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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시뉴스데스크]젊은 여성들 떠나고 있다... 부울경서 무슨 일 일어나고 있나 [넥스트브릿지]

작성자천리길|작성시간24.08.14|조회수2,125 목록 댓글 8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47/0002380779?ntype=RANKING&sid=001 

▲   울산만 주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전경. 자료사진.ⓒ 연합뉴스

 

[넥스트브릿지] 청년 여성 일자리 없이는 지방소멸 못 막아

 

 

나는 최근 몇 년간 동남권의 산업도시들을 연구해왔다. 소위 말하는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해당한다. 2019년에는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산업도시 거제, 빛과 그림자>란 책을 펴냈고, 올해 상반기 중에는 (가제)<산업도시 울산 어디로 가는가>를 출간할 예정이다.

이 지역의 특징은 국가가 설계한 중화학공업화에 기반을 둔 산업가부장제가 지탱해왔다는 것이다. 이 산업가부장제는 기존의 가부장제와는 다르게 국가의 공간계획과 도시계획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정책적, 산업적 쟁점으로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지역을 분석한 결과 나는 지역의 청년 여성 이탈이 지방소멸을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게 됐다. 애초 '지방소멸'이란 말을 만들어낸 일본 도쿄대 마스다 히로야 교수의 저술 <지방소멸>에서 채택한 '지방소멸지수'라는 것이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기도 하다. 이 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왜 청년 여성의 이탈이 중요할까?
 
도식화하자면 이렇게 된다. 청년 여성이 지방을 먼저 떠나면, 청년 남성은 지방에서의 정주를 포기하게 된다. '기러기 커플' 혹은 '기러기 가족'을 추구하게 된다. 이후 이 상태를 견디지 못한 청년 남성이 지방을 떠나면서 지방소멸의 길이 심화되게 된다.
 
지금까지는 청년 여성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흔히 문화 및 소비 인프라 때문이라고 분석해왔다. 쇼핑몰이 없어서, 영화관이 없어서 떠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청년 여성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로 대답하는 것들 중 압도적으로 많은 사례가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답변이다.
 
지방의 청년 노동의 양상을 젠더적으로 조명하면, '알바 경험'에서부터 남녀격차가 생긴다. 산업도시에서 남성 대학생들은 방학 시절 알바에서부터 공장을 경험한다. 150만~300만 원까지 공장 임금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보다 액수가 적은 서비스업 계통의 알바를 꺼리게 된다. 20대 초반의 기준에선 제법 만만치 않은 돈을 쥐는 셈이다.

반면 그렇게 공장이 많다 하더라도 중화학공장에는 마땅한 여성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같은 도시에서도 여성 대학생들의 알바 경로는 편의점, 학원, 근로장학생 등 서비스 계통이 된다.
 
그러나 남성 대학생, 혹은 20대 초반의 고졸 남성들이 경험하게 되는 공장의 일 경험도 녹록지 않다. 산업재해보험은 작동하지 않고, 옆에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경험하며,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이 불가능한 공장의 현실을 보게 된다.

20대 초반 기준으로는 많다고 생각했던 300만 원의 임금도 미래를 그려보면 갑갑한 것이 된다. 지방대 출신들은 '그래도 제가 대학을 나왔는데'라면서 지역의 사무직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동남권 산업도시에는 비정규직·하청·저임금을 특징으로 하는 생산직 일자리가 많을 뿐 대졸 이상을 필요로 하는 관리직 일자리는 부족하다.
 
여성에겐 '핑크 칼라'... 커리어 단절되는 지방
 
지방의 여성 일자리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블루칼라'도 '화이트칼라'도 아닌, 이른바 '핑크칼라' 일자리가 주류다. 한국어교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어린이집 교사 등 이른바 돌봄직군이거나 파트타임·저임금 일자리에 한정되어 있다.

여성들은 기업에선 주로 사무보조직이나 경공업 단순 생산직으로만 활용되고, 대학에선 계약직 조교 및 연구원 정도로 활용된다. 지역에서 비교적 괜찮은 기술직 엔지니어 일자리의 경우에서도 여성들의 일자리는 부족하다. 공과대학 여학생 비율은 20% 이상으로 올라왔음에도 기술직 일자리는 여성에게 열리지 않는다.

대공장 생산직 노동의 강도도 자동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낮아졌음에도 산업도시 일자리의 문턱은 여성에게 지나치게 높다. 더 이상 여성을 채용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지만, 기업은 '그간 여성을 뽑은 적이 없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여성을 계속 뽑지 않는다.
 
사실 청년 여성들의 관점에선 일자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커리어다. 요즘 지자체들은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녀의 노동시장 진입에 관심이 많다. 그렇지만 지자체에서 만들어낸 일자리들은 여성들의 '커리어패스가 있는 일자리 공급'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구했던 청년 여성의 관점에선 대체로 지방살이 자체가 경력 단절에 해당한다.
 
공무원, 교원, 공기업 등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일자리들은 남녀 모두에게 부모와 타협하기 위해 동원되는 쉬운 수단이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고, 사실상 인서울 대학교와 지역 거점대학교 출신 정도에게만 선택지가 된다. 지방사립대 출신이 시험을 통해 취업하기란 어렵다. 우리가 생각하는 '표준 취업 경로', 즉 대학을 졸업하고, 공개채용이나 국가고시나 공채를 통해 선망 직장에 들어가는 경로 자체가 청년층 취업시장 및 일자리 전체의 10~15%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청년 여성을 선봉대로 하는 지방 탈출과 지방 소멸이 가속화된다.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다른 지방을 대표할 수 있는 표현은 '남초 지역'이다. 20~24세의 인구 유출의 특징을 보면 여성은 영구적으로 떠나고 남성은 잠정적으로 떠난다는 것이 차이다. 그러나 잠정적으로 떠난 남성도 떠난 세월이 누적되면 결국 영구적으로 떠나게 된다.
 
그나마 지방의 부모 소득으로 버틸 수 있는 '엄빠찬스' 시효도 많이 남지 않았다. 현재 지역을 지탱하는 1960년대생 기계공고 출신 숙련노동자들의 정년 시기가 몇 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청년의 부모 시대엔 남성이 대졸자가 아니라도 생산직노동을 통해 생계부양자가 되어 처자식을 건사하는 게 가능했지만, 그들의 자녀는 대학 진학률 70% 시대에 대학을 진학하고도 그런 길이 거의 열려 있지 않다.

 

미국의 러스트벨트와 한국의 부·울·경을 비교하면 더 참담해지는데, 왜냐하면 미국의 러스트벨트 지역에는 유수의 명문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지역에 안착시키는 유인이 한국의 산업도시들보다는 훨씬 크게 존재한다.
 
그래서 무엇이 필요할까? 동남권 메가시티 논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 지방에 서비스섹터 클러스터 설치하기, 제조업에서의 여성인력 채용 등의 대안이 제각각 타당성을 지닌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세대·젠더·노동·저출산 고령화 이슈를 함께 포괄할 수 있는 정치적·정책적 기획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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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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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España | 작성시간 24.08.14 일자리가 없으니까 어떻게 남아 있나요;; 고향에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일하다가 결혼하고 애 낳고 그냥 집에서 애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임..
  • 작성자제주와들꽃 | 작성시간 24.08.14 예전에 다녔던 회사가 본사가 부산이었음. 가끔 본사 직원들이랑 교류하다가 친해져서 얘기 들어보면 부산 한남 경영진들.. ㅋㅋ 가관이더라.
    일단 사회경험 없는 어린 여자애들 뽑아다가 박봉에 주에 3일은 새벽까지 야근 시키고 자기 기분 나쁘면 사무실에서 쌍욕 갈기고.. ㅋㅋ 항의하면 부산바닥 좁은데 니 소문 안좋게 나서 커리어 망하고 싶냐 협박하고..;
    그냥 듣자마자 충격이고 퇴사는 왜 안하냐니까 부산에 회사 몇 없는 게 팩트라 어차피 나와도 갈 곳 없다고 그냥 버틴다더라...
  • 작성자romanticlanguage | 작성시간 24.08.14 ㅎㅎ강원도도 조명되면 좋겠다 ........ 미혼 젊은 여성에겐 정말 극악이야
  • 작성자니말이다맡다 | 작성시간 24.08.15 저기는 걍 소멸해야함^^^^^^^^^^^
  • 작성자휴휴지 | 작성시간 24.08.15 문화 쇼핑 인프라가 없어서 여성 청년이 이탈한다는 초기 분석했냐 진심 멍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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