치고, 2019년에는 읍으로 승격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진천은 인구 3만명의 진천읍과 덕산읍을 가지고 단독 시 승격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만...

 

현 상황으로써는

 

1. 진천읍이나 덕산읍 둘 중 하나의 인구가 5만명을 넘길 것

2. 진천군의 인구가 15만명을 넘길 것

 

두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해야 시 승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될겁니다 아마.

 

그나마 2020년대 들어서는 덕산읍 인구도 그렇게 빠르게 늘지 못하고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진천은 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비수도권 인구증가율 1위

도 산하 군 가운데 유일하게 소멸위험 지역 아님

군 가운데 유일하게 초고령화 지역 아님

 

이상의 타이틀을 갖고 있어 전망이 꽤나 밝은 축에 속한 도시입니다.

 

 

 

9위


(사진은 예산시장, 예산군 예산읍 소재)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30,630명 / 78,183명

 

사진 속 예산시장은 백종원이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한 시장으로 유명하죠.

 

백종원의 집안이 예산군 지역 유지이기도 하구요.

 

예산군도 여느 농촌 지역과 다를 바 없이 1966년 인구 17만을 넘긴 이후로 꾸준히 인구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 사이에 내포신도시가 조성되며 인구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내포신도시가 홍성 위주로 개발이 되면서 삽교 쪽 내포신도시 인구는 아직 크게 늘지는 못했습니다.

 

내포신도시가 예산군 전체의 인구 감소세만 겨우 늦춘 모양세죠.

 

예산읍 자체의 인구는 최근 들어 그 감소세가 더 심해지는 추세입니다.

 

다만 예산읍의 체급이 군 소속 읍치고는 원래부터 컸어서 아직 티가 안 날 뿐...

 

 

 

8위


(사진은 호국의 다리, 칠곡군 왜관읍, 약목면 소재)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31,115명 / 109,234명

 

히히 칠곡이다!

 

제가 왜 신났냐구요?

 

칠곡은 바로 너무 설명할 게 많은 도시이기 때문입니다ㅋㅋㅋㅋ

 

앞에 등장한 예산은 그냥 원래부터 체급이 컸고 최근 신도시가 생겼다! 

 

이걸로 끝이라 노잼이었는데 말이죠.

 

일단 칠곡군은 비수도권, 비광역시 소속 군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인구 10만이 넘는 군입니다.

 

 


칠곡군은 원래 인동군과 칠곡군으로 다른 2개의 고을이었는데, 1914년 일제의 부군면 통폐합 때 칠곡군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인동군과 칠곡군은 서로 붙어있긴 했지만 인동군 시가지(=당시 인동면)랑 칠곡군 시가지(=당시 칠곡면)는 서로 정반대편에 있었기에 약간은 이상한 통합인가? 싶긴 한데

 

전국에 더 이상하게 통합된 지역들도 많아서 이 정도면 나름 무난한 편입니다...


(1914년 통합 직후 칠곡군의 영역)

그래도 통합을 하면서 군청은 인동면과 칠곡면 사이 나름 큰 고을이었던 왜관면(현 왜관읍)에 놓게 됩니다.

 

칠곡군은 북쪽으로는 구미가, 남쪽으로는 대구가 가까이 있어 도시가 빠르게 발전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구미와 대구가 너무 가까이 있었다는 겁니다.

 

구미와 대구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1978년에는 인동면을 구미에 털리고, 1981년에는 직전 해에 읍으로 승격한 칠곡읍을 대구에 털리게 됩니다.

 

그래서 칠곡군은 인동과 칠곡을 통합한 도시인 주제에 인동도, 칠곡도 없는, 이름만 칠곡인 도시가 되어버립니다.

 


(현 행정구역 지도)

그래도 칠곡군은 큰 도시인 대구와 구미 사이에 끼어있어 군치고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랐고, 2010년대에 들어서며 칠곡군 인구는 12만을 돌파하며 시 승격을 노릴만한 인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후 인구가 정체기에 머물자 마음이 다급해진 칠곡군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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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인구 15만 찍고 승격하는 건 힘드니까 인구 5만 이상인 읍을 하나 만들자!!!

 

2015년 1월 기준 칠곡군의 3읍 인구

왜관읍 : 32,612명

석적읍 : 32,228명

북삼읍 : 26,623명

 

???) 엥? 그냥 2~3만따리 읍만 3개 있으면서 뭔 5만인 읍을 만들어요?

 

칠곡군) 그럼 북삼읍이랑 석적읍을 통합하면 되지! 어차피 얘네 다 구미생활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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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위 지도만 대충 봐도 북삼읍이랑 석적읍을 통합하면 누가 봐도 조랭이떡이잖아요?

 

넓은 의미에서 둘 다 구미생활권인 지역인건 맞지만, 소생활권이 일치할 리가 없었기에 행정안전부가 그냥 씹었습니다.

 

그 후로 칠곡군은 시 승격 기준을 15만에서 12만으로 낮추려는 시도도 했지만 그것마저도 실패하고 최근엔 인구 11만 선마저 깨져버려서...

 

참고로 구미에 빼앗겼던 인동면 지역 (현 구미시 인동동, 진미, 양포동 일대) 인구는 현재 10만명을 훌쩍 넘겼고,

 

대구에 빼앗겼던 칠곡읍 지역 (현 대구 북구 칠곡지구) 인구는 약 21만명입니다.

(이 동네 때문에 대구와 대구 주변 지역에서는 칠곡이라고 말하면 이 대구 칠곡지구로 알아듣고, 칠곡군 지역은 왜관이나 해당 읍면 지명으로 말해야 알아들음)

 

이들 지역이 만약 다시 칠곡군으로 돌아온다면 당연히 당당하게 칠곡시 타이틀을 달았을건데요.

(그럴 리 없음)

 

 

아, 그리고 북삼읍이랑 석적읍이 구미생활권이랬잖아요? 이 두 곳이 얼마나 구미와 밀접한 지역이냐면...

 


(파란 선 북쪽이 구미시 진미동, 남쪽이 칠곡군 석적읍)


(파란 선 동북쪽이 구미시 임오동(오태동), 남서쪽이 칠곡군 북삼읍)

 

실제로 여기는 한 아파트 단지도 아니고 아파트 라인에 따라 한 동에서 구미/칠곡이 갈리는 사례도 있고

 

심지어 행정적으로는 주소가 하나긴 하지만 시/군 경계가 집 안을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칠곡군 자체는 규모가 정말 큰 군이지만

 

군 북쪽으로는 구미 생활권, 남쪽으로는 대구 생활권, 군청소재지인 왜관읍은 그냥 왜관...인 요런 도시입니다.

 

 

 

7위


(사진은 비발디파크 스키장, 홍천군 서면 소재)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홍천읍

33,894명 / 67,206명

 

1,820km^2의 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기초자치단체, 홍천군의 홍천읍입니다.

(제주도랑 비슷함, 서울의 3배 면적)

 

넓이도 넓이인데, 동서로 길쭉하기까지 해서

 

군의 서쪽으로는 경기도 양평군, 가평군과 맞닿아있고, 홍천군의 동쪽으로는 동해안의 도시인 강릉시, 양양군과 맞닿아있습니다.

 

최서단과 최동단의 직선길이가 약 95.8km로,

 

서울시청을 기점으로 대충 충남 서산까지, 또는 충북 충주까지가 한 도시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의 길이입니다.

 

홍천읍은 홍천군 인구의 절반이 거주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읍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군의 면적이 정말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홍천읍말고는 번화한 지역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홍천에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읍이 홍천읍말고 하나 더 있었다면 그대로 반갈죽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넓이잖아요...?

 

물론 홍천군이 너무 넓기도 하고, 특히 홍천군 동쪽은 우리나라 최고 오지로 꼽히는 산간지방이기 때문에 교통도 좋지 않아 군 내부에도 나름 지역의 소중심지 역할을 하는 지역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중심지 지역들도 너무 산골짜기라서 규모를 타 시군 읍내에 비유하기는 초라한...

 

물론, 역사적으로도 원래 좀 넓긴 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로 경계가 조정되면서 좀 많이 넓은 도시에서 정말 넓은 도시가 됨)

 

 

 

6위


(사진은 홍주읍성의 동문인 조양문, 홍성군 홍성읍 소재)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35,691명 / 98,317명

 

네, 홍성군 홍성읍입니다.

 

여기야말로 원래부터 체급이 컸던 군인데요,

 

여기가 사실 조선시대때에는 충청도 4대 도시였습니다.

(충주, 청주, 공주, 홍주)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던데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도의 이름은 당시 가장 큰 도시 2개를 따와서 만든 이름인데,

(ex. 충청도=충주+청주)

(평화누리특별자치도처럼 근본없게 만들지 않음)

 

충청도의 이름이 잠시 청홍도(청주+홍주), 공홍도(공주+홍주), 충홍도(충주+홍주)였던 때도 있었고,

 

1895년 잠시 23부제가 시행될 때는 아예 홍주군을 중심으로 한 홍주부도 설치됐었습니다.

(현재의 도(道)처럼 최상위 행정구역 단위이고, 도보다는 약간 작은 규모인 일본의 현 느낌과 비슷)

 

그런데 아까부터 거슬렸는데 홍성이 아니라 홍주요?

 

네, 원래 홍성보다 더 근-본이 넘치는 이름은 홍주입니다.

 

1914년 부군면 통폐합 때 주군과 결군이 통합되어 각각의 글자를 따와 홍성군이 된거거든요.

 

다만 홍주가 결성보다 압도적으로 큰 고을이었는데, 통합된 이름이 홍주군이 아니라 홍성군이 된 건 좀 의문입니다.

 

나무위키에는 한용운, 김좌진, 홍주의병 등의 홍주의 반일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설과, 홍주와 공주의 일본어 발음이 같았기 때문에 홍주를 홍성으로 개칭했다는 설을 써놨는데 정확한 이유는 그 때 이름 지은 놈들이 알겠죠 뭐.

 

여튼 근-본이 넘치는 홍주를 두고 홍성이라는 무근본 이름을 달고 있기 때문에 군 차원에서도 홍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는 모양입니다.

 

다만 홍성이라는 지명이 사용된 지 100년도 더 됐고, 바꾸는데 비용도 적잖게 들기 때문에 적당한 명분이 필요한데...

 

그 적당한 명분이란게 바로 시 승격입니다.

 

어차피 시 승격이 되면 '홍성군'으로 표기가 된 것들을 죄다 갈아치워야 되는데, 어차피 갈아치울거 홍주시로 이름을 바꾸면 일석이조잖아요?

 

다만... 홍성읍의 인구도 2010년대 중반 4만3천을 찍은 뒤 감소하고 있고,

 

홍성군에서는 인구 15만을 찍어서 시로 승격하는 걸 노려보고 있지만 내포신도시가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군내 타 지역들의 인구 감소로 10만 명 정도에서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여기도 시 승격은 쉽지 않을겁니다.

 

 

 

5위

(증평의 자랑 박보영 (나무위키 기준 증평군 증평읍 증평리 출생, 증평초-증평여중 졸업))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35,707명 / 37,387명

 

5위는 증평군 증평읍인데요, 무려 군 인구의 95% 이상이 증평읍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사실 증평군에서 증평읍을 제외하면 남는 행정구역은 인구 1,680명의 도안면 밖에 없습니다.

 

증평읍+도안면=증평군인 셈인데,

 

사실 증평군은 81.8km^2로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면적이 작은 군입니다.

(제일 작은 군은 72.6km^2의 울릉군)

 

이렇게 면적이 작은 군이 탄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현재 증평군 일대는 청안현에 속했었고, 23부제가 시행되면서 청안군이 되었습니다.

 


(위 지도에서 초록색 지역이 청안군)

(근서면+남면이 현재의 증평읍이고, 북면이 현재의 도안면)

여기서도 빠지면 섭한 1914년의 부군면 통폐합이 등장하는데요,

 

일제가 위 지도의 모든 지역을 하나로 통합했습니다ㅋㅋㅋㅋ

 

괴산군+청안군+연풍군+청주군 일부+충주군 일부 = 괴산군 

 


(1914년 부군면 통폐합 직후)

 

사실 한번에 많은 지역을 통합했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고,

 

문제는 괴산군, 연풍군 등의 지역은 한강 수계에 속하는 산간지방이지만 청안군 지역은 청주와 함께 금강 수계거든요. 산간지방도 아니구요.

 

아예 생활권이 다른 지역을 붙여놨으니 당연히 옛 청안군 지역 주민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 충북선 철도가 증평을 지나가게 되면서 증평면 지역은 날로 발전하게 됩니다.

 

읍 승격도 1949년으로, 상당히 빨리 승격된 편인데 반해 괴산읍은 1979년, 군청소재지가 읍으로 승격한다는 조항을 통해 겨우 읍 승격에 성공합니다.

 

생활권이 괴산과는 아예 다르다보니 1991년에는 증평 지역에 충청북도 직할 증평출장소가 설치되었고,

 

사실 원래는 도 직할 출장소라고 하면 증평시(진) 요런 느낌이라 인구 5만을 넘으면 자연스럽게 괴산에서 분리되어 당당히 증평시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주시와 너무 가까이 있던 나머지 빨대효과로 인해 인구가 빠르게 늘지 못했고,

 

1995년에는 도농복합시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시로 승격이 된다고 해도, 괴산과의 분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시 승격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도 직할 출장소라서 행정은 충청북도가 직할로 관리하는데 정작 선거는 괴산군수와 괴산군의회 의원을 뽑는 괴상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괴산군수는 증평에 뭘 할 권한 자체가 없음)

 

그런데 이 때, 증평의 구세주(?)가 옆 도에서 등장하는데요, 그게 바로 충남 계룡시입니다.

 

당시 계룡시의 상황이 증평군과 정말 유사했는데요,

 

계룡도 당시 소속은 논산군 소속이었지만 충청남도 직할 계룡출장소였거든요.

 

심지어 여긴 1996년에 계룡출장소를 포함한 논산군 전체가 도농복합시의 형태로 논산시로 승격해버리면서 계룡출장소 지역은 시 승격이 목표인 시 지역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찌보면 증평군보다 더 안좋은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계룡출장소 지역은 3군본부, 즉 계룡대가 있어서 정말정말 중요한 지역이었고, 이 지역의 시 승격 요구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2001년, 시 승격 요건으로 '도의 출장소가 설치된 지역으로 인구가 3만 이상이며 도농복합시의 일부인 지역은 시로 승격한다.' 로 계룡시 전용 시 승격 조항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2003년 계룡시로 논산시로부터 분리 승격이 성공합니다.

 

그런데 증평은요...?

 

도의 출장소가 설치된 지역 (O)

인구가 3만 이상인 지역 (O)

도농복합시의 일부인 지역 (X)

 

정작 증평이 속한 괴산군이 도농복합시가 아니라는게 문제였습니다.

 

이대로면 올시즌 수원삼성처럼 승격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인데...

 

군은 설치 조건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터라 그냥 군으로 분리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청안군의 전통적 중심지였던 청안면이 괴산에 남아버려 현 증평군은 반쪽짜리 군이라는 얘기가 나오며,

 

청안면에 더해 역사적으로는 괴산군 소속이었지만 증평 생활권인 사리면을 편입해야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청안면과 사리면은 괴산군 소속이지만 증평농협 관할 구역이기도 합니다.

 

다만 충북 대표 도시인 청주, 충주 모두와 거리가 멀고 특별히 발전될 요소가 없는 산골짜기 괴산군 입장에서는 청주와 가까운 증평군 지역이 두고두고 아쉬운 지역이라 지속적으로 재통합을 요구하지만, 증평은 ㅗ를 날리고 있습니다.

 

 

 

4위


(사진은 두물머리(양수리), 양평군 양서면 소재)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36,810명 / 125,981명

 

4위는 양평군 양평읍입니다.

 

양평군은 도 산하의 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군입니다.

 

원래 양평군도 전형적인 농촌 지역으로 1960년대 12만명 이후로 계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었는데,

 

수도권 버프를 받아서 2000년대를 지나며 인구가 크게 증가해 이젠 아예 양평군 역사상 최고 인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제까지 본 글에 등장한 많은 군들이 시 승격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데,

 

양평군은 시 승격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다른 군들보다 시 승격 가능성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오히려 농어촌지역 특혜가 사라지는 등 혜택 감소를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양평군마저 시로 승격을 하게 되면 경기도 소속의 군은 가평군과 연천군 단 둘만 남게 되고,

 

경기도가 평화누리어쩌구와 경기남도로 나뉘어지게 될 경우 경기남도 소속의 군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3위


(사진은 세량지, 화순군 화순읍 소재)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39,068명 / 60,946명

 

무려 본 글의 유일한 호남 지역입니다.

 

농촌 지역이 많은 호남 지역 특성상 시로 승격될 지역들은 진작 승격되었거나,

 

다른 군 지역들은 이촌향도 현상이 심해지며 군 인구가 크게 감소되어 읍내 인구가 2만명이 넘는 지역이 드물거든요.

 

그렇다면 화순이 역사적으로 큰 고을이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호남의 흔한 농촌 1도 아니고 16~17 정도 포지션으로 남을 뻔한 화순읍이 인구 4만을 찍은 이유는 바로 광주입니다.

 

90년대 이후로 화순읍 지역을 택지지구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광주광역시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베드타운 역할을 수행한 결과가 군 인구의 2/3가 읍에 몰리는 결과를 나타낸겁니다.

 

화순읍내를 남북으로 가르는 만연천을 기준으로 서쪽은 전통적인 화순읍내가, 만연천 동쪽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펼쳐지는데요, 특히 만연천 동쪽 지역을 가면 여기가 읍내인지 광주의 한 아파트촌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실제로 화순읍에서 광주로 통근을 하는 인구가 많고

(의외로 역방향도 많음)

 

화순읍과 광주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도로였던 너릿재터널은 출퇴근시간 헬게이트가 펼쳐졌었는데, 그나마 2014년 신너릿재터널이 개통되며 교통량이 분산되어 교통흐름이 원활해진 편입니다.

 

 

 

2위


(사진은 수승대, 거창군 위천면 소재)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39,823명 / 59,971명

 

거창 주민이나 저처럼 지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 아니라면 거창읍의 규모가 정말 크다는 사실을 모르실 것 같은데요,

 

저는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거창읍이 무조건 상위권에 있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혹시 다른 소도시의 시내를 가본 적이 있는 분들이 거창읍에 방문하면 읍내보단 소도시의 시내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으실겁니다.

 

읍 인구와 군 인구 비율은 앞서 등장한 화순군과 비슷하지만, 거창은 어느 특정 도시의 베드타운도, 위성도시도 아닙니다.

 

넓은 의미에서 대구권으로 보긴 하지만 딱히 대구에서도 가깝지 않고, 서부 경남에 속해있지만 서부 경남의 중심도시인 진주에서도 멉니다.

 

거창군은 역사적으로 큰 고을이 절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창읍 자체는 규모가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6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 지역 인구가 많았던 것이 그리 특이한건 아니었구요.

 

본격적으로 농촌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70년대에도 거창읍은 오히려 주변 면들의 인구를 흡수하며 인구가 늘었습니다.

 

읍의 인구가 4만을 훌쩍 넘기자 동 시기의 다른 도시들이 그랬듯 거창읍을 거창군으로부터 분리 승격하려는 준비가 있었는데요...

(도농복합시 출범 이전이라 읍 인구가 5만을 넘기면 읍을 군으로부터 분리해 시로 승격시켰음)

 

시 승격을 준비했던게 무색할 정도로 거창읍의 인구는 그냥 거기서 멈췄어요. 지금까지 쭉.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다른 주변 면들의 인구가 정말 빠른 속도로 감소해 현재는 읍 인구 5만은 커녕 군 전체 인구가 5만명대까지 감소해버린 상황입니다.

 

2위 거창읍이었구요, 그렇다면 대망의 1위는 어디일까요?

 

 

 

1위


(사진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소재)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51,720명 / 177,341명

 

1위는 기장군 기장읍입니다.

 

도 산하의 군이 아니라, 광역시 산하의 군이죠.

 

사실 기장이 도 산하 군이었다면 진작 시로 승격하고도 남았을겁니다.

 

일단 기장군의 전통적 중심지 기장읍부터 2000년대 후반에 이미 인구 5만을 돌파했구요, 정관신도시가 들어선 정관읍은 아예 인구가 8만입니다.

 

군 인구도 2015년에 15만을 돌파했거든요.

 

그런데 큰 문제는 광역시 산하에는 시를 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장이 군 타이틀을 벗어던질 수 있는 방법은

 

1. 경상남도 기장시가 되든가

2. 부산광역시 기장구가 되든가

 

2가지 방법 밖에는 없는데 1번은 말도 안되는거고, 2번도 군민들의 반발이 상당히 심할겁니다.

 

농어촌 혜택을 포기해야한다는 문제점도 있고, 광역시 산하의 구에는 읍/면을 둘 수가 없어 현재 기장군에 남아있는 농어촌 지역도 강제적으로 동으로 바뀌어야 하거든요.

 

군의 일부만 구로 승격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광역시 산하 구의 분구 조건을 생각해보면 쉽지 않을겁니다.

(인구 몇십만명부터 분구 가능! 이런 조항은 없긴 함)

 

인구 63만의 인천 서구도 이제 분구안이 겨우 국회로 넘어가 2026년 분리 예정에 있거든요.

 

부산 기장군과 비슷한 사례로는 울산 울주군, 대구 달성군이 있습니다.

 

오히려 이들 지역이 더 심한게 울주군은 인구 21만이고, 달성군은 인구 26만입니다.

 

그냥 울주군청은 청량읍(19,638명)에, 달성군청은 논공읍(16,060명)에 있어서 본 글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대체 어떤 사람이 부산 기장 정관신도시나 대구 달성 화원 같은 동네를 보고 군이라고 생각할 지는 의문이겠지만 현재로써는 이들 지역 인구가 100만이 되든 천만이 되든 구로 승격하는 경우는 있어도 시로 승격할 수 없습니다.

 

 

 

 

제가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구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 한번씩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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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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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ㅉ왜그래사노 | 작성시간 24.05.27 재밌다 ㅠ술술읽음 어릴때 구미 공장 알바 했는데 맨날 북삼이랑 왜관 갔던거 기억남 칠곡이라했는데 생각보다 멀지도 않았던 기억 ㅎ
  • 작성자06:02 | 작성시간 24.05.27 거창🥹
  • 작성자올매나맛있게요 | 작성시간 24.05.27 내고향 홍성 있을줄 알았다 ㅋㅋ 군단위지만 주변 시보다도 더 이것저것 많아서 좋아 직장만 있음 평생 살고싶은동네 ㅠㅠ
  • 작성자깍드기김치볶음밥 | 작성시간 24.05.27 거창작아지지마!
  • 작성자서현왔서현 | 작성시간 24.05.28 영월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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