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vogue.com/article/is-having-a-boyfriend-embarrassing-now
https://theqoo.net/square/3972838950
https://www.dmitory.com/issue/386772601
누군가가 SNS에서 “내 남자친구가-”라고 말하는 순간, 바로 음소거 버튼이 눌린다.
나는 누군가의 콘텐츠를 재밌게 팔로우하다가 갑자기 “남자친구 중심 콘텐츠”로 바뀌는 걸 제일 싫어한다.
그건 아마 오랫동안 우리가 ‘남자친구 나라(Boyfriend Land)’라고 부를 만한 세계에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곳에서 여성의 온라인 정체성은 파트너의 삶을 중심으로 돌아갔고,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애를 온라인에서 드러내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졌다.
연인을 대놓고 공개하는 대신, 이성애자 여성들은 훨씬 미묘한 신호를 택한다.
운전대 위의 손, 식사 자리에서 부딪히는 잔, 누군가의 뒷모습.
더 혼란스러운 경우는 결혼식 사진에서 얼굴이 블러 처리되어 있거나,
피앙세가 모든 장면에서 잘려 나간 편집 영상까지 있다.
여성들은 마치 ‘그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진 않지만,
가능한 한 가리고 싶다’는 듯 파트너의 얼굴을 숨긴다.
그렇다면 왜일까?
이제 여자들은 남자친구가 있는 걸 창피하게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더 복잡한 무언가가 있을까?
내게는 여성이 두 세계를 동시에 붙잡고 싶어하는 결과처럼 보인다.
연인이 있다는 사회적 이익은 누리되,
‘남자친구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피하고 싶은 것이다.
작가이자 활동가 조에 사무드지는
“그들은 관계의 보상과 축하를 원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평범한지도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성애 피로(heterofatalism)’가 만연한 시대에
여성들은 “남자에게 전부인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하지만,
동시에 ‘커플’이라는 지위를 가져다주는 사회적 인정을 원한다.
연인이 있든 없든, 요즘 여성들 사이에는
“남자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약간 죄스러운 일처럼 느껴진다”는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뉴욕의 인플루언서 듀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Delusional Diaries에서는
“남자친구가 있는 게 이제 촌스러운 걸까?”를 주제로 다룬다.
상위 댓글에는 “남자친구 있는 건 왜 공화당 같지?”
“남자친구는 이제 유행 지났어요.
제대로 행동하기 전엔 다시 안 돌아올 거예요” 같은 말이 달린다.
요컨대, “남자친구가 있다는 건 여성의 아우라에 타격을 준다”는 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진행자 둘 다 실제로는 연인이 있다.
이건 온라인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연인이 있는 여성들조차 남자와 이성애를 비판적으로 말한다.
여성들 간의 연대의 표시이기도 하고,
동시에 ‘남자친구 있는 여자’가 되는 게 더 이상 멋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단순한 착각이 아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남자친구 콘텐츠’에 질린다.
(나 역시 음소거 버튼을 적극적으로 누르는 걸 보면 그렇다.)
작가이자 British Vogue 필진인 스테퍼니 예보아는
남자친구를 공개했을 때 수백 명의 팔로워를 잃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연애 중이라 해도, 다시는 SNS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파트너를 계속 올리는 게 왠지 오글거리고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소피 밀너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번 여름, 한 남자가 나를 시칠리아로 데려갔다.
구독자 전용 섹션에 그 이야기를 올렸더니,
사람들이 ‘제발 남자친구 만들지 마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솔직히 연애 중이면 콘텐츠가 덜 흥미로워진다.
싱글일 때는 말하고 싶은 걸 다 말할 자유가 있다.
모든 여성이 그런 건 아니지만, 연애 중엔 다들 좀 더 ‘밍밍한 색’이 된다.
나도 그렇다”고 했다.
이 모든 대화를 통해 분명해진 건 하나다.
‘연애 중’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 여성성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것.
남자친구가 있는 건 더 이상 성취가 아니며,
오히려 ‘나는 혼자다’라고 말하는 게 더 멋진 선언이 되었다.
이성애자 여성들은 이제 다른 성적 지향 집단이 이미 겪어온 문제,
즉 ‘자기 정체성의 정치화’를 마주하고 있다.
이성애는 오랫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겨져 왔기에,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그 구조를 비판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전통적 역할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성애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물론 사랑에 빠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랑을 찾지 못하거나, 애초에 찾을 생각이 없는 것도 부끄럽지 않다.
우리가 이성애 규범을 비판적으로 재고하는 한,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어딘가 불안하고 논쟁적인 개념으로 남을 것이다.
이 흐름은 동시에 여성들이 ‘싱글 라이프’를 재해석하고
낭만화하는 새로운 물결과 맞물려 있다.
예전에는 “결혼 못 하면 고양이와 함께 노년을 보내는 노처녀가 된다”는 경고처럼
여겨졌던 싱글이, 이제는 오히려 자유롭고 매력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오랜 세월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온 이성애적 동화가 드디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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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닭발킬러s2 작성시간 26.06.21 해외도 그렇구나 신기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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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닉넴은 작성시간 26.06.21 .. 그게 어느부분이든 남친한테 잘보이려 하겠지란 생각에 안멋져보이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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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엉망진창딸케 작성시간 26.06.22 뭐든적당하면상관없지 남자들은 여친사귄다고해서 여친얘기만하지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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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지싻싻 작성시간 26.06.22 약간 상 받을 때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린다는 연예인들 같음 지 일인데 자꾸 남자친구 튀어나옴 같은 결임 촌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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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Infinite Challenge 작성시간 26.06.22 역시 해외도 똑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