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042239631
오늘 새벽에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동안 경기를 살려보겠다고 한 시도들을 다룬 글이 있었는데,
글쓴이가 당시 일본이 취했던 경기 부양책만 다루고 있어서
내가 그 배경이나 결과에 대해 댓글을 달아봤었는데
아예 이걸 정리해서 새로 글을 써보려고 해
사실 댓글로 썼을 때에는 즉흥적으로 써본 거라서 논리의 비약도 많고,
경기 침체 과정에서 일본의 행동들이 무슨 교훈을 주는지 정리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해당 내용을 곱씹어 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어
'돈만 때려박는 경기 부양책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글 제목을 도발적으로 적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고 내가 적은 결론에 대한 판단이 맞는지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I. 일본의 버블 형성 원인
사실 많은 사람들이 '먼나라 이웃나라'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본의 버블 형성이 플라자 합의로 인한 인위적인 엔화 절상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물론, 플라자 합의 배경이
80년대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견디지를 못하니까
미국 주도로 G5 국가,
그러니까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재무 장관들을 모아놓고
'자유 세계의 안보를 책임지는 미국을 살리기 위해'
미국의 달러 가치를 절하하기 위해 독일의 마르크나 일본의 엔 등을 절상한 거라는 점에서
일본 입장에선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었으니 악재가 맞긴 해
하지만, 당시 일본 경제에서 수출 비중은 그렇게 높은 상황이 아니었어
1990년경 일본 경제 규모가 437조엔이었고
같은 해 일본의 수출액이 41조엔, 수입액이 33조엔 정도로
일본의 대외 의존도는 17%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었거든
우리야 대외의존도가 100%가 넘기 때문에
환율 변동과 수입, 수출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지만
당시 일본이 별다른 군말 없이 엔화 절상을 받아들인 건
엔화를 절상해도 일본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크지 않아서 그런 거였어
일본 내부에서 주판을 튕겨본 결과,
당시 일본 제품들은 최첨단 기능으로 승부를 보는 상황이었기에
예전처럼 가격으로 승부를 보지 않아도 잘 팔릴 거라는 결론이 나온 거였거든
사실, 그 시기 활동했던 최지룡 작품을 보면
위의 사진처럼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손발이 오그라 들 정도로 좋게 나올 정도였으니
일본이 자신감을 가질 만 했지
실제로 1985년 이후 달러당 엔화 환율이
저렇게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치솟았음에도
아까 올렸던 일본의 수입, 수출액 자료를 보면
무역 수지 흑자 규모가 큰 변동이 없는 걸 알 수 있어
이러한 점에서 플라자 합의가 버블을 만들었다는 인식은
(다소 의역) 마냥 앞뒤를 잘라먹고 상황을 파악하는 거라 봐야지
사실, 일본 버블 경제의 기원을 찾으려면 그보다 훨씬 거슬러 올라가야 해
그러니까 흔히 우리가 '자본주의의 황금기' 라고 불리던
1945년 2차 대전 직후부터 1973년 오일 쇼크 까지 시기에는
오늘날 저성장에 신음하는 선진국들도 연 평균 5% 씩 성장하고 그랬거든
실제로 이 시기를 겪으면서 패전으로 경제가 파탄났던 일본도
연평균 10%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며
문자 그대로 '고도성장기' 특수를 누렸지
하지만, 1973년 오일 쇼크가 벌어지면서
일본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되었어
물론, 그 이후에는 다시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70년대 후반에는 경제성장률이 5% 가량 나오긴 했지만
연 평균 10%씩 성장하던 시절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경제성장률이 절반으로 내려오니 적응하지 못했지
게다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다시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1983년 경에는 3% 수준으로 내려와 버렸어
II. 일본의 버블 진행 과정
이렇게 되니 연간 10%씩 성장해오던 시절에 익숙해진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1955년 이래로 집권해온 자유민주당이
경제를 운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불만을 품기 시작하였고,
만년 야당이었던 사회당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자
자유민주당 입장에서는 자기네가 계속 집권하기 위해서
경제를 살려서 민심을 달래야 할 필요가 있었지
그렇기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기업이 가진 자산으로 돈놀이를 할 수 있게끔
'투금 계정' 을 활성화 시킨 조치였어
이렇게 되니 기업들이 남는 자산으로 땅이나 주식을 사기 시작했는데
한 두 기업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기업들이
기업경영보다 이게 더 돈이 된다는 걸 파악하고 이런 짓을 하다보니
일본 내 자산 가치가 하늘을 모르고 급속히 치솟았지
이 과정에서 시류에 빨리 올라탄 개인이나 부동산 업자들이 떼돈을 벌어서
우리가 흔히 버블 경제하면 떠오르는 인식이 이 때 나타난 거야
이렇게 자산 가격이 폭등하자 실질 구매력은 그렇게 향상되지 않았음에도
부의 효과가 작용하여 소비가 활성화 됨으로서 경기가 살아났는데
문제는 사람들은 경제 성장률 10% 시절에 아직 벗어나오지 못하던 상황이라
이렇게 달아올라서 경제성장률이 4~5%를 찍어도 만족을 못했거든
그래서 자유민주당 정권에서는 경기 좀 화끈하게 돌려보겠다고
일본은행을 윽박질러서 기준금리를 5%에서 2.5%로 내려버린 거야
게다가 시중 은행들은 어차피 토지 가격은 계속 오르니까
토지에 대해서는 시가보다 더 많은 금액을 묻지마 식으로 대출해 줄 정도로
영업 실적을 위해 별다른 검증도 없이 '여러분 돈 빌려 가세요' 라고 떠들던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폭등하는 상황에서 한 밑천 챙기려는 욕심에
혹은 지금 집을 마련하지 못하면 평생 집을 마련할 수 없을 거라는 공포감에
묻지마 식으로 추격 매수를 하니
1989년 경에는 자산 가격이 한달에 10%씩 폭등하는 판이었지
경기가 잠재성장률을 넘어서 과열된 상황에서
이걸 식히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불꽃 한 번 더 화려하게 태우겠다고 그러니 어떻게 되겠어?
그 결과 1988년, 1989년의 경제성장률은 6%를 찍어버리면서
일본 경제가 과열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수준에 이르러버린 거지
닛케이 225 지수가 4만에 육박하고
'만'션이 아니라 '억'션이라고 소리가 나오던 시절이니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낙관론에 취해있었고 행복했었지만
이쯤 되니 자유민주당 정권이 보기에도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다는 걸 느꼈고
'우리 가더라도 이번에 잠시 머리 좀 식히고 갑시다' 라는 생각으로
1990년 3월 부동산 시장에 대해 대출 총량 규제를 실시했어
그리고 이렇게 버블이 나타난 이유가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고
저번에는 자유민주당 정권에서 일본은행 윽박질러서 금리를 인하하라고 시켜놓고
이번에는 '여러분 우리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합니다!' 라며
다짜고짜 금리를 2.5%에서 6%로 올려버린 거야
물론 이렇게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조치에 대해
많은 일본인들은 '이제 우리도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겠구나' 하며
물개박수를 치며 좋아했어
물론, 자유민주당 정권 입장에서는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 하기 위해
이렇게 대출을 옥죄고 금리를 정상화하는 정책을 시행한 거고
대부분의 일본인들도 이를 지지했지만,
문제는 이게 버블 붕괴라는 산사태를 일으켰다는 거야
대출이 안 나오니 새로이 부동산 매물을 살 수가 없어졌고
기존 대출 회수를 요구하니 갖고 있는 부동산을 매물로 던지게 되고
이러한 매물들이 팔리지 않으니 매물들의 가격이 하락하고
매물들의 가격이 하락하니 공포감에 질려서
지금 갖고 있는 부동산을 어떻게든 팔아보려고 급매로 던지기 시작하자
일본 전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지
이러한 폭락은 주식 시장에서도 나타나서
주식 시장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 이르렀어
이제서야 자유민주당 정권에서는 자기네들이
경기 과열을 억제한 게 아니라 경기 자체를 죽여버렸다는 걸 깨달았지
III. 그럼 이제 경기를 어떻게 살리지?
예전에 대학교 다니던 시절 '경제 살리는 법'에 대한 우스개 소리가 생각이 난다
당시 경제를 살리는 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애초에 문제 자체가 우스개 소리였던 만큼
답은 '일단 경제를 죽여놓아야 살릴 수 있는 거 아니냐' 라는 거였었거든
자유민주당 정권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이 버블을 만들었고
이 버블이 심각하니까 저렇게 화끈한 조치로 버블을 꺼버리면서
경기를 이렇게 박살내 놓은 상황이기에
지금까지 1955년 이래 35년 동안 장기 집권한 정권을
야당에게 넘겨주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야만 했어
그래서 일단 어떻게든 경기 불씨라도 살리기 위해
주식시장의 경우
'여러분 빚 내서 주식해보세요' 라며 스탁론 담보 대출 한도를 올리는 짓부터
증권사에게 증권을 매입하라고 윽박지르고
보험회사에게 주식 매도를 하지 마라고 명령을 내리고
심지어 연기금과 우체국 예금까지 동원해서 미친듯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주가 방어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지
이 기간 동안 닛케이 지수는 고점 대비 60% 가량 폭락해버렸으니
당시 들어간 돈들은 죄다 부실 자산이 되어 버린 거였어
그리고 당시 버블이 붕괴되면서 많은 부동산 업체가 도산하고
빚을 내서 자산을 사들인 이들이 파산하고 몰락하게 되자
버블 붕괴로 인한 문제들이 슬슬 실물 경제로 확산되고
불경기로 정리 해고 당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중산층과 서민들이 타격을 받고 무너지기 시작했지
이제는 자유민주당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산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게 아니라
이렇게 불경기로 치닫은 상황에서 상황의 악화를 막고 경기를 활성화 해야 하는 일이었어
그러지 않으면 자유민주당에 표를 던져주는 이들이 무너질 판이었거든
이렇게 되자 자유민주당 정부는 다음과 같은 결단을 내리게 되었지
IV. 세상 모든 일은 돈으로 해결하면 되잖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아다니는 아래 사진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지간한 일은 돈으로 해결이 가능한 것이고
만일 돈으로 해결할 수 없어보인다면
그게 혹시 돈이 모자라서 그런 게 아니냐고 하듯이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버블 붕괴 이후 들이닥친 경기 침체에 대해
경기를 살릴 방법은 화끈하게 돈을 때려박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
실제로 일본은 이미 케인즈의 이론이 나오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해서는 재정 지출을 늘려서 해결하던 방식에 익숙했고
이런 식으로 세계 대공황도 그 돈으로 군비투자를 해서 문제긴 했지만 빠르게 수습한 전력이 있어서
이번에도 화끈하게 돈을 때려박아서 경기 침체에서 탈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거였어
당시 일본 정부가 때려박은 금액이 1992년부터 1995년까지 73조엔에 달해서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 예산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으니
그 스케일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유사 이래 최대의 스케일이었지
예나 지금이나 경기 살리려고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면
제일 즉각적으로 약빨을 받는 게 토목 사업이라
일본 정부는 문자 그대로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들었어
일본 면적이 미국의 4% 수준이었는데,
정작 콘크리트 사용량은 미국을 앞질렀을 정도며
나중에는 토목 공사를 벌일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저렇게 무인도를 연결하는 다리라던가
아무도 지나지 않는 산길에 도로를 만든다던가
오늘날 일본 지자체들 뒷목을 잡게 만드는
비행기가 뜨지 않아서 유지비만 먹는 애물단지 공항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
근데 말이야 일본 정부 입장에선
이렇게 재정 정책으로 돈을 때려박으면
당연히 버블 후유증을 이겨내고 일본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돈만 끊임없이 들어갈 뿐 경제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거야
이런 경우 미국이나 한국 같은 경우
대통령이 이 상황에 대해 총대를 매고
계란이라던가 돌이라던가 커터칼이라던가 맞을 각오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는 게 정상인데
문제는 일본은 의원 내각제 국가여서
지지율이 급락하면 정권이 넘어갈 판이었다는 거지
그래서 자유민주당 입장에서는 효과가 없었음에도
정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토목질을 멈출 수가 없었어
경기 부양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가 발생했고
이를 적자 국채를 찍어내서 해결하다보니
일본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한 해가 다르게 치솟았지
다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규모로 경기 부양책을 실시한 결과
비록 자산 가격의 폭락은 어떻게 손을 쓸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일본의 상황을
미국과 유럽에게 설명한 결과
엔화 환율을 달러당 80엔에서 100엔으로 절하하는 걸 인정하는
이른바 '역 플라자 합의'를 도출해 내고
1995년에는 GDP 성장률이 3%를 기록하면서
'이제 경기 침체는 끝난 게 아니냐' 이런 낙관론이 나오게 되었지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너무 큰 돈이 들어갔다며
재정 적자를 메워보고자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하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어
V. 돈을 풀어도 돈이 안 돌면 무이자 세상을 만들자
하지만 일본 정부가 관과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당시는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다는 거지
흔히 많은 사람들이 IMF 직전에 유난히 경기가 좋았다고 회고하는데
실제로 1995년부터 1997년까지 경기가 유난히 좋았던 게 맞아
예를 들어 1995년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 육박했을 정도니까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돌파한 나라가 이 정도였으면
얼마나 경기가 좋았는지 짐작이 가능할 거야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3% 성장했다고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생각한 게 섣부른 판단이었지
게다가 1997년에 접어들면서 태국에서 바트화 위기가 터지며
외환 위기가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전이되기 시작했어
문제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 추이로 자본이 국가를 넘나들기 시작하면서
한국 같은 경우 이자 스프레드 때문에 동남아시아에 빌려준 돈이 꽤 있었는데
이러한 돈을 회수하지 못하자 한국의 외환 보유고가 고갈되어 버린 거지
그래서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되었고
당시 신자유주의를 진리로 여기던 IMF에서는
구제금융 조건으로 다들 알다시피 금리를 20%로 올리고
자금 경색으로 기업들이 부도가 나더라도 내버려두고
국가 재정 역시 적자 없이 긴축 재정을 운영하라며
'충격 요법' 을 실시하며 한국 경제를 문자 그대로 산송장 수준으로 만들었어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IMF의 조치에 대해 얼마나 치가 떨렸는지
지금도 외환 보유고를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이게 되었는데,
사실 당시 일본도 IMF 구제금융으로 가지 않았을 뿐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었어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
일본쪽 금융기관들이 한국에서 대출금을 회수해 가는 바람에
외환 보유고가 오링나서 버티지 못하게 된 일에 대해
'일본이 한국 작업치려고 일부러 돈을 회수해 갔다' 라는 말이 많은데,
당시 일본도 동남아시아 쪽에 투자한 금액이 꽤 많았고
이를 회수하지 못한 데다가,
버블 시기부터 쌓였던 부실 채권 문제가 터져서
위의 사진처럼 금융기관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난리도 아니었거든
당시 일본 정부가 파악한 부실 채권만 하더라도 수십조엔에 달한 상황이었어
그래서 일본에서는 자기네도 1998년에는 경제 위기가 올 거라고
자기네도 패닉에 질려 있던 상황이라
일본 정부가 도산한 금융기관들 부실 채권 정리하고
금융 공황을 막기 위해 정신 없이 움직이던 상황이었기에
다른 때도 아니고 그 상황에서 한국까지 IMF 구제금융으로 가게 되면
일본 입장에서도 수습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은 낮을 거야
참고로 당시 일본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1998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1% 였는데
같은 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7% 였었을 정도였고
그것도 (IMF 요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국과 다르게
이렇게 24조엔을 때려박았는데도 저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일본의 상황이 어느정도 짐작이 갈 거야
환율만 봐도 당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50엔을 돌파하던 상황이라
일본도 이러다가 자기네도 무너질 거라는 공포에 마쓰나가 대장성 대신이
미국 루빈 재무장관을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읍소하였을 정도였어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 달리
소비세 인상 때문에 경기 침체가 다시 시작된 게 아니라
대외 사정이 공황 수준이었는데 하필 그 때 소비세 인상이 겹친 거라 봐야지
참고로 이 시기부터는 더 이상 재정 지출로는 약빨이 받지 않는다고
이제는 경기 살리기 위해 기준 금리를 제로로 낮추는 금리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예금 해도 이자를 안 주니 그 돈 쓰고 다니라
대출 해도 저금리로 빌릴 수 있으니 대출 받아서 돈 쓰라 이거였어
이자 문턱이 낮아지면 돈이 활발하게 돌 거라 판단한 거야
재정 정책으로 돈을 풀어도 약빨이 안 받으니
금리 정책이라는 약물을 추가로 주입한 건데
하나만 시행해도 경기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정책을
동시에 두 개나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얼마나 경기 침체에서 나오기 위해
얼마나 강력한 정책을 펼쳤는지 짐작이 가지?
그리고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 위기가 지나가고
닷컴 버블을 수습한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
드디어 일본 경제도 고이즈미 시기에 연간 2% 성장을 달성하게 되었어
그래서 당시 '이제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15년을 극복하고 되살아나는구나!' 라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었어
실제로 일본이 버블 경제 시절 경기 과열로 잠재 성장률을 웃도는 오버슈팅을 했던 게
이미 2000년대 중반에는 실제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과의 갭이 메워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도 '이 정도면 충분히 일본이 침체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라고 본 경우가 많았거든
문제는 이 시기에는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이 경기가 좋아서
한국 같은 경우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도달했었음에도
경제성장률이 6%에 근접하고 그랬던 상황이었지
오죽하면 당시 대통령 퇴임사가 '여러분 제가 7% 성장 못해서 죄송합니다.' 였었겠냐고
이렇게 세계 경제가 좋았던 시절인데다
일본이 재정 정책과 금리 정책 둘 다 쓰고 있었음에도
간신히 2% 성장하던 상황이었으니
만일 세계 경제가 나빠진다면 일본 경제 성장률이 어떻게 나왔겠어?
VI. 독하다 독해 그러면 엔화 가치를 박살내서 수출로 간다
곧이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며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세계 경기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난리가 났었는데,
당시 세상 어떤 나라가 문제가 없었나 싶었겠나마는
일본은 주요 경제대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어
왜냐하면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엔화는 안전 자산으로 인식이 되고 있었기에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니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하여
엔화 가치가 1달러에 80엔 수준으로 미친듯이 치솟았거든
한국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일단 살고 봐야겠다라며 자국 통화가 절하된 틈을 타서
밀어내기식 수출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한 반면,
일본은 기존에 해오던 수출도 엔화 가치 급등으로
가격 경쟁력 악화로 급감하여 박살이 나버렸거든
실제로 일본 경제를 지탱하던 두 축이 자동차와 전자산업이었는데
당시 전자 산업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풍비박산이 나버렸어
이러다보니 2009년 당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5.4% 에 달해서
IMF 당시 한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지
참고로 2009년 당시 한국 경제성장률은 미약하나마나 플러스였다는 점에서
일본 경제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거야
이러다보니 일본인들도 더 이상 자유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55년 체제가 수립된 이후 처음으로 일본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었어
물론 일본 민주당은 본인들도 만년 야당으로 살아왔기에
집권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하지도 못했던 데다가
금융 위기를 수습하고 자기네 정책을 진행하려는 찰나,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서
다시금 자유민주당에게 정권을 내주고 내려와야 했지
다시금 정권을 잡은 자유민주당은
경제를 살릴 방법으로 '아베노믹스'를 제시하게 되는데,
사실 아베노믹스에 대한 설명에는 여러 가지 정책이 제시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실제로 제대로 실행된 건 엔화 가치 절하라는 점에서
아베노믹스를 '엔화 가치 절하 정책' 으로 보아도 큰 문제는 아닐 거야
아베노믹스가 도대체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아베노믹스 이전에 자국 통화를 절하한 사례라면
강만수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있을 시절 한국의 사례가 대표적이거든
그래서 일본쪽 음모론 중에서는
'아베노믹스는 조선에서 건너온 정체 불명의 정책' 이라는 소리도 있었을 정도였어
실제로 강만수는 '재정 정책은 총알, 금리 정책은 포탄, 통화 정책은 핵폭탄' 에 비유했을 정도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취임하자마자 원화 가치를 폭락시켜서 말이 많았던 인물이었지
그러니까 일본은 자기네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재정으로 경기 부양책을 실시해서 총알을 퍼부었는데도 약빨이 먹히지 않자
아예 금리를 제로로 만들어서 필요한 만큼 포탄을 갖다 쓰라고 했던 거였는데
이래도 별다른 효과가 없자
자기네 엔화를 폭락시켜서 비록 일본인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걸 감수하더라도
수출 시장에서 일본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밀어나기 수출로 경기침체를 해결한다는 핵폭탄을 쓴 거지
물론 자국 통화 절하라는 게 강만수가 핵폭탄에 비유했듯이 정말 효과 하나는 끝내주는 정책이지만,
그렇게 말했던 강만수 본인조차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자마자 금융위기가 터지니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결국 경질되었던 걸 보면
만일 아베노믹스가 정말 일본쪽 음모론대로
'조선껄 벤치마킹한 정책' 이 맞다면
한국이 잘나가면 죄다 국책으로 귀결짓는 것만큼이나
참으로 단편적인 시야로 한국의 성장 비결을 분석한 게 아닐까 싶어
물론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빠르게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던 건
원화가치 절하로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어 밀어내기 수출 덕분인 게 맞지만,
그 이후 환율이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왔음에도
한국의 수출액은 계속해서 증가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성장은 단순히 환율 절하에서 나왔던 게 아니라
IMF 당시 혹독한 구조 조정이나 뼈아픈 개혁을 겪은 상황에서
미래를 이끌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 및 정부의 산업 정책에서 나온 거라 봐야지
근데 일본은 '우리는 일본적인 가치를 지키련다' 라며
이러한 뼈아픈 개혁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설렁 이런 걸 해보려고 했어도
구조 조정이나 노동 개혁 같은 국민들이 반발할 사안은
의원내각제 국가 특성상 지지율이 떨어지면 바로 정권이 날아가는 데다가
관료와 재계가 반발할 만한 사안은
낙하산으로 내려온 정치인이 뭘 하기에는
뿌리 깊은 정경 유착 카르텔 때문에
제대로 뭘 해보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되기 일쑤여서
시행하기가 어려웠겠지만 말이야
게다가 일본은 특유의 경영 방식과 의사결정 문화가 강해서
혁신이 배척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지 못하니
통찰력 있는 리더가 미래 산업에 대해 과감하고 뚝심있는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본 기업의 나와바리로 여겨졌던 영역들도
전자산업과 2차 전지 산업처럼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고 혁신을 이룬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침범하는 상황이지
이러다보니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80엔대에서 150엔대로 절하되었음에도
엔화 기준으로도 일본의 수출액은 그다지 늘어난 상황이 아니야
그래서 초창기에는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를 절하한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이러다가 우리 수출 못하고 다 죽는다고 난리를 쳤었는데
실제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보니 그런 소리가 쑥 들어갔지
심지어 달러 기준으로 하면 일본의 수출액은 20% 가량 줄어든 수준이라
달러 기준 수출액 규모로 따지면 한국과 비등한 상황이 되어버렸어
15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의 수출액이 한국보다 두 배 가량 많았음에도
이제는 한국이랑 수출액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으니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화가치를 절하했다면 그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
심지어 일본은 경제대국이라는 이미지와 무색하게
1인당 국민소득에서 한국이랑 비슷해진 상황이야
IMF 기준으로는 올해 즈음 한일 1인당 GDP 역전이 벌어질 거라 전망하던데
엔저라는 걸 감안해도 한국 역시 원화 가치가 상당히 절하되어 있어서
실질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민소득으로는 예전에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점에서
엔저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지
그리고 엔화 기준으로 따져도 국가 전체 GDP가
아베노믹스 시행 이전과 눈에 띄는 차이가 없는 상황이야
물론 명목 GDP는 당시보다 더 늘어나긴 했지만
달러 기준 명목 GDP가 30% 가량 줄어든 상황이고
심지어 UN 권고로 GDP 집계 방식에 연구 개발 비용을 포함하게 되면서
집계 방식 변경으로 한국 같은 경우 GDP가 5% 증가했었거든
일본도 GDP 대비 연구 개발 비용이 한국보다 살짝 못한 상황이라
대략 4% 가량 GDP가 증가했어야 했는데
일본의 경우, 집계 방식을 바꾸고도 GDP 차이가 거의 없어서
엔화 기준 실질 GDP가 오히려 줄어든 게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야
이 점에서 일본의 통화정책은 그 규모는 장대하였으나 그 결과는 미약하였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거야
물론 일각에서는 기시다 정권 시기 일본 경제 성장률이 1%대 후반에 달하면서
일본 경제가 다시 성장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긴 한데
일본의 경우 코로나 시국이였던
2020년 당시 경제성장률이 -4.8%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해야지
물론 그 이후 화끈한 경기부양책으로 일어서긴 했지만
한국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 경제규모가 10% 가량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코로나 이전 경제 규모를 돌파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으며
IMF가 올해와 내년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0%대로 잡았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를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
VII. 그래서 너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선 이 재미 없고 지루하고 장황한 글을 읽어주어서 고마워
일단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본의 사례를 보고 비웃자는 게 절대 아니야
오히려 한국과 일본 모두 상당히 많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가 같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자고 올린 거였어
내가 일본에 대한 글이나 댓글을 달면
'저거 또 일본 폄훼하고 조롱하려고 그런다' 라며
그렇게 억하심정으로 반일하니 좋냐고 공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 일본에 대해 감정 갖고 있지 않아
애초에 싫어할 사람이면 이렇게 분석하는 글을 왜 올리겠어?
일본에 대해 적대감이 있었으면 IMF 직전 일본이 뒷통수 쳤다는 음모론에 대해
'정황상 일본 입장에서 한국이 IMF에 가는 걸 좋아할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었다' 라고 적진 않았을 거야
나는 일본이 버블 경제에 들어선 과정과, 그 이후에 벌어진 경기 침체에 대해
일본이 나름 이를 해결해 보겠다고 안간힘을 쓴 모습을 설명하면서
1993년 일본 정부의 백서에 적힌 이 말처럼
버블을 통해 손쉽게 '공짜 점심'을 먹으려는 행동은
장기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루기 마련이며
'아무리 경기 부양에 좋은 백약을 다 처방해도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적은 거였어
그리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이렇게 돈을 때려박고 금리를 낮추고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손쉬운' 방법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비난하더라도 뚝심 있게 구조조정과 개혁, 산업정책을 진행하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IMF로 우리가 많은 것을 잃었고 마음 속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지만
어쨌든 당시 한국 경제계에 남아 있었던 합리적이지 못한 '한국적인 관행' 들이 제거되고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정리되고 개혁되면서 경제 발전의 토대를 닦은 것처럼,
단지 경기가 어렵다며 경기 부양을 하겠다고 냅다 돈을 뿌리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거야
만일 돈을 뿌리기 시작하면 그 돈에 중독되어 그런 부양책에만 의존하는 상황이 되어 버릴 테니까
다시 한 번 이 길고 재미없는 글을 읽어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ㅈ본경제 잘모름 댓토론펌
경제가 일정 수준이 되면 이전의 고속성장을 기록하기는 어려운데, 표면상의 성장률 수치에 집착했던게 발단이었던거 같네요. 정부 지출로 건설 경기를 부양하고 GDP를 늘린다는건 어느 나라 정부나 드는 편한 방법인데, 무인도에 다리 놓고 이런건 마치 최근의 중국을 보는 거 같네요.
네에 맞습니다 사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저도 최근 중국의 토건으로 경기 부양하던 모습이 떠올랐었는데 마땅히 넣을 자리를 찾지 못해서 따로 넣지는 못했었어요.
예전에 시진핑이 한 일들을 간략하게 소개한 글에 해당 내용을 간단하게 적긴 했는데, 이번 글을 정리해 보면서 떠올려보니 중국의 행보와 버블 경제 직전 일본의 행보가 너무나도 유사하더라구요.
일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태에서 구조 개선과 관련없는 1회성의 돈 뿌리기는 자제해야 한다고 봄
사실 경제가 공황 수준으로 심리적 패닉에 처한 상황일아면과감하게 돈을 뿌려서 돌파하는 게 필요하지만,
저렇게 경기가 어렵다고 무조건 돈만 때려박으면결론 부분처럼 나중에는 그런 부양책에 중독되어 의존하게 되니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하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물고기만 쥐어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될테니까요
아베노믹스 실행한건 2012년이였지만, 환율이 실제로 움직인 건 2022년이 돼서야 움직였음.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면 환율이 올라야 하는데, 엔화는 안전자산이라 수요가 많아 찍어내는 만큼 다 흡수했고, 그 상황이 반전된게 미국이 긴축을 시작하면서 부터 였음.
그리고 그 환율 변동 때문에 일본 수출기업들이 역대급 실적 달성하기도 했고. 그 덕분에 2023년에 일본 성장률 1.9%인가 찍은 거임.
아베노믹스 시행 당시 환율이 달러당 80엔대였습니다
다음해부터 환율이 100엔 120엔으로 절하된 것이고
말씀하신 2022년부터는 150엔 가량으로 절하되어서
일본 은행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일은포를 쏘는 것입니다.
사실 80엔에서 100엔, 120엔 간 것도 환율이 꽤나 움직인 거에요
본문에 적은 것처럼 작년 경제성장률이 1% 후반으로 나왔지만
올해와 내년 IMF 전망치가 0%대라 경기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문은 아니고 댓글에 T34 이야기가 있길래 살짝만 덧붙여보자면
T34가 '어차피 전차 1500km 이상 못가니까 그정도에 성능 맞추자' 라는 개념으로 설계해서 생산성 좋았던 건 맞는데
당시 소련의 공업 기술이 워낙 낙후되어 있었던 터라 그 1500km 기준도 못 채운게 엄청 많았다는 슬픈 사실이 있긴 함(2차대전 한정으로는 개병신 이미지인 일본보다도 기술력 딸렸을거임 아마) ㅋㅋㅋㅋㅋ
실제로 2차대전 도중 미군이 t34 분석한 보고서 보면 별로 좋은 소리가 없음 ㅋㅋ
ㅇㅇ 사실 당시 전쟁 터지고 순식간에 벨라루스, 우크라이나가 날아가버린 데다가 모스크바 코 앞까지 독일군이 들이닥친 상황이라 공장들 대거 우랄 산맥 부근으로 옮기고 급히 여성이나 청소년 노인들로 만들다보니 애초에 공업 기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숙련공이 만들다보니 품질이 진짜 심각하긴 했어 근데 당시에는 1500km 채우지 못해도 쿠르스크 같이 대규모 전차전 치루고 나면 전차들이 대거 갈려나가는 상황이라 내 기억이 맞다면 한창 때 전차 뽑고 박살날 때까지 평균 이동거리가 80km 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해
소련도 1500km 못 채우는 거 알고 있었지만 일단 물량으로 독일을 찍어 누르는 게 중요하니 전세가 역전되고 나서 그나마 개선된 T34-85 내놓았지 물론 자동차 공업 첨단을 달리던 미국 입장에선 너가 말한 것처럼 '불곰들 주력 전차가 이딴 수준이구나' 라고 조악한 품질에 대해 비웃을 수준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리 소련 공업 기술력이 낙후되었어도 제대로 된 전차를 만들어보지도 못한 일본보단 낫지 쟤네는 치하조차도 리벳 접합 방식으로 조립했어 물론 이러면 일본이 후져서 그런 거냐 하겠는데
그냥 일본 입장에서 다른 군사 대국들처럼 최신예 전차를 굴릴 이유가 없어서 그랬지 일본 입장에선 태평양에서 전투를 치룬다면해군이나 해군육전대, 보병 등이 필요했던 거고 굳이 전차에 집중할 이유가 많지 않았거든 반면 지상전으로 맞붙을 거라면 가상적국이 중국이나 소련 정도인데 일본이 미치지 않고서야 소련 침공할 일은 없었고 중국이야 치하 정도만 있어도 되니까 전차 개발 동기가 강하진 않았거든
시계를 더 뒤로 돌려보면, 08년 이후로 110 언저리에서 80까지 인상됐던 부분이 다시 100 언저리로 돌려진거라 그게 과연 일본이 원하던 수준의 평가절하는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고,
올해 전망치는 기관별로 달라서 1% 대 성장 예상하는 데이터도 있음. 사실 작년에도 작년 초 예상은 1.2% 예상 했다가 실제 성장률은 1퍼대 후반까지 올라간거라, 올해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고,
어쨋든 150엔대 환율은 이견이 없는 평가절하이고, 그에 따라서 기업들 실적은 늘고 있는 것도 맞음. 당장 토요타만 하더라도 23년에 영업이익이 80% 대 성장 했음.
물론 거시경제에 영향주는 많은 변수 중에서 회복이 안된 부분도 많고, 특히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해서 거시경제 흐름이랑 기업들 실적은 별개의 문제긴 하고,
중요한건 아베노믹스의 당초 목표였던 기대인플레를 - 구간에서 + 구간으로 바꾼 것만 해도 그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봄.
일단 일본은 120~130엔 정도를 원했습니다 그걸 넘어서면서 일은포를 쏘았던 것이구요
그리고 기관마다 다르지만 1% 정도 성장한다고 해서 경기 침체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자동차 산업은 원래 환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2009년 당시 현대차 영업이익 증가율 보면 황당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수출기업들 실적이 감소했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다만, 달러기준 일본 전체 수출액이 감소한 게 문제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플러스로 바뀐건 맞지만 정석인 경제 성장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이 아니라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시작된 거라 이게 과연 업적으로 봐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설렁 업적이라고 한들 이 정도로 국가부채를 늘리고 시중에 말도 안 되는 돈을 풀고 이 정도로 환율을 절하한 결과라면 대가가 너무 비싼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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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쓴 목적은 결론에 적은 것처럼
일본이 삽질하고 고통받은 걸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자는 게 아니라 가장 한국과 유사한 사례인 일본을 보고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자는 거였으니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