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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시

아침의 일 ─ 박성우

작성자이결|작성시간26.06.05|조회수23 목록 댓글 1

아침의 일
                                                     박 성 우


맹감나무* 열매가 파래지는 아침이었다
개에게 아침을 먹이고 어르신을 기다렸다
안녕하세요, 아 네 좋은 아침입니다,
우리는 굴참나무 아래서 만나 산책에 나섰다

어르신이 먼저 늙은 개와 함께 앞장섰고
나는 아직 천방지축인 녀석을 데리고 뒤따랐다
이 개는 사람 나이로 치면 아흔이 넘어요,
늙은 개는 소나무 빽빽한 숲길에서도
개옻나무가 줄지어 선 오솔길에서도
산딸기 덤불이 우거진 산 모퉁이에서도
연신 코를 흠흠, 느리게 걸었고
어르신이 느긋하게 걸음을 맞췄다

성우씨, 매운 고추를 뭐라 하지요?
여기서는 땡초라 하지 않나요?
어르신은 땡초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며 싱겁고 환하게 웃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늙은 개의 목줄을 잡고 걷던 어르신이
문득 걸음을 멈추는가 싶더니
남의 집 고구마밭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시지? 개를 세워두고
밭 안쪽으로 몇걸음 옮겼다 나온
어르신의 손에는 환삼덩굴이 들려 있었다
그냥 놔두면 무성한 가시 줄기를
거침없이 키워나갈 덩굴풀,

남의 집 밭고랑에 들어가
풀 한포기 뽑아 나오는 마음이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아침이었다



*맹감나무 : ‘청미래덩굴’의 방언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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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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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난지 | 작성시간 26.06.09 언제부터 환삼덩굴이 온 나라를 집어삼킬듯 퍼져있습니다
    무엇이나 휘어잡고 감아 돌면서 식물을 잡아 목을 조이는 그 무서운 풀
    외래종이라고 하면서도 미처 손을 쓸수없는 잡초요 독초를 많이 봅니다
    어르신의 작은 손길이 고구마 밭을 지쳐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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