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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해 유전에 대한 정부 발표 및 업체 논란들을 보면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였음
하지만 실제 업체 평가든, 정치적인 입장이든 그런 것들은 제쳐두고 현재 해상 유전의 추세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서 발표한 리포트를 가지고 석유의 미래 전망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결론을 우선 말하자면,
"수요량이 늘어나는 정도 대비 공급량이 많아 유가의 장기적 추세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임"
1. 남아돌 것으로 예측되는 기름 800만배럴
일평균 800만배럴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IEA 데이터 상, 2022년 석유 소비 1등 미국은 일평균 2000만 배럴, 2등 중국은 1500만배럴, 3등 인도는 500만 배럴 정도였음. 참고로 한국은 255만배럴이며, 단순하게 보면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나라 3곳이 쓸만큼의 석유가 추가적으로 생산될 수 있다는 것임.
IEA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당장에 일평균 180만배럴 정도의 증산이 생기고, 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긴 해도 2029년까지 증산 계획이 국제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실행된다고 함. 2030년 되서야 멈춘다는데 누적으로 늘어나는 증산량은 일평균 600만 배럴.
그럼 2030년에 예상되는 수요와 공급을 아래 그래프에서 보면 수요는 1억 540만배럴, 공급 가능량은 1억 1,380만 배럴임
유전 개발에 쓰이는 투자금을 보면 2023년 자본적 지출은 5380억 달러(743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지출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중인데, 이런 유전 개발을 이끌어 가고 있는 곳은 OPEC+ 이외의 국가임.
2030년 예상 데이터로 미국은 전체에서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비 OPEC 국가가 41%, OPEC+ 국가의 증산량은 24%에 그침. 참고로 이 데이터도 OPEC+의 국가들이 탈퇴를 아예 안한다는 가정이므로 더 떨어질 수 있음.
원유 가격에서 생산량은 가장 중요하게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인데, 2020년 코로나로 수요가 급감하면서도 캐파가 900만 배럴 가량 됐을때가 WTI 가격 기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가라앉음. 그 이후 2년간 인플레이션으로 재고도 점차 줄어들면서 WTI 가격은 77달러를 찍고 원유 초과 생산량은 600만 달러 정도가 됨. 여기서 200만배럴이 더 쌓이면 가격은 수요가 특정 상황이 되지 않는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음.
2. 미국의 부상과 해상유전에 쏟아붓는 브라질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심해 유전을 탐사하는 데에는 비용이 점차적으로 떨어졌고 그만큼 시도하는 국가들이 많아진다고 함.
원래는 브라질이 석유를 자급자족하지 못했지만 2006년 이후 석유 순수출국 전환, 현재는 산유국 7위에 올라갔는데 이것이 가능하게 된게 "해상유전 개발"임. 비용이 저렴해지고 기술적인 상승을 통해 심해 유전의 채산성이 많이 올라옴
리우데자네이루 근처 남대서양 연안에 산토스, 캄포스 분지가 있는데 여기가 SK 에너지에서 200년대 초반 3개의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대략 1조원의 투자를 하고 2.5조원에 팔아서 대박난 곳임. 처음에는 얕은 해상에서 캐다가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고, 여기서 나는 석유가 브라질의 90%를 차지함. 2014년 일평균 300만배럴에서 2023년 약 430만배럴까지 상승시킴
브라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으며,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에서는 포티구아르 분지(수심 2200m)에서도 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함. 브라질의 해상유전은 생산량의 96%나 차지하며 2030년까지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음. 미국, 사우디, 러시아를 이은 산유국 4위에 올라간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하고, IEA 데이터에서는 2040년에 전세계 해상석유의 50%는 브라질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3. 가이아나, 그 외의 새로운 산유국들
브라질 뿐 아니라 가이아나까지 엄청난 유전을 발견했다고 최근에 발표함. 30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음(생산이 시작된건 아님). 가이아나, 브라질같이 남미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님
1970년대부터 탐사했던 아프리카 나미비아 앞 수심 2000m에서 유전을 발견했고 7억배럴 정도의 석유가 묻혀있다고 추정 중.
토탈에너지 회사도 이 근처에서 수심 2900m 유정을 발견했고 추정량은 약 30억 배럴로, 이제까지 발견된 아프리카 유정 중 가장 대규모임.
세네갈도 2014년 상고마르라는 해상유전을 발견했고 최근에 생산을 시작(일평균 10만배럴 정도 추정)
우간다도 육상유전을 통해 2029년부터 상업생산이 가능하다고 함
4. 힘을 잃어가는 OPEC+
이전글과 위 내용을 보면 현재와 미래의 석유 증산은 OPEC+ 이외의 국가가 주도하고 있음.
아래 그래프를 보면 격차가 점차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2025년 약 600만배럴 예상), 작년에 이미 400만배럴에 가까운 격차가 났음
(OPEC+가 220만배럴 감산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5. 기존 에너지를 바꾸고 있는 중국(전기차 확산)
아니,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거 아니냐라고 할 수 있는데 IEA 리포트를 살펴보자
Ⅰ. 중국의 침체 및 인구구조
지난 10년간 석유 증산량 중 60%를 중국이 가져갔고 그건 모두가 알듯이 엄청난 고성장을 바탕에서 가능했으나 최근 중국의 소비시장은 매우 침체된 상황, 단순 금리로 시장을 살리기는 힘든 상황에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는 상황. 중국 정부에서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했으나 이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아니고 이렇게 덩치가 큰 나라는 적어도 10년 이후를 봐야함
추가적으로 중국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엄청나게 탄력을 받고있는 상황임. 석유 자체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떨어지지는 않아도 성장 자체가 많이 대체된다고 예측됨
Ⅱ. 다른 선진국(대체로 EU)들의 상황
대부분 선진국들의 성장률(미국 제외)은 낮은 상황이며, 금리 인하 기조도 보이고 있음. 최근 EU 국가들의 선거에서 변수가 생길 수는 있지만 이미 법제화된 것들도 많고 전문가들은 조금 완화하는 스탠스는 가져가는 한이 있더라도 탈탄소 기조 방향성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
Ⅲ. 변수는 인도와 브라질 같은 뉴페이스 개발도상국들
결국 변수는 중국을 대체할 인도와 브라질 같은 덩치 큰 개발도상국들이 중국만큼의 성장을 한다면 말이 달라짐. 경제성장을 하려면 값비싼 재생에너지보다는 석유가 필수일 테니깐. 관심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인도나 브라질이 중국을 대체하는건 구조적인 문제가 많이 산재해 있어 쉽지 않고 IEA에서도 비슷하게 예측하고 있음
물론, OPEC+에서 강력한 감산으로 유가를 끌어 올리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고 브라질 등 남미국가들을 카르텔로 끌어들일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OPEC+ 이외의 국가들이 굳이 카르텔에 들어갈 명분과 실리적인 이득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 OPEC+도 하나의 기구이며 나라 별로 입장이 다른데 최근 국제 외교적 트렌드인 다극체제로 보아 이전만큼 사우디가 주도적으로 감산을 이끌어 나가기 쉽지 않아 보임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같은 지정학적 이벤트가 등장할 여지도 분명히 있음. 하지만 이런 이벤트들은 리포트에서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의 변수가 아니므로 해당 데이터에서 제외
6. 유가가 낮은데, 동해 유전 개발을 굳이 왜??
사실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에서 기름이 난다는 것에 많이 놀랬고 기대를 했을거임. 아무리 재생에너지 시대로 가고있다지만 석유는 어떻게든 쓰이고 내부에서 석유가 생산된다는 건 해외 비중이 줄어들 여지가 있고 그만큼 외부 변수가 줄어들면서 유가 변동에 하방압력이 작아진다는 것을 뜻함.
동해 유전을 살펴보면 실패율이 80%에 저유가가 예상되면서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을 개발해야지 왜 수천억원을 들여서 굳이 도박을 해야하냐고 생각이 들것임. 당연히 유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채산성이고 기름을 캐서 이득을 챙기는 부분보다 투자하는 비용이 더 든다면 굳이 뚫을 필요가 없음. 현재 해상 유정 개발 붐이 계속되는 것은 아직 유가가 높아서 그런거고 유가가 예측대로 내려간다면 채산성을 근거로 사업이 중지되는 곳들이 생길테고 동해가 거기에 포함되지 말라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음
하지만 동해에서 만약 유전이 발견된다면 정부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75%는 천연가스인데 이러면 유가가 낮더라도 개발해야됨(물론 정부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가정하에).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다음으로 LNG를 많이 사다 쓰는 나란데 천연가스를 액화시켜서 가져올때 운송 및 액화시킬 때 발생하는 비용이 매우 큼. 미국에서 파이프라인으로 유통되는 천연가스의 가격 지표인 헨리허브(HH) Index를 아래에서 보면 1MBtu 당 1.6달러 수준에서, 다른 나라로 사가는 LNG의 가격은 10달러를 그냥 넘음
미국산 LNG 가격은 "HH 인덱스 + 가스 파이프라인 관세 + 수출 터미널에서 보관료 + 액화 비용+ 운송비용"인데, 당연히 미국에서 쓰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듬
거기다가 천연가스 가격이 국제적으로 낮아지더라도 수입 대체효과가 있는데다가 동해에서 우리나라까지 파이프라인 비용이 매우 크지도 않을 거임. 그리고 한 나라에서 유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격협상력에서 우위를 가져올 요소가 될 수 있음.
정부에서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건 상당히 당황스럽긴 했지만 논란이 많고 정치적인 색깔을 빼고 딱 경제적인 요소만 생각보다 계산기 두드려볼 요소는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임(물론 무조건적으로 해야한다는 얘기가 아니니 오해마시길 ^^)
대표적인 나라들만 다루었고 좀더 다양한 나라들에 대한 전망을 보고 싶으면 아래 출처 IEA 리포트를 보면 됨
출처:
https://www.iea.org/reports/oil-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