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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신화를 보면 너무 답답한 사람들이 많고 신이라는 작자들이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행동하는 지 이해가 안됐다. 그 중 하나가 금기 관련임. 또 신화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은 신화들은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문화가 달라도 신화만큼은 비슷한 부분이 많음.
예시를 들어보자. 내가 어렸을 때 그냥 전지전능한 신이 선악과 나무 자체를 만들지 않거나 뱀이 꼬시려고 할 때 그 뱀 새키 죽이면 안되나 싶었음. 다른 설화, 소위 전래동화 같은 것들도 너무 행동이 답답함. 선녀옷을 불태우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사람한테 맡기거나 직업이 나무꾼이니 어디 산 속 깊은 곳에 묻거나 그러면 안돼? 싶었음.
근데 여러 신화 책을 읽어보니 이러한 신화 속의 금기는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거 같다. 그래서 몇 가지 예시를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주로 동양 신화쪽 파서 동양 위주로 서술 될 예정임
1. 오르페우스(그리스 로마 신화)
유명한 금기 중 하나는 오르페우스다. 에우리디케가 독사한테 물려 죽고 오르페우스가 슬퍼하다가 지하로 가서 하데스한테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하데스의 허락을 받는데 성공 했지만 하데스는 한 가지 금기를 설정하는데 그 금기 중 하나가 절대로 뒤를 보지말라이다.
결국 뒤를 봐서 망한다. 이 내용은 2번과 이어진다.
2. 이자나기 이자나미(일본 신화)
이자나기는 사이가 좋았던 아내 이자나미가 죽자 오르페우스처럼 사자의 나라인 요모츠쿠니로 떠난다.
하데스의 사례처럼 이자나기 역시도 기회를 잡았으나 여기서도 금기가 있었다. 바로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엿보면 안된다는 금기였다. 위에처럼 당연히 어겼고 실패했다.
그리고 이자나기 신화는 또 다른 게 있는데 원래 이자나미는 나갈 수 있었는데 요모츠쿠니의 음식물을 먹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페르세포네가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완전히 나갈 수 없었다와 비슷한 이야기다.
이러한 금기 관련 신화는 동서양을 초월한 정도로 유서 깊다. 이렇게 분석해준 분은 일본의 대표적인 신화학자로 손 꼽히는 요시다 아츠히코의 저서에서 가져왔다. 요시다 아츠히코는 동양 신화 파는 애들한테 꽤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다.
이 책은 일본 신화에 대한 색다른 해석과 한국의 신화도 같이 분석하고 있기에 읽을 수 있다. 일본 신화쪽은 개노잼이긴함.
3. 왜 전지전능한 신은 선악과를 없애지 않았을까(히브리 신화)
히브리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적인 금기는 선악과를 먹지 말라이다. 이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금기를 깨서 벌을 받으라고 만들어진 신화이기 때문에 너무 논리적으로 들어가면 곤란하다.
하여튼 신은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했으나 아담과 하와는 먹어버렸고 결국 벌을 받았다. 위에 그리스-일본 신화와 마찬가지로 애들이 금기 깨는 게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깨는 게 아니다. 다 존나 멍청하게 깬다.
이러한 금기는 신화뿐 아니라 전래동화, 민담에서도 보인다. 히브리 신화도 이걸 완전무결한 종교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낱 신화 정도로 생각하면 별 문제 없고 실제로도 히브리 신화도 다른 신화랑 비슷한 부분이 많음.
이 책 앞 내용을 보면 "사람들은 이런 빈구석을 애써 채우려고 시도한다. 이런저런 철학적 개념을 통해서, 때로는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 시도들이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별로 달갑지는 않다"라고 적혀있음.
나도 한때 성경 반박해보겠다라고 마음 먹은 적이 있어서 뭔가 찔렸음. 여기서도 히브리 신화 소개하며 고대근동 신화의 병행 요소를 서로 비교하면서 연구하는 일은 흥미롭다고 말하고 있으며 창세기 1~11장은 신화적 모티브 고대근동 세계의 심층우주론과 에누마 엘리쉬도 언급되어 있다. 이 책은 아니지만 신화의 이해라는 책에서도 에누마 엘리쉬와 비교하는 내용 있다.
이렇기에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금기도 금기인데 세계 신화는 아예 내용이 100% 같지는 않아도 영향 받은 게 분명하며 그 윤곽이 뚜렷하게 나오기도 한다. 히브리 신화 아니어도 다른 나라 신화라고 해도 크게 다를 거 없으며 오히려 위 내용을 보면 그리스~일본까지도 해당된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아래 내용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들도 그렇다.
창세기부터가 다른 신화 모티브 삼은 것이라 이걸 왜 그랬냐라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거 자체가 위 글 내용처럼 별로 달갑지는 않다.
4. 선녀와 나무꾼(한국 신화)
선녀와 나무꾼은 크게 천상시련담, 수탉유래담, 나무꾼승천담으로 분류된다.
나무꾼 관련해서 나오는 인물은 사슴인데 사슴은 나무꾼을 도와주는 입장이다. 사슴은 항상 금기를 말한다. 첫번째로 아이 셋 만들기 전에 선녀한테 옷 보여주지 말라고 하며 두번째로는 땅에 내려오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나무꾼이 이를 어겨서 망하는 내용이다. 천상시련담은 이러한 금기를 깨긴 깼지만 천상에서 시련을 겪어 청산하는 내용이고 수탉유래담은 그런 거 없이 망하는 내용이며 나무꾼승천담은 가장 근본 없는데 아무튼 해피엔딩 내용이다. 책에서는 수탉유래담을 기본 베이스로 삼았다.
수탉유래담의 유화는 무려 1913년에도 채록된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럼.
선녀와 나무꾼 보면 나무꾼이 개답답한데 위에 사례와 마찬가지로 금기 깨서 참교육 받은 거다.
한국 신화라고 말했는데 그냥 선녀가 떠나버리는 선녀 승천담은 내용이 간략하고 그 내용이 모든 유형에 포함되어 있고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만주 몽골에서도 선녀옷 되찾은 선녀가 승천하는 것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나무꾼이 금기를 깨서 이루어진 일로 동양 널리 퍼져있다.
4-1. 참고 자료
5. 여와와 복희(중국 신화)
우선 여와를 따지면 원래 여와는 복희 같은 거 없이 창조 잘하는 만능 여신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향 먹었다. 이건 여와 말고 서왕모나 상아 같은 네임드 애들도 그럼. 이렇기에 지금 소개할 신화는 후대에 만들어진 신화로 볼 수 있음.
뇌공과 고비가 싸웠을 때 고비가 이겨 뇌공을 감금함. 고비가 집을 나갈 때가 되자 여와와 복희를 불러 숙부 뇌공이 물을 달라고 애원해도 절대로 주지 말라고 하고 떠난다. 그런데 당연히 여와 복희는 금기를 깨서 물을 주고 결국 재앙을 받아 망함. 이후 여와 복희가 근친해서 다시 인류를 번성 시킨 내용임.
잘 생각해보면 고비의 행동이 허술하긴 함. 아예 뇌공을 숨기거나 언제 돌아오는지 말이라고 해주거나 그래야 하는데 고비는 이후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구성을 보면 고비가 무책임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어차피 인류 번성 다루는 내용이라 빠진 거 같다. 또 이러한 신화는 신화학에서 홍수남매혼형 신화로 그렇게 특별한 신화도 아니다.
이게 위에 말하는 빈구석이겠지.
6. 나가면서
찾는다면 더 찾을 수 있긴한데 너무 길어질듯. 위 책 저자들이 다르고 나오는 나라들도 다르지만 여기서 강조된 것은 금기를 언급하고 있다. 물론 논리적으로 들어가고 왜 그러면 안됨? 이런식으로 접근하면 어려움.
이러한 빈구석과 고구마 같은 성향이 신화의 매력임. 금기도 다른 신화들 영향 받고 뭔가를 설명하려고 넣은 거겠지. 이 글이 금기에만 집중하고 읽기 편하라고 간략 시켜서 좀 오류 있거나 생략 된 부분이 많으니 그거 감안해주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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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햄치즈토스트 작성시간 24.07.24 오 흥미돋... 금기는 왜 항상 어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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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재필상구봉구미나 작성시간 24.07.24 법은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고 그게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명문화 된거라 생각함
10계명같은거.
저런 신화속의 주인공의 행동이 오늘날의 도덕책이고 교과서의 기능을 한다고 봄. 그래서 신화의 주인공은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행동의 실수나 범죄를 저지르고 후회의 결말에 도달해야하는거 아닐까 -
작성자찹찹머랭(INFJ) 작성시간 24.07.24 현실에서도 항상 하지말라는거 하는 인간들이 있기때문에 이솝우화처럼 어기면 이렇게 된단다 하고 교훈을 주기 위해서인게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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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만약에시간을되돌릴수있다면 작성시간 24.07.24 그니까 왜냐고.......펨코야......
(글쓴여시 고마워 잘읽엇어!!!!) -
답댓글 작성자일운동랩업 작성시간 24.07.30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