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승근이는 열 살 때로 간다... 지금 승근이는 뭐하고 있지?
승근: 반원 초등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어요.
나: 아주 재미있겠네, 승근이는 술래인가?
승근: 예.
승근이의 얼굴에 미소가 퍼져 간다.
나: 좋아, 이제 승근이는 7살 때로 간다... 승근이는 어디에 있을까?
대답을 안하며 얼굴이 굳어져 간다.
나: 승근이는 어디에 있는 거야? 대답해야지.
승근: 풀 속에 숨어 있어요.
나: 그래, 산 속에 있나 보네.
승근: 예, 내가 엄마 돈을 훔쳤기 때문에 엄마가 나를 버리려고 산에
왔어요.
나: 지금 상황을 자세히 한번 보자, 무섭니?
승근: 예, 많이 무서워요.
최면에 들어 있는 승근이의 몸이 조금씩 움찔 거린다.
나는 승근이를 그 상황에서 빼낸다, 그리고 각인된 기억을 따뜻하고
환하고 밝고 이해가 대번에 가능한 상황을 연출시킨다, 승근이는 순하게
나의 세상으로 마음을 열었고 눈을 감고 있는 승근이의 눈으로 몇 방울의
눈물이 오랜 이야기처럼 흘렀다.
나: 자, 이제 승근이는 네 살로 왔어, 지금 뭐하고 있지?
승근: 형이 목욕탕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데요, 나는 형 세수하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뒤에 앉아 있어요.
나: 그래, 승근이는 어렸을 때부터 형을 무척 좋아했구나, 그래서 형 세수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도 형처럼 씩씩한 사람이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하는가 보네.
승근: (고개를 끄덕거린다) 예, 나는 형이 좋아요.
나: 승근이가 한 살 때로 가 볼까? 승근이 뭐하고 있어?
승근: 엄마가 나를 목욕시키고 있어요.
나: 그렇구나, 기분 좋겠네, 물도 따뜻하고...
승근: 아니에요, 목욕물이 차거워요.
나: 그래? 목욕물이 차거워서 좋지 않겠네?
승근: 아니에요, 나는 시원한 목욕물이 좋아요.
나: 자, 이제 승근이는 엄마 뱃속에 있어, 승근이는 지금 몇 개월일까?
승근: 4개월이에요.
나: 그래, 4개월 승근이구나, 엄마 뱃속에서 뭐하고 있어?
승근: 그냥 편하게 있어요.
나: 엄마 뱃속의 느낌은 어때? 밝고 편한가?
승근: 편하기는 한데요, 느낌은 무거워요.
나: 그렇구나, 좋아 그럼 엄마가 무얼 하고 있는지 살펴볼까?
승근: 엄마는 누워 있는 모습으로 책을 읽고 있어요.
나: 이제 승근이는 엄마 뱃속에 들어오기 이전으로 갈 거야, 내가 셋을
세면... 승근아 어디에 있니?
승근: 기차를 타고 있어요.
나: 어디를 여행 중인데?
승근: 여행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때문에 유럽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기계 관련 사업 때문에요.
나: 승근이는 남자이니?
승근: 예.
나: 나이는?
승근: 19살 같아요.
나: 기차 안을 살펴보자, 남자들이 입고 있는 옷이 보일 거야, 또 여자
들도.
승근: 남자들은 주로 검은 색 양복에 중절모를 쓰고 있구요, 여자들은
레이스 달린 드레스를 입고 있어요.
나: 승근이는 더 이전으로 간다. ..셋! 승근아 어디야?
승근: 풀 밭에 앉아 있어요.
나: 누가 주변에 있니, 아니면 혼자야?
승근: 혼자 있어요, 양을 지키면서.
나: 양 치는 소년이구나, 부모님은 계시니?
승근: 얼마 전에 높은 해일이 와서 살던 마을을 쓸었는데요, 그때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요.
나: 저런 부모님을 잃었구나, 그럼 승근이는 지금 누구랑 살고 있을까?
승근: 할머니요.
나: 그래서 슬프니?
승근: 슬프지만 밝게 살고 있어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간다, ... 승근아 무엇이 보여?
승근: 캄캄해요.
나: 그래, 차츰 밝아질 거야, 밝아져서 이제 승근이는 무엇이든 볼 수
있을 거야, 말해 줄래?
승근: 바다 위에 있어요.
나: 배 타고 있는 거니?
승근: 아니요, 날고 있어요, 바다 위를
나: 승근이는 새 구나, 무슨 새 일까?
승근: 모르겠어요.
나: 아니야, 알 수 있을 거야, 잘 봐 무슨 새지?
승근: 기러기요.
나: 기러기구나, 기러기는 무리로 다니는 새인데 주변을 둘러볼래,
친구 새들이 보이는지?
승근: 혼자 날고 있어요.
나: 그래, 어디를 향해서 날고 있는 거지?
승근: 태양을 향해서 가려고 해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간다, ... 승근아 어디에 있어?
승근: 달리고 있어요.
나: 왜, 누구에게 쫓기고 있는 거야? 무엇을 잘못해서 도망치고 있는
거니?
승근이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나: 너는 지금 몇 살이지?
승근: 4년.
나: 아, 네 살 이구나, 그런데 네 살짜리가 그렇게 잘 달리나보네.
승근: 나는 네 살 된 사슴이에요.
나: 사슴! 사슴이었구나, 그래서 달리고 있구나. 수컷이니?
승근: 예.
나: 그럼 머리에 뿔이 있나 볼래?
승근: 뿔 자국은 있는데요, 지금 머리에 뿔은 없어요, 어디선가 잘린
것 같아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갈 거야, ... 승근아 어디야?
승근: 여기는 하얀 빛이 있고 굉장히 넓은 곳이에요.
나: 잘 살펴볼래? 하얀 빛 말고 다른 빛은 없는지, 또 혹은 어떤 소리는
들리는지?
승근: 하얀 빛과 검은 색만이 있어요, 다른 빛깔은 안 보여요, 그리고
여기는 굉장히 넓어요.
나: 너는 거기서 무슨 모습으로 보이니?
승근: 사람의 모습인 것 같아요.
나: 누구 다른 사람의 모습은 또 보일까?
승근: 아니요... 여기는 굉장히 넓어요...
오늘은 이 정도에서 승근이를 꺼내 왔다,
“엄마, 너무 이상해요, 피아노 의자도 달리 보이구요, 집이, 우리 집이
이런 모양이었던 거예요? 모든 게 너무나 달라 보이고 새롭게 보인다...“
최면에서 나온 승근이의 감회였다.
그렇거나 말았거나 승근이에게 주입된 공포는 두어 번의 작업을 더 해서
완전하게 제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깊게 인다,
내가 사유할 수 있었던 것보다 승근이가 받았던 상처는 훨씬 더 강했던
듯 싶다.
승근: 반원 초등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어요.
나: 아주 재미있겠네, 승근이는 술래인가?
승근: 예.
승근이의 얼굴에 미소가 퍼져 간다.
나: 좋아, 이제 승근이는 7살 때로 간다... 승근이는 어디에 있을까?
대답을 안하며 얼굴이 굳어져 간다.
나: 승근이는 어디에 있는 거야? 대답해야지.
승근: 풀 속에 숨어 있어요.
나: 그래, 산 속에 있나 보네.
승근: 예, 내가 엄마 돈을 훔쳤기 때문에 엄마가 나를 버리려고 산에
왔어요.
나: 지금 상황을 자세히 한번 보자, 무섭니?
승근: 예, 많이 무서워요.
최면에 들어 있는 승근이의 몸이 조금씩 움찔 거린다.
나는 승근이를 그 상황에서 빼낸다, 그리고 각인된 기억을 따뜻하고
환하고 밝고 이해가 대번에 가능한 상황을 연출시킨다, 승근이는 순하게
나의 세상으로 마음을 열었고 눈을 감고 있는 승근이의 눈으로 몇 방울의
눈물이 오랜 이야기처럼 흘렀다.
나: 자, 이제 승근이는 네 살로 왔어, 지금 뭐하고 있지?
승근: 형이 목욕탕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데요, 나는 형 세수하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뒤에 앉아 있어요.
나: 그래, 승근이는 어렸을 때부터 형을 무척 좋아했구나, 그래서 형 세수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도 형처럼 씩씩한 사람이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하는가 보네.
승근: (고개를 끄덕거린다) 예, 나는 형이 좋아요.
나: 승근이가 한 살 때로 가 볼까? 승근이 뭐하고 있어?
승근: 엄마가 나를 목욕시키고 있어요.
나: 그렇구나, 기분 좋겠네, 물도 따뜻하고...
승근: 아니에요, 목욕물이 차거워요.
나: 그래? 목욕물이 차거워서 좋지 않겠네?
승근: 아니에요, 나는 시원한 목욕물이 좋아요.
나: 자, 이제 승근이는 엄마 뱃속에 있어, 승근이는 지금 몇 개월일까?
승근: 4개월이에요.
나: 그래, 4개월 승근이구나, 엄마 뱃속에서 뭐하고 있어?
승근: 그냥 편하게 있어요.
나: 엄마 뱃속의 느낌은 어때? 밝고 편한가?
승근: 편하기는 한데요, 느낌은 무거워요.
나: 그렇구나, 좋아 그럼 엄마가 무얼 하고 있는지 살펴볼까?
승근: 엄마는 누워 있는 모습으로 책을 읽고 있어요.
나: 이제 승근이는 엄마 뱃속에 들어오기 이전으로 갈 거야, 내가 셋을
세면... 승근아 어디에 있니?
승근: 기차를 타고 있어요.
나: 어디를 여행 중인데?
승근: 여행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때문에 유럽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기계 관련 사업 때문에요.
나: 승근이는 남자이니?
승근: 예.
나: 나이는?
승근: 19살 같아요.
나: 기차 안을 살펴보자, 남자들이 입고 있는 옷이 보일 거야, 또 여자
들도.
승근: 남자들은 주로 검은 색 양복에 중절모를 쓰고 있구요, 여자들은
레이스 달린 드레스를 입고 있어요.
나: 승근이는 더 이전으로 간다. ..셋! 승근아 어디야?
승근: 풀 밭에 앉아 있어요.
나: 누가 주변에 있니, 아니면 혼자야?
승근: 혼자 있어요, 양을 지키면서.
나: 양 치는 소년이구나, 부모님은 계시니?
승근: 얼마 전에 높은 해일이 와서 살던 마을을 쓸었는데요, 그때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요.
나: 저런 부모님을 잃었구나, 그럼 승근이는 지금 누구랑 살고 있을까?
승근: 할머니요.
나: 그래서 슬프니?
승근: 슬프지만 밝게 살고 있어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간다, ... 승근아 무엇이 보여?
승근: 캄캄해요.
나: 그래, 차츰 밝아질 거야, 밝아져서 이제 승근이는 무엇이든 볼 수
있을 거야, 말해 줄래?
승근: 바다 위에 있어요.
나: 배 타고 있는 거니?
승근: 아니요, 날고 있어요, 바다 위를
나: 승근이는 새 구나, 무슨 새 일까?
승근: 모르겠어요.
나: 아니야, 알 수 있을 거야, 잘 봐 무슨 새지?
승근: 기러기요.
나: 기러기구나, 기러기는 무리로 다니는 새인데 주변을 둘러볼래,
친구 새들이 보이는지?
승근: 혼자 날고 있어요.
나: 그래, 어디를 향해서 날고 있는 거지?
승근: 태양을 향해서 가려고 해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간다, ... 승근아 어디에 있어?
승근: 달리고 있어요.
나: 왜, 누구에게 쫓기고 있는 거야? 무엇을 잘못해서 도망치고 있는
거니?
승근이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나: 너는 지금 몇 살이지?
승근: 4년.
나: 아, 네 살 이구나, 그런데 네 살짜리가 그렇게 잘 달리나보네.
승근: 나는 네 살 된 사슴이에요.
나: 사슴! 사슴이었구나, 그래서 달리고 있구나. 수컷이니?
승근: 예.
나: 그럼 머리에 뿔이 있나 볼래?
승근: 뿔 자국은 있는데요, 지금 머리에 뿔은 없어요, 어디선가 잘린
것 같아요.
나: 승근이는 더 과거로 갈 거야, ... 승근아 어디야?
승근: 여기는 하얀 빛이 있고 굉장히 넓은 곳이에요.
나: 잘 살펴볼래? 하얀 빛 말고 다른 빛은 없는지, 또 혹은 어떤 소리는
들리는지?
승근: 하얀 빛과 검은 색만이 있어요, 다른 빛깔은 안 보여요, 그리고
여기는 굉장히 넓어요.
나: 너는 거기서 무슨 모습으로 보이니?
승근: 사람의 모습인 것 같아요.
나: 누구 다른 사람의 모습은 또 보일까?
승근: 아니요... 여기는 굉장히 넓어요...
오늘은 이 정도에서 승근이를 꺼내 왔다,
“엄마, 너무 이상해요, 피아노 의자도 달리 보이구요, 집이, 우리 집이
이런 모양이었던 거예요? 모든 게 너무나 달라 보이고 새롭게 보인다...“
최면에서 나온 승근이의 감회였다.
그렇거나 말았거나 승근이에게 주입된 공포는 두어 번의 작업을 더 해서
완전하게 제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깊게 인다,
내가 사유할 수 있었던 것보다 승근이가 받았던 상처는 훨씬 더 강했던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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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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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무지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08.25 제비꽃님 이 정도이면 심사 통과는 가능한 겁니까? 승근이는 아주 귀여운 제 둘째 아들이구요, 지금 나이는 15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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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제비꽃 작성시간 06.08.25 ㅎㅎㅎ...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읽는 것 같습니다. 아드님이 참 이쁘네요. 그래요. 생각보다 아이들은 상처를 덜 받더군요. 고맙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 저도 가끔 심심하면 아이들에게 엄마한테 서운한 것 생각나면 다 이야기하라고 은근히 말해 보는데 다행히 건망증 심한 녀석들이라 기억이 없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수고 하셨구요, 참 잘 하셨어요.... 무서운 아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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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플라시보 작성시간 06.08.26 승근이가 사슴과 새의 기억의 단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네요. 그리고 무지개님. 오늘 말씀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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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무지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08.26 플라시보님, 저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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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병아리 작성시간 06.10.14 아이가 여러번의 전생여행을 했내요. 저의 전생이라 생각되는 것은 유럽시골의 산에서 들을 내려다보는 흑갈색 털을 가진 황소엿어요 진주님은 무슨 나방이었다고 얘기했는데 하였튼 아이에게는 하나의 좋은 경험으로 남겨두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