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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그러나 생을 포기하려 한 이의 깊은 고통을 우리는 제대로 공감조차 하기 어렵다.

작성자7번부터 11번|작성시간25.03.23|조회수1,805 목록 댓글 3

출처: https://casenote.kr/%EC%9A%B8%EC%82%B0%EC%A7%80%EB%B0%A9%EB%B2%95%EC%9B%90/2019%EA%B3%A0%ED%95%A9241

자살을 막으려는 수많은 대책과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생을 포기하려 한 이의 깊은 고통을 우리는 제대로 공감조차 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밖에서 보기에 별 것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이유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듯, 보잘 것 없는 작은 것들이 또 누군가를 살아있게 만든다. 삶과 죽음은 불가해한 것이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지금껏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을 그에게 심어 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이야기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재판장
판사
박주영

판사
김동석

판사
황인아


2019년 사건이고 판결문이 와닿아서 올려봄
많은 사람들한테 위로가 될 판결문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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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도스토옙스키 | 작성시간 25.03.23 법정의얼굴들 책 추천 같은 판사님이쓰신책
  • 답댓글 작성자느개비면접본다고속눈썹연장 | 작성시간 25.03.23 고맙 읽어보겟어
  • 작성자나몰빼ㅁl | 작성시간 25.03.23 판결문 읽고왔는데 나 왜 눈물남.....눈뜨자마자 눈물흘리는 사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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