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Zenmdeyaa
움짤 끊기지 않는 방법
[ 설정 - 글읽기 설정 - 게시글 이미지 품질 - 고품질 권장 ]
프랑스 시리즈 [Demain Nous Appartient]
中
Jack & Rayane의 이야기
1편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5018231?svc=cafeapp
5편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5023335?svc=cafeapp
긴장에 잠긴 라얀의 시선.
그는 무의식적으로 오랜 억압에서 달아나려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안녕.
불청객의 등장은 라얀을 또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 둘다 있었구나.
- 잭에게 줄 셰익스피어 오디오북을 발견했지 말이에요.
급히 잭에게서 떨어진 라얀은 묻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 그래? 멋지구나.
- 별거 아닌걸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 자, 여기.
- 고마워.
라얀이 쫓기듯 떠나고 홀로 남은 잭.
그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져있다.
그리고 그날밤, 잭은 시력이 돌아오고 있다는 걸 엄마에게 전하고 당분간은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싶다 말한다.
'주변사람들의 태도가 바뀌면 조금 혼란스러울지도 모르니까요.'
엄마는 잭이 그 말을 한 의도를 조금 알 듯하기도 하다.
- …찾았다.
- 제기랄, 날 가지고 노는 걸 보니 널 이제 불구자라 부르지도 못하겠어. 여섯번째 감각을 정말 만들기라도 한 거야?
- 뭐 그럴지도 모르지.
혹은 너와 내 사이가 강하게 연결된거일 수도 있고.
나는 알아. 네가 어디 있는지.
라얀이 눈을 감은 사이, 잭의 또렷한 초점이 그에게로 맞춰진다.
처음으로 라얀을 뚜렷이 제 눈에 담는 잭.
그의 첫 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잭은 다른 가족들에게도 시력이 돌아온 사실을 알린다.
그러나 여전히 한 사람에게는 전하지 못했다.
조금은 흐릿하지만 형체를 찾아가는 잭의 시야.
얼마뒤 도어벨이 울리자 잭이 현관으로 향한다.
- 안녕, 불구자.
- 어서와.
라얀을 맞이해주는 잭.
그들의 인사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겉옷을 벗던 라얀은 평소와 달리 조용한 집 내부를 의아하게 둘러본다.
- 오늘은 왜 아무도 없어?
- 다들 학교에.
- 벌써 너에게 질리기라도 한 거야? 큰일이군.
- 그들이 항상 날 돌볼 수는 없는걸.
-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아.
너와 단둘이 있게 됐으니.
저한테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 라얀의 시선.
그리고 그날 이후 어딘가 달라진 분위기.
잭은 제 시선을 채운 라얀을 피해 서둘러 화제를 바꾼다.
- 잠깐만, 우리가 수학… 아니지, 영어공부하기로 했었나?
- 글쎄, 우선 밥이나 먹는 건 어때? 조금 배고프네.
- 냉장고에 먹을 게 있을거야. 마음껏 먹어도 돼.
- 그것보다 여기 문제가 있는데?
- 무슨 일이야?
라얀은 냉장고를 살피다 바닥에 흥건한 물기를 느낀다.
- 잭, 설마 이곳을 화장실 문과 착각한 건 아닐테지?
- 설마.
가까이 다가온 잭.
라얀은 잭의 손을 가져가 바닥에 가져다 댄다.
- 자, 만져봐.
- 제길. 냉동고가 망가졌어.
- 성가시게 해서 미안해.
결국 쪼그려 앉아 함께 바닥을 닦는 두 사람.
- 졸지에 가정부 신세가 되었지만 나름 괜찮은 일인걸.
물론 쓰나미를 일으키는 것보단 수학공부가 나았을테지만.
농담도 잠시 라얀이 잭에게 물기를 뿌린다.
- 제길, 뭐하는 거야?
하지만 라얀의 장난은 멈추지 않고
물을 맞은 잭은 지지않고 반격을 가한다.
그러다 서로의 몸이 부딪힌 두 사람.
상체가 가까워지고,
또다시 라얀의 시선이 잭에게 머무른다.
그순간 인기척이 들리고, 라얀은 성급히 잭에게서 몸을 뗀다.
그날 이후 또다시 생성된 긴장감.
두 사람은 의식적으로 그 사실을 모른채한다.
그리고 그날 밤, 라얀은 오랜시간 잭의 옆에 머물다 갔다.
등교 전 부둣가를 걷는 두 사람.
잭은 오늘만큼은 라얀에게 사실을 털어놓으리라 결심했다.
- 그나저나 할 말이 뭐야?
그러나
-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어.
잭에게는 여전히 자신없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 잭, 나와 함께한 시간들이 너에게 행복이었으면 해.
-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어.
하지만 라얀에게는 잭이 모르는 어떠한 격동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 혼자 있을 수 있지?
- 그럼.
잭의 시력이 돌아온 뒤에도 홀로 그 사실을 모르는 라얀.
그는 여전히 잭의 충성스러운 안내견이다.
동시에 그 상황을 눈치 챈 리지가 잭에게 다가온다.
- 라얀이 아직 모르구나.
- …실패했어.
- 뭐가 두려운건데?
- 그냥… 우리 사이에 변화가 생길까봐 무서워.
- 네가 눈이 보인다고해서 태도를 바꾸면 걔는 어리석은놈일 뿐이야.
답답한 태도를 보이는 잭에게 조언을 건네는 리지.
그러나 잭은 여전히 라얀과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그날 오후,
조던은 학교를 지나가던 중 홀로있는 라얀에게 다가간다.
- 수업 끝났어?
- 잭은요. 저는 아직 체육수업이 남아있어요.
- 성가시겠군. 잭도 곧 눈이 보이게 되면 체육수업에 적응해야할텐데.
- …그렇죠.
잭의 시력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라얀.
어색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 음… 잭이 너한테 말 안했어?
- 그럴리가요.
- 잭의 시력이 돌아오면 어색할거같기도해.
솔직히 그가 눈이 보인다는 걸 알았을 때 우리 모두 놀랐거든. 어쨌든 잘된일이야.
- …그럼요.
조던이 떠나고 홀로 남은 라얀.
그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진다.
이후 엄마와 만난 라얀.
잔뜩 화가 난 기분을 여과없이 표출한다.
- 잭이 앞을 보기 시작한 지 며칠이나 지난 게 분명해요.
그리고 여전히 어떠한 말도 안했고요.
- 라얀, 그의 형도 그 사실을 겨우 어제 알았어.
잭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거야.
- 네, 그러겠죠.
그래서 그 가족이 나한테 말을 전한거고요.
중요한 건 나한테 아무말도 안했다는거에요.
분명 어제 우린 반나절이나 함께 있었는데,
여전히 맹인 행세를 하면서 말이에요!
- 라얀,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봤어?
- 날 바보로 만들고 싶었던거겠죠.
- 정말 그렇게 믿는 거니?
- 우리는 몇 달 동안 더할나위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런 시간들이 지났는데… 잭은 자신에게 벌어진 엄청난 무언가를 나한테 언질도 하지 않았어요.
라얀의 말을 잠자코 들어주던 로미.
홀로 망상에 빠진 라얀이 안타깝다는 듯 그에게 묻는다.
- 그가 너에게 말하기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 라얀, 그는 더 이상 네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될까봐 무서워 했던 거야.
- 그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 너의 도움이 필요없다면 자연스럽게 너와 보낼 시간이 적어지겠지. 그의 불구는 너와 함께 걷고 너에게 집에 데려달라 부탁할 수 있는 완벽한 변명이었을테니.
그런데 너는 완전히 맛이가서 그의 가족을 질투하기나 하고 안타깝구나.
라얀은 이제야 만족스러운 기분이 든다.
그날 밤, 라얀은 잭을 불러낸다.
- 라얀이야?
그리고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 잭에게 고약한 장난을 한다.
- …일반적으로 말이야.
우리 둘 중에 형편없는 장난을 하는 사람을 고르자면 그건 나야.
- ….
- 네가 아니라.
- ……아침에 말하려고 했어.
- 결국 말하지 않았네.
- 미안해.
- 이제 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어.
- ….
- 너의 안내견에서 해방이지.
- …그래도 여전히 너와 함께 지낼 수 있을까?
- 내가 왜 그래야하지?
- 그래. 네 말이 맞아. 기대하지도 않았어.
단번에 고개를 돌린 잭.
그는 라얀에게 차마 실망감을 표하지 못한다.
- 넌 그걸 믿냐?
그러나 곧 잭을 비웃어주는 라얀.
- 네가 더 이상 불구자가 아니라고 내가 널 버릴거라 생각한 거야?
무슨 이런 멍청이가 다 있어?
그제야 잭이 안심한듯 그를 바라본다.
오래 전 서로를 만났지만, 처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라얀이 이전과 달라진 목소리로 그에게 말한다.
- …뭐라할까, 네가 두 눈으로 날 보는게 조금 이상해.
넌 이제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텐데.
- 여전히 조금은 흐릿해.
잭의 말에 몸을 비트는 라얀.
그의 행동이 점차 노골적으로 변한다.
- 만약 내가 지금처럼 가까이 가면?
-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아.
- …그럼 지금은?
- 넌 지금 네 앞에 뭐가 있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 그게 아니라, 단지….
생성된 긴장감에 대답을 얼버무리는 잭.
그러나 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얀이 그에게 돌진한다.
그러나 상황은 예기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상기된 얼굴로 라얀을 찾아온 잭.
그리고 무덤덤한 눈으로 다른 곳만 바라보는 라얀.
그날 이후 주말동안 라얀은 잭의 연락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 여긴 어떻게 왔어?
- 그야 네가 수업에 오지 않으면 넌 항상 이곳에 있으니까.
네가 혹시라도 아픈지 확인하려 했고,
내 눈엔 빌어먹을 정도로 괜찮아보이네.
유령취급도 충분히 잘 받았어.
잭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라얀을 바라본다.
그러나 라얀의 시선은 지독할 정도로 다른 곳에 머문다.
- 무슨 말을하는 거야?
- 우선 주말동안 완전히 사라진 것부터 물어보자.
- 바빴어. 런던에서 친구가 오기도 했지.
- 그래, 좋은 변명이네.
- 라얀, 우리는 금요일에 키스했어.
이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거야?
- 전혀.
- …….
- 젠장, 그깟 키스에 내가 널 유령취급 했다고 생각하는거야?
- 그래, 네 말대로 아무것도 아니라면 우리 그거에 대해 얘기 좀 해보자.
- 원한다면.
- 여전히 이렇게까지 의미를 만들어야 될 일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 그래, 네 말이 다 맞다고 치자.
그런데 그 키스는….
- 재미였을 뿐이지.
- …재미?
- 그럼 다른 생각이라도 했어?
잭은 할 말을 잃고만다.
정주행하는 여시들이 계속해서 찾아와주는 바람에...
당시에 귀찮아서 스킵했던 대사들을 추가했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