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산행 후기
시린 북풍한설은 간데 없고
철 이른 개나리는 어디선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피어있을 테고
저기 산 위로 솟아오른 태양만이 겨울의 한 복판을 쉬임없이 비추어대고 있었다.
처음엔 기대했었다.
많이 올 거라 믿었다.
내 믿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채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기다리는 마음이 혹......그리움은 또 아닐는지.
망년회를 마치고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새삼 첫 산행을 계획하는 기분, 주최하지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겨울 산을 한번도 올라가 본적 없는데.........
눈 덮인 산을 오른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고 고행일텐데.........
사나이가 가는 길에 눈도 비켜가고, 사나이가 가는 곳에 바람도 자고 , 사나이가 가는 길에 미끄럼도 쑥스러운지, 저 만큼 떨어져서 얼음이 얼어있으리라 다짐, 또, 다짐하면서 일행은 드디어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영상 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이 제법 따뜻하였다.
모임주최를 여자 분이 했으면 훨씬 더 많이 참석할거라는 이야기를 탄 누룽지 님한테서 듣고 내심 기분이 씁쓸하였다.
내 인기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도 잘 나갈 때는 이렇지 않았었는데 하하.........나도 잘 나갈 때는 나 보러 일부러 오는 님들도 많았었는데 하하하.
나, 헐렝이님. 탄 누릉지님. 마린님 네명이 모였다.
출출한 마음을 오뎅과 떢볶기로 때우고 드디어 산행 시작.......
이년 전 가을에 한번 올라갔던 산이기에 걱정은 사실 많이 하지 않았다.
한시간 반 정도면 너끈히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였기에......
아래쪽엔 눈이 많지 않아서 마치 고향의 뒷동산을 오르듯이 허허롭고, 오가며 건네 오는 대화들이 담담하고 유머스러워서 힘든 줄 몰랐다.
산 중턱에 오르니까 상황은 달라졌다.
모처럼 올라오시는 헐렝이님이 저 만큼 뒤 쳐지기 시작하였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이내 가죽점퍼를 넘어서 희끗희끗 소금기 마저 보이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턱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화보 촬영을 하였다.
마치 선데이 서울 일월 화보촬영이나 되는 듯이 ........1번 자세를 외쳤는데.......하하 인물들이 영.........하하.
탄누릉지님은 7월달 화보 촬영하자면서 다 벗자고 하셨다.
쌓인 눈을 중심으로 한컷 한컷 담아내는 풍경이 한가롭고, 아름답고, 그윽한 멋까지 풍기었다.
좀더 오르니 약수터가 보였다.
검단산 이란 시와 함께 산아래 멀리 펼쳐져있는 하남시 전경과 한강의 굽이치는 물길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었다.
날씨만 좋으면 더 많은 구경을 했을 터인데......아쉽다.
아이젠을 착용했으면 덜 미끄러웠을 터인데...한사코 미끄러지는 모습보다도 미끄러질 때마다 큰소리로 "옴마나!"하는 마린님 모습이 더 귀여웠다.
두어 시간을 오르니까 드디어 정상이 보였다.
날이 따스하여 정상은 진 흙투성이 이었었다.
사방이 뻥뻥 뚫려서 바람은 머물지 않고 비켜갔다.
하늘아래 첫 동네인양 광활한 대지에 우뚝 솟은 검단산.........
나 여기 있음은......
내 젊음이 여기 있음이고, 내 청춘이 여기 있음이고, 내 의지가 여기 있음이리라........
산은 여기 있고, 나, 산 위에 우뚝 서 있어, 산 보다 더 높이 있었으니, 내가 바로 산이고, 산이 바로 내가 아닌가?
소리 높여 야호 소리도 지르고 싶고, 마음껏 만세삼창이라도 해 보고 싶었다.
요모조모 자상하게 물어오던 마린 님이 준비해 온 귤과, 보온병에 어찌 네명이 딱 올지 알았는지 네 사람의 커피와, 그리고, 그 감칠맛 나는 정까지 듬뿍 타서 마시니 그 기분이 이내 하늘에 닿아 저기 태양마저도 우리 네 사람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드디어 우린 아쉬운 하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올라 올 때 보다 훨씬 더 힘들고 미끄러운 하산길 이었다.
줄을 잡아도 쭉쭉 미끄러지는 길에 일등으로 넘어진 사람이 탄 누릉지님.........하하 절대 넘어진 척 하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려하시던 모습이 참 근사하였다.
그 다음 잘 넘어진 사람이 마린 님이라고 절대 이야기 못하겠다.
그래도, 핼스로 다져진 몸이라 산행도 척척 남자 못지 않게 잘 하는걸 보며 새삼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발목마저 아프다는데 .............음........
하산을 해서 아래에 내려가니 현충탑이 장엄하게 서 있고 거기 동상이 젊은 사나이가 한 손가락을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늘을 향한 손가락에 피뢰침한개가 박혀있었는데 어찌 보면 가시가 박힌 모습이었다.
'마린 님아! 저 동상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고 있는데 꼭 하느님한테 내 손에 가시박힌것좀 빼달라고 하는 것 같지 않누?'
"에휴.........섬님두........호호호........"
"저기가 하늘이여............라고 하는거 같다 야!..............하하하"
일행은 그래서 또 한번 웃었다.
우리는 차를 몰아 남한산성 줄기에 있는 보리밥집으로 향하였다.
오년전에 자주 오던 그 보리밥의 맛이 생각나서 다시 찾은 보리밥집.
다른곳은 꽁치를 안 주는데 여긴 준다고............다른곳은 우렁이를 안 주는데 여긴 준다고.........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맛있는 산채 비빔밥을 먹으며
산행의 고생을 잊어갔다.
좀 팔팔 끓는 찌개로 했으면 속이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데 하하 이것도 추억인 것을.....어짜라구요 하하
마지막 커피 한잔을 나누어 마시며 아쉬운 산행을 마감하였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산행을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는 길이 섭섭하고 조금은 아쉬웠을 테지만...........
다시 만날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또한 아쉬움은 그리움으로 남겨둘 수 있겠습니다.
시린 북풍한설은 간데 없고
철 이른 개나리는 어디선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피어있을 테고
저기 산 위로 솟아오른 태양만이 겨울의 한 복판을 쉬임없이 비추어대고 있었다.
처음엔 기대했었다.
많이 올 거라 믿었다.
내 믿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채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기다리는 마음이 혹......그리움은 또 아닐는지.
망년회를 마치고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새삼 첫 산행을 계획하는 기분, 주최하지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겨울 산을 한번도 올라가 본적 없는데.........
눈 덮인 산을 오른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고 고행일텐데.........
사나이가 가는 길에 눈도 비켜가고, 사나이가 가는 곳에 바람도 자고 , 사나이가 가는 길에 미끄럼도 쑥스러운지, 저 만큼 떨어져서 얼음이 얼어있으리라 다짐, 또, 다짐하면서 일행은 드디어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영상 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이 제법 따뜻하였다.
모임주최를 여자 분이 했으면 훨씬 더 많이 참석할거라는 이야기를 탄 누룽지 님한테서 듣고 내심 기분이 씁쓸하였다.
내 인기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도 잘 나갈 때는 이렇지 않았었는데 하하.........나도 잘 나갈 때는 나 보러 일부러 오는 님들도 많았었는데 하하하.
나, 헐렝이님. 탄 누릉지님. 마린님 네명이 모였다.
출출한 마음을 오뎅과 떢볶기로 때우고 드디어 산행 시작.......
이년 전 가을에 한번 올라갔던 산이기에 걱정은 사실 많이 하지 않았다.
한시간 반 정도면 너끈히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였기에......
아래쪽엔 눈이 많지 않아서 마치 고향의 뒷동산을 오르듯이 허허롭고, 오가며 건네 오는 대화들이 담담하고 유머스러워서 힘든 줄 몰랐다.
산 중턱에 오르니까 상황은 달라졌다.
모처럼 올라오시는 헐렝이님이 저 만큼 뒤 쳐지기 시작하였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이내 가죽점퍼를 넘어서 희끗희끗 소금기 마저 보이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턱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화보 촬영을 하였다.
마치 선데이 서울 일월 화보촬영이나 되는 듯이 ........1번 자세를 외쳤는데.......하하 인물들이 영.........하하.
탄누릉지님은 7월달 화보 촬영하자면서 다 벗자고 하셨다.
쌓인 눈을 중심으로 한컷 한컷 담아내는 풍경이 한가롭고, 아름답고, 그윽한 멋까지 풍기었다.
좀더 오르니 약수터가 보였다.
검단산 이란 시와 함께 산아래 멀리 펼쳐져있는 하남시 전경과 한강의 굽이치는 물길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었다.
날씨만 좋으면 더 많은 구경을 했을 터인데......아쉽다.
아이젠을 착용했으면 덜 미끄러웠을 터인데...한사코 미끄러지는 모습보다도 미끄러질 때마다 큰소리로 "옴마나!"하는 마린님 모습이 더 귀여웠다.
두어 시간을 오르니까 드디어 정상이 보였다.
날이 따스하여 정상은 진 흙투성이 이었었다.
사방이 뻥뻥 뚫려서 바람은 머물지 않고 비켜갔다.
하늘아래 첫 동네인양 광활한 대지에 우뚝 솟은 검단산.........
나 여기 있음은......
내 젊음이 여기 있음이고, 내 청춘이 여기 있음이고, 내 의지가 여기 있음이리라........
산은 여기 있고, 나, 산 위에 우뚝 서 있어, 산 보다 더 높이 있었으니, 내가 바로 산이고, 산이 바로 내가 아닌가?
소리 높여 야호 소리도 지르고 싶고, 마음껏 만세삼창이라도 해 보고 싶었다.
요모조모 자상하게 물어오던 마린 님이 준비해 온 귤과, 보온병에 어찌 네명이 딱 올지 알았는지 네 사람의 커피와, 그리고, 그 감칠맛 나는 정까지 듬뿍 타서 마시니 그 기분이 이내 하늘에 닿아 저기 태양마저도 우리 네 사람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드디어 우린 아쉬운 하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올라 올 때 보다 훨씬 더 힘들고 미끄러운 하산길 이었다.
줄을 잡아도 쭉쭉 미끄러지는 길에 일등으로 넘어진 사람이 탄 누릉지님.........하하 절대 넘어진 척 하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려하시던 모습이 참 근사하였다.
그 다음 잘 넘어진 사람이 마린 님이라고 절대 이야기 못하겠다.
그래도, 핼스로 다져진 몸이라 산행도 척척 남자 못지 않게 잘 하는걸 보며 새삼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발목마저 아프다는데 .............음........
하산을 해서 아래에 내려가니 현충탑이 장엄하게 서 있고 거기 동상이 젊은 사나이가 한 손가락을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늘을 향한 손가락에 피뢰침한개가 박혀있었는데 어찌 보면 가시가 박힌 모습이었다.
'마린 님아! 저 동상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고 있는데 꼭 하느님한테 내 손에 가시박힌것좀 빼달라고 하는 것 같지 않누?'
"에휴.........섬님두........호호호........"
"저기가 하늘이여............라고 하는거 같다 야!..............하하하"
일행은 그래서 또 한번 웃었다.
우리는 차를 몰아 남한산성 줄기에 있는 보리밥집으로 향하였다.
오년전에 자주 오던 그 보리밥의 맛이 생각나서 다시 찾은 보리밥집.
다른곳은 꽁치를 안 주는데 여긴 준다고............다른곳은 우렁이를 안 주는데 여긴 준다고.........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맛있는 산채 비빔밥을 먹으며
산행의 고생을 잊어갔다.
좀 팔팔 끓는 찌개로 했으면 속이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데 하하 이것도 추억인 것을.....어짜라구요 하하
마지막 커피 한잔을 나누어 마시며 아쉬운 산행을 마감하였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산행을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는 길이 섭섭하고 조금은 아쉬웠을 테지만...........
다시 만날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또한 아쉬움은 그리움으로 남겨둘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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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appyday 작성시간 05.02.02 하하하 해피도 덩달아 즐거워 큰소리로 웃고있는데 마침 현관을 들어서던 뚱뚱이가 "아니 이사람은 혼자 뭐가 그리 좋아서 큰 소리로 웃는거야?" 이러고 핀잔을 주더군요..그래서 앞부분의 글을 잠시 읽어 주었지요..그게 그렇게 재밌냐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뚱뚱이가 우스워 해피는 또 한바탕 웃어대고..울뚱뚱인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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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appyday 작성시간 05.02.02 이상한 사람인가봐요..헐랭이님 탄누룽지님 이런 닉만 들어도 해피는 우스워 죽겠는데 하나도 안우습나디...ㅎㅎㅎㅎ 몇분 오지않는 바람에 인기의 한계를 느꼈다는 김작가님의 말씀도 너무 우습고 손가락 끝에 설치해놓은 피뢰침을 하늘을 향해 가시를 빼달라고 하는것 같단 비유도 우습고...이렇게 재밌는것 천지인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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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appyday 작성시간 05.02.02 우습다니요..ㅎ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해피는 즐거워 죽겠는걸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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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덕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5.02.04 검단산 가면 정말 가시를 빼달라고 서있는것 같았어요......ㅎ 함 보시기를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