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더블치즈감자토스트
더커뮤니티는 정치, 젠더, 계급, 사회윤리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12인이 모여 하나의 작은 사회를 일구는 정치 서바이벌 사회실험임.
이 곳에선 익명의 채팅을 통해 개인 상금을 쌓아가는 시스템이 있음.
익명 채팅은 매일 이루어지는 야간 일정으로
주민들은 총 네 번의 토론 중
반드시 두 번 토론자로 채팅에 참여해야 합니다.
채팅은 매일 달라지는 주제에 대해 3 대 3 찬반 토론으로 진행됩니다.
찬반 입장별 선착순으로 토론 참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은 토론을 지켜보는 참관자가 됩니다.
토론이 끝나면 토론자와 참관자를 포함한 주민 전원은
본인이 동의하는 입장에 투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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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주제는 매번 바뀌는데 4번 중 2번은 필참이고,
3:3 이라 선착순에 들지 못하면 본인의 생각에 반하는 입장을 대변해야 될 수도 있음.
오늘의 주제는 아래와 같음:
"빈곤의 가장 큰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전통파인 찬성측과
개방파인 반대측이 토론을 펼침.
사실 토론 시작 전, 주민들의 연봉이 공개됐는데 고소득자들이 상당수였음.
3억 초과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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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봉에 환호하는 주민들과
돈 많이 받는 걸로 환호하는 거 되게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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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타 온 하마
예를 들어 우리가 연봉 3억 이상인 사람한테 환호할 거면
연봉 5천 이하 받으면 그 사람은 못한 거예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더 칭찬받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왜 당연히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좀 놀랐어요
이렇게까지 고소득자가 모인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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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토론이 시작됐고,
"빈곤의 책임은 상당 부분 사회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이 아직까지도 기아와 극도의 빈곤에 시달리는 것을
인류가 처음 등장한 아프리카의 선대인류가 부지런하지 못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지 않습니다."
"부모의 계급 세습이 있다, 자산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명제에 동의하더라도 "빈곤의 책임이 사회다"라는 말을 논증하진 못하니다.
일반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내에서 개인의 빈곤이 온전히 사회의 책임으로 귀결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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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경해진 탓인지, 대부분의 내용이 편집됨.
찬성 측 주민(테드)의 인터뷰로 보아 토론 수위가 지나쳤던 것으로 보임.
너무 부끄러웠고요 그 안에서
니네는 세상이 그렇게 쉬워?
그렇게 순진하게 살아서 니네는 돈을 벌어봤구나.
세상만사를 다 알고 있다는 톤으로, 인생에 대해서 통달했다는 톤으로
그럴싸한 말투로 서로를 공격하고...
진짜로 빈곤을 경험하신 분들이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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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이 끝난 후, 주민들이 익명으로 자신의 생각을 작성할 수 있는 피드에
빈곤에 관련된 글이 올라옴.
작성자는 연봉 공개때 일침 날린 하마였음.
오늘 토론은 저 개인적으로 여기 이곳에 모인 우리의 한계를 굉장히 여실히 드러내는 주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빈곤 문제에 있어서 가장 답답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빈곤에 대한 논의가 너무 자주 빈곤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다이아몬드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빈곤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만을 가지고 주로 이야기하게 되죠. 중요한 모든 디테일이 소거된 채로 탁상공론을 하게 되기 쉽다는 이야기 입니다.
경제적 빈곤에만 한정해서 이야기 한다고 하셨는데, 빈곤한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경제적 빈곤이 다른 빈곤과 너무나 쉽게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돈이 없으면 쉽게 건강을 잃게 되고 안정적인 가정 환경을 잃게 되기도 쉽죠. 또한 정보의 부족, 교육의 부족, 주거의 부족, 사회적 자본의 부족... 빈곤은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차원의 빈곤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은 악순환을 일으켜 빈곤을 심화시킵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실들은 빈곤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아까 저녁 먹을 때 우리 연봉이 곤개된 것 보고 놀랐습니다. 갑자기 여러분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졌어요. 시청자분들 중에서도 그렇게 느끼실 분 많을 것 같고요. 이런 맥락에서 빈곤에 대한... 이전보다 훨씬 디테일이 부족한 토론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계급문제가 저에게 너무 중요한 이슈라 참여할까 말까하다가 결국 감정적이 될까 하지 않았는데 참여해서 더 많은 말을 해야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듭니다.
복지제도가 이렇게 잘 되어있는데 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냐고 물으신다면...
복지제도가 있다는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고
누군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고
주민센터가 문을 여는 시간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고
복지제도를 쓰려면 내 명의의 통장이 있어야 하는데 압류된 상태이거나 신용불량자거나 혹은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할 인터넷이, 컴퓨터가 없어서 등... 다양한 상황들이 제게는 떠오르네요.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인 부의 박탈만을 의믜하지 않습니다. 빈곤은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매우 다양하고 다면적인 방식으로 제한합니다. 그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하면 빈곤에 대한 구조적인 측면을 바라보기 어려워지죠.
이는 빈곤한 자가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다." 곧 내 책임이다. 내가 무능력해서다, 라는 관점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지금 대학원 졸이거든요. 학력이
근데 우리 집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부모님도 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하신 분들이죠.
저도 그래서 그 시장에서 부모님이 장사하시는 떡볶이집하고 인쇄소집 하는 그곳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란 거죠
저는 자전거를 아직도 잘 못타거든요.
자전거 타는 걸 배운 적이 없어요.
우리 집에서 먹고사는 것 이의외 것은 전부 다 사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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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는 먹고 사는 것 이외의 것은 전부 다 사치일 정도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해 서울대에 입학함.
제가 이제 대학에 들어와서 더 큰 격차를 느꼇던 건
문화적인 것, 먹고사는 것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어떤 취향과 인생을 더 수월하고 편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사는구나 이 사람들은...
그리고 그걸 권력 삼아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이렇게나 무시하는구나
대학에서 너무 처절하게 느꼈던 거 같아요
그때는 너무 너무 외로웠어요
나 같은 애가 없어서...
나 같은 애가 있어도 걔도 숨어있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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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제가 여기 참여하면서, 빈곤에 대해 조사하면서
어 나 빈곤했네?
다른 사람을 통해서 강제로 확인받고 있는 거예요
빈곤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그게 되게 기분이 묘했어요.
나는 지금까지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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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도 맨날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항상 인생에서 누군가 자기를 도와줬대요
"어려울 때마다 누가 꼭 나타나서 도와주더라"
그런데 저도 늘 그렇게 느껴요. 진짜 중요한 순간마다
그냥 선의로
아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해서 여태 좀 살아남았구나...
많은 기회를 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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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이라는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룬 만큼,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회차였음.
더커뮤니티는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음.
주제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성찰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함.
따라서 더커뮤니티 참가자들에 대한 비난은 정중하게 사양함.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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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상자 아 작성시간 24.09.20 글 자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빈곤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그게 되게 기분이 묘했어요. 나는 지금까지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라는 말이 되게 와닿는다.. 나도 최근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정말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는 그냥 소득으로 결정되는것처럼 보여서 현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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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약질문에댓글다는여시 작성시간 24.09.20 다들 꼭 보길바래.. 제일 마음에 깊게 새겨지는 장면이 이 장면이었는데, 이때 말고도 생각 하게되는 부분이 많아 참 잘 만든 프로그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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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짜화나네 작성시간 24.09.20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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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뉴뉴뇨뇨누누노노 작성시간 24.09.20 나도 하고 있는 생각인데 저걸 저렇게 말로, 글로 표현해낸다는 게 되게 멋있는 거 같아...나는 두루뭉술하게 불편함만 가지고 있었거든...덕분에 내 생각도 정리되서 넘 좋다!! 진짜 요즘 돈 우상시하는 거 너무 심하고 나조차도 나를 그런 잣대로 판단해서 우울에 쉽게 빠지기도 했는데 이 글보고 힘얻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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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용만이잉 작성시간 24.09.20 아.. 되게 기분이 이상해진다 진짜 자주 느끼는게 항상 어떤 문제에 대해 얘기할때 그 문제의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잘 안들리는것같음.. 특히 저런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하마님 글 넘 좋다 저 프로그램 함 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