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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이야기

총장 해임 서명 시위 22일째 정경

작성자마중물 한방울|작성시간14.12.06|조회수1,415 목록 댓글 18

오늘 [2014. 12. 05] 아침,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는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 바람이 잔잔한데다가 햇볕이 화창하게 내리 쬐어 그런대로 견딜만한 겨울 날, 오늘도 시위에 나섰습니다. 총장해임 서명 받는 시간을 밝은 대낮으로 변경하여 이원영교수님과 함께 오전 1130분 교문 앞에 도착했지요




어떻게 알았는지 총장 측은 미리 펼침막과 시위팻말을 설치하여 집회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교협의 1인시위 소형 펼침막과 시위팻말을 압도하려는 듯, 커다란 펼침막이 교문 밖으로 4, 교문 안쪽에 1개가 곳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형 난방기구 2대가 옮겨지고 전선이 연결되자 뒤이어 낯익은 교수 2명이 나와 길 건너 교협 1인시위자와 총장해임 서명 탁자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무언의 시위를 시작하였습니다.

 





자발적(?)으로 동원된 교수의 수가 시일이 지나면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교협의 시위시간이 예고없이 변경되었는데도 어김없이 그 두 교수는 시위현장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 행위의 정당성을 떠나서 이렇게 헌신적이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단지 그들이 매일, 그것도 교협이 시위하는 시간에만 교문 앞으로 나와, 실제로 이인수 총장 개인의 안위를 지키려는 시위에 참여하는 행위가 교육자로서 그리고 대학의 중책을 맡은 보직교수로서 본분에 합당한 것인지 자문해 봅니다.




모두 5개의 펼침막 가운데 각각 교문 밖과 안쪽에 내건 2개가 같은 시위구호를 담았습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인가 봅니다.


사욕에 눈먼 패륜교수는 물러나라!

우리 교수들은 학생을 사랑한다!

수원대학교 교수 일동



우리 교수들은 학생을 사랑한다!’라는 고백이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왔다면 사욕에 눈먼 패륜교수라는 말을 들먹이기 전에 사리사욕을 챙긴 비리총장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명반대 펼침막 뒤에 우두커니 서있을 것이 아니라, 교협의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서 이인수 총장을 해임하지 말아야 할 이유와 근거를 준비하여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반대서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교수들은 학생을 사랑한다!’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무 실천 없이 그냥 구호로만 내걸려 있기에 더욱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총장을 추종하는 교수들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는 수동적인 태도와 달리, 이날 일부 직원들의 적극적인 말싸움과 몸싸움은 오히려 의욕이 지나쳐서 상식적인 법질서를 훼손할 뻔 했습니다. 서명 탁자 주위 10여 미터 반경 안에서 움직이며 유인물을 나누어 주고있는 나에게 어느 직원이 다가오더니, 그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 선 이상은 넘어 오지 말라거나, 그럴 경우 그들에 대한 방해로 간주하고 교협의 시위도 방해하겠다고 공갈성 협박을 해대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시비의 소지를 원천 차단 할 수 있도록 쌍방을 격리하는 방안으로 중재하였지만, 나는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쌍방이 서로의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였습니다. 나의 주장대로 내가 횡단보도 가까이 총장 측 시위자 옆에서 유인물을 학생들에게 배포하자, 직원들은 바로 민감하게 대응 하였습니다. 대형 시위팻말 2개를 서명 탁자 양옆에 추가로 설치하고 서명반대 유인물을 더 적극적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 직원을 나를 방해하겠다고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더군요




서명에 참여하는 학생을 1명이라도 줄이기 위하여 무리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충성스런 직원이 총장에게는 흐뭇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기득권을 이용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한다는 관점과 수원대 교직원에게 부여된 본연의 책무에 비추어 볼 때, 올바른 행동은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사고와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맹목적인 의식과 초법적인 발상을 가진 자가 말과 행동을 일치하는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체험해본 매우 인상적인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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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영교수님이 시위현장을 기록한 사진 2장을 추가로 소개합니다.  수원대의 현실을 압축하여 잘 표현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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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단풍나무 | 작성시간 14.12.06 수원대 구성원들은 대화하고 소통하는 총장을 애타게 기다려 왔습니다만, 지금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커졌습니다. 님께서는 아직 희망을 더 많이 품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외부에서도 수원대의 그런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1일 ‘뉴데일리경제’의 기사 제목이 “불통-비리 오명 수원대 이인수 총장 아집의 끝은?”이라고 달릴 정도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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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 하늘 | 작성시간 14.12.06 상생21님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들의 토론의 장이니까 레알와우리드님의 글은 바람직한 총장상을 제시하신 것 같아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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