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134605241
이전편
1편에서 설명해 드린,
댐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로 간 두 국가.
벌써 1997년이 되었군요.
이제 최종 판결이 있겠습니다.
두 국가 모두 참석하셨나요?
네!
네!
?? 뭐야 너 1편에선 그 국기 아니었잖아
체코슬로바키아 어디 갔어
뭔소리야 이 바보야
우리 아빠가 평화롭게 반갈죽해서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슬로바키아 된지가 언젠데?
1993년 1월 1일부터 우린 독립했다고!
난 슬로바키아야!
그만 하세요. 독자 분들의 이해를 위해서 한 번 언급했으니
그만 넘어갑시다.
어차피 국가 승계를 누가 하느냐에 상관없이, 영역과 관련된 조약은
그 영역을 누가 차지하고 있는가를 따집니다.
즉, 1993년 1월 1일부로 이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문제입니다.
어쨌든, 헝가리!
왜 1977년의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죠?
저... 저희에겐 환경 손해를 피하기 위한 긴급 피난이었을 뿐입니다!
호오... 위법성 조각 사유를 들고 나오시겠다...
(먹히나?)
하지만 환경 문제는 시간이 오래 지나야 확인이 가능하죠?
가능성만으로 긴급 피난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만큼 중대한 손해를 줄지도 잘 모르겠고요.
게다가 교섭을 통해서 공사를 연기하거나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죠?
즉, 최후의 수단이 아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긴급 피난은 조약을 위반하는 책임을 면제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헝가리처럼 조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것은
긴급 피난으로도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저... 저희가 종료한 게 아니에요!
1992년에 체코슬로바키아가 멋대로 계획을 변경한다고 해서
그때 종료된 거라고요!
아니에요! 저희 아빠는 '그렇게 하겠다'는 계획을 말했을 뿐이에요!
실제로 물길을 돌리기 전에 쟤들이 조약을 파기했다고요!
인정합니다. 상대국이 조약을 중대하게 위반하면
조약을 종료할 수는 있죠. 단, 결과가 있다면요.
그 결과가 없는데도 미리 예상해서 종료한 헝가리는
그런 논리로 협정의 중단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이러면 안된다는 뜻
추가로, 돈이 없어서 그랬다거나... 공동 운영이 불가능했다거나...
그런 문제도 다 헝가리 탓이죠?
조약법 제61조 2항에 의거,
조약 당사국은 자국의 의무 이행 불가를 이유로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없습니다.
그... 그게요, 판사님. 사실 이게 우리 아빠...
그러니까 공산 정권 때, 사회주의 국가 연대를 목적으로
무대뽀로 진행한 건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냉전도 끝났고요.
경제성도 많이 하락했고, 환경 인식도 강화했고...
그래서 뭐요?
이 사업의 목적은 협정상 근본적으로 수치(水治)잖습니까?
그 목적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협정상 사정 변경이 분명 가능했는데도
그걸 사용하지 않은 건 헝가리 본인이죠?
흐에엥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겼다!!!!!
얼쑤~ 절쑤~
???? 뭐하는 겁니까, 앉으세요.
신성한 재판장에서 뭔 괴상망측한 춤을...
어?
슬로바키아, 왜 다뉴브 강의 물길을 마음대로 바꿨죠?
쟤... 재들이 먼저 조약을 마음대로 종료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정당한 대응조치를 한 것뿐이에요!
대응조치는 상대국의 위법 행위에 비례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수로를 틀어버린 건 헝가리의 행위에 비해 과도한 대응입니다.
게다가 해결책 자체가 1977년의 협정 내용을 벗어난 것이고요.
이런 행동은 헝가리의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슬로바키아는 헝가리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미c)
그런 고로, 우리는 양국 모두가 국제법을 위반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어... 어엇... 그럼 저흰 어떻게 해야 하죠?
슬로바키아, 헝가리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길을 틀어버린 것이죠?
네! 맞아요.
모든 국가는 서로와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에는 구속력이 있는 것이죠.
따라서,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양국이 1977년에 본래 합의했던 내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상 끝!
끄으응...
그렇게 양국은 재협상에 들어갔고...
1년만에 새 합의가 나오게 된다.
그래! 그럼 우리가 원래대로 새 댐을 지을게.
오, 진짜? 그래, 지어주기만 하면 우리도 물길 원래대로 돌릴게!
그러나, 이렇게 훈훈하게 종료되면 지구촌이 아니다.
ㅗㅗㅗㅗㅗㅗ 이 합의도 인정 못해!
안 해! 안 할 거야!
하필이면 합의 직후 헝가리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
헝가리 제 56대 총리 오르반 빅토르는
이 합의도 이행할 수 없다고 뻐팅겼고...
이 쉽 SHAKE IT 가 사람 대가리를 두 번 후려쳐?!
슬로바키아는 곧바로 이에 반발,
새 판결을 내려달라고 ICJ에 요청했지만...
2017년 6월 30일.
하... 됐다...
어차피 판결 내려져 봤자 너가 또 버티면 소용없잖아.
판결에 강제력이 없으니까.
그냥 판결 종료해 달라고 ICJ에 요청하자.
대신 앞으로 이거 가지고 서로 GR하지 말기.
ㅇㅇ
(어차피 이럴 거면 왜 재판한거지?)
(그러게요 ㅊ발 FM이나 할걸)
(아주 지랄들을 해요)
ICJ는 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2017년 7월 18일자로 분쟁은 종료된 상태이다.
물론, 헝가리에는 여전히 약속한 댐이 없고,
아름다운 다뉴브 강은 여전히 슬로바키아가 바꾼 대로 흐른다.
동유럽의 아름다운 문화와 역사, 생명들,
그리고 인간의 다툼을 담은 채...
여러분 얼탱이 없는 결말에 많이 놀라셨죠?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국제사회가 다 그렇죠 뭐.
그래도 국제법 판례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사건입니다.
-끝-
댓펌
대학 시절 국제법 강의하시던 외대 출신 교수님 왈 저 사건이 90년대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되었을 때 "Gabčíkovo-Nagymaros"를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몰라서 체코어 헝가리어 가능한 학생 찾아서 직접 자문을 받았다 하더군요. 결국 국제법 교과서에는 영어 명칭으로 수록되었지만요 ㅋㅋㅋ
여하간 VCLT 공부하면서 항상 보던 이름인데 다시 보니 새롭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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