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초월한 이(理)는 존재하는가?
<육구연(1139~1192) vs 주희(1130~1200)>
발제: 원 진호
날짜: 2013년 02월 26일
I. 주희
1. 근사록(近思錄): 여조겸과 함께 만든 선배 신유학철학자들의 글을 정리
주돈이,장재,정호,정이. 그 중 주돈이의 <태극도설>을 맨 앞에 내세움.
2. 주돈이의 태극도설(주돈이집)
無極而太極. 무극이면서 태극이다.
태극은 운동하여 陽을 낳는다. 운동이 극단에 이르면 정지한다. 그것은 정지하여 陰을
낳는다. 정지상태가 다하면 다시 운동한다. 한번은 운동하고 한번은 정지하는 것이 순환
하여 서로 그 뿌리가 된다.
순환과정에서 음으로 갈라지고 양으로 갈라져서 음양의 두 짝이 세워진다. 양이 변화하
고 음이 그것과 결합하여 수.화.목.금.토의 五行을 낳는다. 이 다섯가지의 氣가 순조롭게
펼쳐질 때 네 계절은 질서있게 운행된다.
오행은 하나의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 음양으로부터
오행이 구성되면 그것들은 각각의 특수한 본성을 갖는다. 무극의 실재와 음양.오행의 본
질은 신묘하게 결합되어 통합된다.
하늘의 도(乾道)는 남성적인 요소를 이루고 땅의 도(坤道)는 여성적인 요소를 이루면서,
음양의 두 기는 서로 교감하여 만물을 변화 생성시킨다. 그래서 만물은 생성되고 또 생
성되어 변화가 끝이 없는 것이다.
3. 주희의 해석:
無極而太極 = 無形而有理로 해석. 즉, 무극= 형체가 없다. 태극=理는 있다로 해석.
태극은 비록 형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理를 의미한다.
태극도설에 따르면 이 태극에서 모든 만물이 생성,변화,발전하는 것이므로 모든 만물은
태극이라는 일자로부터 생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4. 강신주의 설명:
- 서양 철학과 종교의 초월적존재와의 차이점
기독교와 플라톤의 신과 데미우르고스는 창조주와 세계만물의 본질로 정의되지만 만물
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돈이의 태극은 만물을 창조하면서 만물도 역시 하나의 태
극(신)이라고 주장한다.
“ 태극이 음양을,그리고 음양은 오행을 낳았다.또한 만물도 하나의 오행이고 오행도 하
나의 음양이며, 음양도 하나의 태극이다.“
- 태극이 만물을 낳았다는 면에서 초월적이면서 또한 동시에 만물들 속에 함께 내재하
는 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만물을 총괄하는 것이 하나의 태극이다. 또 나누어 말한다면 각각의 사물이 하나의 태
극을 가진다.(주희의 태극도설해)
5.주희가 태극도설에 집착하는 이유
- 주희의 理一分殊논리를 주돈이의 태극도설이 정당화 시켜 준다.
- 이일분수: 사태와 사물의 理,그리고 나의 본성(性)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태극
은 만물을 통괄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의 이와 나의 본성은 사실 서로 같은 것이다.
- 주희 수양론:
: 외적으로 격물치지: 공부를 통해서 사태와 사물들의 理를 찾으려 시도
: 내적으로 함양(涵養)의 공부를 통해서 주체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본성(性)을 현실화
하는 노력해야 한다.
II.육구연: 무극이란 관념은 노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1.1175년 아호지쟁.
2. 육구연의 비판
그는 철저한 맹자주의자. 맹자의 가르침만 따르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육상산선생전집,여이재서에 그는 “사단이 곧 마음이다. 하늘이 나에게 준 것도 이 마음이
다. 사람들은 모두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은 모두 이런 이를 갖추고 있다. 마음이
바로이다.(心卽理)”
이런 관점에서 주희의 이일분수논리는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쓸데없는’ 형이상
학적 도식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3. 그는 10년후 주희의 주장근거인 태극도설을 직접 공격한다.
“ 주돈희가 목백장에게서 태극도를 얻었고, 백장이 전한 것은 진희이로부터 나왔다고 하
였는데 ....희이의 학문은 노자의 학문입니다.”
목백장은 목수,진희이는 진단(?)을 의미. 즉 그들은 정통유학자가 아니고 도교를 배운 도
사들이라고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무극이 태극이라는 구절의 무극이란 노장 28장에 등장
하는 개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 구절은 노자의 1장에 나오는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 차량지 동출이이명‘이라는 구절과 같다고 주장한다. 즉 무극은 무명이고 태
극은 유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III. 주희의 반론(1188년,59세): 무극은 태극의 초월성을 수식하는 용어이다.
1. 주희의 반론
“ 무극을 말하지 않으면 태극은 하나의 사물과 같아져서 모든 변화의 근본이 되기에 충
분하지 않고 태극을 말하지 않으면 무극은 공적함에 빠져서 모든 변화의 근본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라는 주돈이 선생의 말을 생각해 볼 때, 선생이 지금 무극이 그렇지 않다
고 매우 심하게 비판한다면, 이것은 단지 태극이 형상과 장소를 가지고 있다고만 여기
는 것입니다.“
2. 반론의 해석
- 무극이라는 개념은 노자의 무명처럼 하나의 실체적인 개념이 아니라 태극의 초월성을
수식하는 일종의 수식어로만 이해한 것이라고 주장.
- 문제점: 無極을 無形이라 해석하면, 太極도 太形으로 해석했어야 한다. 극이라는 단어
가 구체적인 장소나 형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무극뿐 아니라 태극에도 같이 적용했어
야 한다. 그러나 태극은 그대로 두고 무극의 글자 의미만을 임의적으로 변형시켰다.
IV. 주희 vs 육구연 논쟁의 핵심: 격물치지
1.주희: 자신의 이일분수논리. 격물치지를 통한 수양론의 근거가 태극도설이였기 때문이
다. 태극도설이 무너지면 자신이 평생 쌓아온 학문이 공염불이 되는 것이다. 그는 태극,
즉 이는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사물에도 내재해 있기 때문에 사물에 내재된 이를 찾는 격
물치지의 공부를 통해서 인간은 결국 자신의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본성을 찾을 수 있다
고 믿은 것이다. 주희에게 사람의 본성은 理에 다름 아닌 것이다.(性卽理)
2. 육구연: 심즉리를 주장한 그가 보기에 이미 본성이 갖춰진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실천
하면 될 일이지 심판없게 엉뚱한 다른 곳에서 가서 격물치지 공부를 하라고 하니 주희가
맘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V. 부록
1.격물치지 [格物致知]: 다음 백과사전 인용〈대학〉의 8조목 격물·치지·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
에서 가장 철학적인 조목.
격물치지에 관한 논의는 주희가 〈예기〉 중의 일편인 〈대학〉 , 이른바 〈고본대학 古本大學〉을 개정하여 〈대학장구〉를 지으면서 활발해졌다. 주희는 〈고본대학〉의 순서를 세 군데 이동하고 1자를 고치며 4자를 삭제하고 134자를 새로이 지어 경(經) 1장과 전(傳) 10장으로 구성된 〈대학장구〉를 만들었던 바, 그 논의의 핵심은 특히 전 5장의 격물치지보망장(格物致知補亡章)이었다. 주희는 〈고본대학〉에는 격물치지 조목에 관한 해석문이 빠져 있는 것으로 가정하여 성즉리(性卽理)의 체계에 따라 그 해석문을 보충하였다. 격물치지 해석문의 보충, 즉 격물치지보전은 〈대학〉 원문 중 "그 뜻을 성실하게 하려고 하는 사람은 먼저 그 아는 것을 극진히 해야 할 것이니 아는 것을 극진히 하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데에 있다"(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라는 구절을 주희가 간결하게 정리한 이론이다. 〈대학장구〉에 따르면 그 이론의 주된 내용은 즉물궁리(卽物窮理)로 다음과 같다.
"치지재격물(致知在格物)이란 나의 아는 것을 이루고자 하면 사물에 나아가서 그 이치를 궁구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의 마음이 신령한 것으로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천하에 사물의 이치가 없는 데가 없지만 오직 이치에 궁진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므로 다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대학을 처음 가르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배우는 자로 하여금 천하의 사물에 나아가서 이미 아는 이치를 바탕으로 하여 더욱 궁구해서 극진한 데 이르는 것을 구하지 않는 것이 없게 하고, 힘을 쓰는 것이 오래되면 하루 아침에 확연히 관통하게 되어 모든 사물의 겉과 속, 정한 것과 거친 것이 이르지 아니함이 없고 내 마음 전체의 작용이 밝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이것이 사물의 이치가 구명되는 것이며, 이것이 곧 지혜가 지극하게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인식주관으로서의 마음의 이(理)와 인식객관으로서의 사물의 이가 상응하기 때문에 우리의 인식은 가능한데, 오늘 한 사물의 이를 탐구하고, 또 내일 한 사물의 이를 탐구하여 지식을 확충하면 자연히 우리는 활연관통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격물치지는 결국 마음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현실적 인간은 기질지성(氣質之性)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불완전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불완전한 상태를 완전한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나의 밖에 있는 이를 궁구하여야 한다. 이것은 내 안에 있는 이를 아는 데 도움이 되며 기질지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과 일치시키는 데 유익하다. 격물치지의 해석에 관해 주희 이전에도 많은 주석이 있었으나 주희의 즉물궁리설적 격물치지론이 오랫동안 통용되어왔으며 많은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 그런데 격물치지론에 있어서 주희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명(明)의 왕수인(王守仁)이다. 왕수인은 〈예기〉중의 〈대학〉 즉 〈고본대학〉을 그대로 인정하며 주희의 격물치지보망장은 불필요하다고 보았다. 격물치지의 해석문은 주희가 말하는 바와 같이 빠진 것이 아니라 〈대학〉 원문 중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왕수인은 격물치지를 심즉리 체계 안에서 설명하고 있다. 격물치지는 다름아닌 우리의 마음을 바로잡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모든 이는 내 마음에 있으며 사물의 바름과 부정도 내 마음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부정을 바로 잡아 회복하는 것이 그의 격물이요 마음을 발휘하여 모든 사물이 이를 얻는 것이 치지인 것이다. 왕수인이 주희의 설을 반대한 것은 격물치지설이 직접적으로 나의 마음에서 이를 구하지 않고 마음 바깥에서 이를 구하여, 외적 지식의 탐구에 급급해 결국 주체를 상실할 우려가 있는 주자학의 폐단을 시정하려고 한 것이 목적이었다.
2. 중국 근대철학자 펑유란의 구체적 보편론:
그의 철학체계인 신리학은 보편과 특수에 대하여 논한 것이다. 그의 핵심 주장은 리가 사물속에 있다는 것. 즉 보편이 특수 속에 깃들여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사물의 보편과 그 사물은 있으면서 같이 있고 없으면 같이 없는 것이다. 사물의 특수는 감각의 대상이며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다. 사물의 보편은 사유의 대상이며 실험실속에서 그런 보편을 추상해 낼 수 없다.이를 개념화 하면 '구체적 보편'이라 한다. 구체적 보편의 내포는 리이고 외연은 사물이다. 리와 사물,내포와 외연은 원래 함께 있다. 사람의 사유가 그것들을 분석할 때 분별되고 대립되는 것으로 드러날 뿐이다. 이것은 인식의 문제이지 존재의 문제는 아니다. 사람들은 이 두 분야를 헷갈려 해서 이의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리란 사람의 사유가 추상의 방법을 통해 사물로부터 분석해 낸것일 뿐이고 굳이 존재의 측면에서 이야기한다면 리는 사물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리는 사물이고 사물은 곧 리라고 할 수 있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박종택 작성시간 13.02.26 또 태극이네.
술 안깨서 머리 아픈데. . . . . .
딴데가서 놀아야지.
안놀아!(버럭) -
작성자임창석 작성시간 13.02.26 어렵지 않은데 주희는 우리가 사는 시간 과 공간 그리고 인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어떤 도가 있다는것이고
육구연은 그런것없고 우리가 인식하는게 전부라는거죠
어느게 맞는건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해야죠
희이선생은 실존인물인지 가상인물인지 알수없네요 처음들어보는 이름이라??? -
답댓글 작성자박종택 작성시간 13.02.26 실존인물.
황제를 접견한 기록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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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창석 작성시간 13.02.26 성리학은 문제가 옛날 놀고먹는 양반들이나 정좌하고 도를 깨우칠지 못깨우칠지 모르지만 거경궁리를 시도할수는 있었지
일반백성은 그런 여유를 가질수가 없었겠죠 -
작성자안학수 작성시간 13.02.28 나도 박종택 촌장님과 비슷하게 머리에 지진나려고 하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