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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전쟁이 수없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전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저번 글( 국경선은 반드시 그대로! 국룰인 현상 유지의 원칙 )에서 설명드렸다시피
일단 국제적으로는 무력으로 상대를 침략하는 걸 금지한다.
인류가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명제에 형식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 합의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때는 언제일까?
1차세계대전, 유럽이 대충 한 번 망하고 난 뒤,
전쟁에 이긴 국가라 하더라도
이런 전쟁이 다시 일어나길 원치 않았다.
우리는 유럽에서의 평화 구축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해.
오 그런 말까지 하시는 걸 보니
그럼 미국이 앞장서서 우리 안보를 보장해 주는 건가?
먼 미래의 NATO처럼?
엇 그건 싫은데... 고립주의 몰라 고립주의?
유럽 일은 니들이 알아서 해야지
어 맞아맞아, 놀랍겠지만 그건 전부 사실이야.
형은 독일이 w같이 잠수함으로 상선을 공격해도 망설이다가
치머만 전보 때문에 겨우겨우 참전했어
근데 뭔가 이대로 있으면 콧수염 단 애가 미대를 떨어지고
조금 많은 일이 있은 후 자살할 것 같은 느낌인데
뭔가 6주만에 항복하고 프랑스가 조롱받는 미래가
머리에 생생히 그려지는 이 능력은 뭐지?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 아라스티드 브리앙
뭔 개떡같은 소리야 칷
어떻게 강대국이 6주만에 항복을 해
엇 외무장관님
그냥 농담 좀 해봤습니다ㅎㅎ
어쨌든 미국이 유럽에서 발을 빼니
저희는 어떻게 평화를 유지해야 할까요?
이번에 새로 국제연맹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집단안보를 추구해야죠.
근데 문제는 좀 평화적인 무드가 조성되어야 그게 가능할 텐데.
흠... 어쩌면 좋지... 아! 그거다! 미국아~!
(당시 미국 외무장관 프랭크 빌링스 켈로그)
왜요 ㅡㅡ
군사달라 돈달라 말 나오기만 해봐
우린 이제 뜨뜻한 안방 아메리카로 가야 한다고요
그럼 이건 어때요. 1928년이
미국의 1차세계대전 참전 10주년이거든요?
거기에서 우리 같이 선언하죠.
양국은 앞으로 전쟁할 권리를 영구히 포기하겠다고.
양국의 친선을 다질 겸,
상투적 표현으로라도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합시다.
(흠... 좋긴 한데... 뭔가 액션이 더 필요해...
우리가 유럽에서 발을 뺄 수 있을 정도의... 아!)
아! 아예 모든 나라들이 전쟁할 권한을 포기하게 만들죠!
그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오, 좋은데요?
흐음, 근데 다른 나라들이 하려고 마음을 먹으려나...
(괜히 난 안 함 ㅅㄱ라는 나라가 나오면
그것만으로 외교적 긴장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어차피 모든 열강이 조약에 합류해야
그나마 의미가 좀 있지 않겠습니까?
각 국가가 국민의 이름으로 전쟁포기를 선언하되,
국가의 자위권은 여전히 유지하고,
조약을 어긴다고 해도 제제는 없는 걸로.
(실효성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
하긴 뭐... 우린 유럽에서 발만 빼면 그만이지...)
그럼 그렇게 합시다!
이렇게 조약 성립에 주도한 두 외무장관의 이름을 따
해당 조약을 켈로그-브리앙 조약,
또는 부전조약이라고 부른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열강도 이에 동의,
15개국이 조약에 참여하며
1927년 8월 27일 부전조약은 체결되었고,
이것이 처음으로 인류가 전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사례이다.
미국 외무장관 켈로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2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이후 조약 참가국은 63개국까지 늘어났지만,
글쎄, 여러분께서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헤헤헤헤헤ㅔ헿ㅎ
자위권을 그대로 인정하고
제제 의무도 없는 조약은 그저 선언에 불과했고,
독일이 민족의 자위권을 핑계로 전쟁을 시작,
또다시 세계는 전쟁의 참화에 빠지게 된다.
어흐흑 10할 내 조국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이 선언은 아무 쓸모도 없었단 말인가ㅠㅠㅠㅠㅠ
(*브리암은 1932년에 사망했으므로
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고인이었다)
울지 마십쇼 브리암씨
당신과 켈로그가 구상한 조약의 의지는
UN 헌장 제 2조로 계승되었으니까
뭐, 물론 부전조약 자체는 이미 쫑났다고 보지만요
하나가 되어 계속 살아가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뭐해 시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유엔 헌장 제 2조도 실효성 없는 건 매한가지잖아ㅠㅠㅠ
단순히 역사적 의미 의외엔 어떤 가치도 없단 말인가ㅠㅠㅠㅠ
엇 ㄴㄴ 부전조약이 그나마 쓸모있게 쓰인 사례가 있긴 합니다
브리암 씨는 지금 모르시겠지만
결국 연합국이 이기긴 이기거등요
그래서 나치 독일과 일제의 수괴들을 처벌할 때
부전조약이 그들을 처벌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전쟁포기를 약속하는 조약에 서명했는데도
전쟁을 일으켜 '평화를 파괴한 죄'로 처벌한 거예요
오 그래? 그럼 좀 마음이 편해지는...
? 근데 분명 제제 의무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
아니 그 전에 그런 추상적인 이유로
사람 처벌해도 됨? 법적으로 괜찮음?
뭐 이미 뒤진 SHAKE IT 는 말이 없으니까요ㅎㅎ
(*부전조약을 처벌 근거로 쓰는 것이 정당했는지는
지금까지도 상당한 논란거리이며,
전범들의 악행과는 별개로 정당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우리는 부전조약의 사례를 통해서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과
이기면 장땡이라는 두 가지 진리를 모두 깨달을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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