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치고 휴학중인 평범한 미대생입니다.
저는 단순히 토익점수,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자 뒤늦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조건 암기가 필수인 공부를 너무 혐오해서 수능시험 외국어 영역 공부할 때도 '당연히' 문법은 포기했고, 막무가내로 독해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3등급, 2등급은 맞아도 1등급 맞는 일은 죽어도 없더라구요. 완벽한 독해를 할 수 없던 것도 당연했구요.
대학교에 입학한 뒤엔, 다른 대학생들보다 취업준비에 연연하지 않는 전공 특성상 토익시험이나 토플 등등 영어에 관련된 시험준비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자연스레 영어에 손을 놓게되었습니다.
뒤늦게 1년전, 남들과 같은 순서와 같은 방향을 가진 인생을 권유하는 친오빠의 강요로.. 토익 시험을 보게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제 신발사이즈보단 잘 나와서 또 손을 놔버렸습니다.
그런데 슬슬 영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점점 수업시간에 영어가 필요한 일이 많아지고 외국인 교환학생과 자연스럽게 영어 대화를 하고있는 친구들을 보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습니다. 거기에 너무나 좋아하는 외국작가의 작품집이 번역판이 아닌, 원서였을때 한숨쉬며 그림만 봐야하는 모습이.......................... ㅠㅠ
아무튼, 그래서 뭐라도 시작이나 하자는 생각에 방학때 학교 어학원에서 제공하는 한달짜리 토익강의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그 수업을 다 듣고 난 뒤에 나쁘지 않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거나 점수는 올렸으니까요.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난 뒤 배웠던 문법들이 깨알같이 날아가더군요. 남은건 별 5개짜리가 붙어진 예외 사항, 시험에 반드시 나오는 별 5개 짜리 숙어 등등의 필기가 가득적힌 교재와 프린트물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수업시간에 꼭 외우라고 당부를 하셨지만 무식한 암기를 혐오하는 저는 외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인터넷을 하다가 '대한민국에서 영어 잘하는 방법' 비슷한 제목으로 추천 블로그가 떴고 그 글을 읽으면서 '삼원소 영문법' 이라는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하니 추천글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새로운 개념의 영문법이다, 기존 영문법과는 차원이 다르다 등등 다양한 후기와 미친듯한 찬양에 가까운 글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삼원소 영문법 책을 사서 보기 시작했고, 그 어떤 문법책보다 쉬운 방법으로 문법에 접근하는 내용이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sam을 읽어보고 문장도 만들어 봤는데 다 읽은 뒤엔 궁금증이 많이 남더군요. 신선하면서 체계적인 방식인 것은 틀림없지만 혼자 공부하기엔 좀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삼원소 독학 관련으로 검색을 하는데 여러번 읽으면 된다, 인강을 들으면 된다 등등 많은 답변이 나오면서 '삼원소 알바' 와 같은 비판적인 글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관련글을 여러 개 읽어보니 저 역시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진짜 알바아냐?'
찬양글들의 전개과정은 대충 이렇습니다.
'문법이 너무 어렵다 - 그러다 삼원소를 알게됐다 - 너무 칭찬만 많은 것 같아 의심된다 - 들어봤더니 알바가 아니더라 - 알바글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나도 알바같은 글을 쓰고 있다 - 삼원소 영문법은 진짜다 - 장수경쌤 사랑합니다'
전 정말 의심했습니다. 책을 읽어 보긴 했지만 혼자서 마스터하기엔 무리인 듯 했고 그렇게 대단한 수업이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얘기가 많을 법도 한데 불과 몇달전에 처음 들었으니 말이죠.
게다가 휴학을 하고나서 영어 공부를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난뒤라 더 신중해야 했기에 한달정도 다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떤 수업을 듣더라도 '내가'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고 삼원소 찬양글들이 알바인지 아닌지 내가 듣고 판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곳 게시판 역시 다들 너무 좋은 글들만 쓰셨더군요.)
수강신청을 하고 첫 수업날.
샘플강의에서는 듣지 못했던 (수많은)쌩 욕(들)과 스피커가 찢어질 듯 하게 들리는 선생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미친년들' 하고 나즈막히 내뱉으실 때, 저한테 하는 소리처럼 들려서 기분도 묘했습니다.
하지만 수업은 너무 재밌었고 왠지 잘 될 것 같다는 안심이 들었습니다. 번듯하고 조용한 국밥집말고 일부러 옆집 욕쟁이 할머니네 국밥집에 욕먹으러 가는 기분을 알 것 같았습니다.
스터디도 하고싶었지만 아르바이트 시간때문에 못하게 됐는데, 그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sam 부분은 이미 책으로 독파한 뒤였기에 궁금한 부분이 있던 것 말고는 진도 나가는게 수월했습니다. 또 제가 너무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던 부분을 선생님이 귀신같이 아셔서 해결해 주셨구요. 이래서 강의도 같이 들으라고 일부러 노리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끔하게 해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happy를 배우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목에도 썼듯이 사람을 방심하게 만들더군요.
이때부터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을 듣고 있는게 후회되기도 했구요.
분명 처음 듣는 내용인데 진도는 엄청 빨리 나가고 (속성반이니 당연했지만) 집에서 복습해야될 페이지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해야지하는 생각에 집에가면 복습을 꼭 하려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이틀, 삼일, 일주일이 지나도 그 전에 배웠던 내용이 너무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복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방심을 하게 됐습니다. 선생님께서 '꼭 복습하세요-' 라고 말씀하실때 '네-' 라고 대답은 해도 집에가서 tv틀고 '명탐정 코난'이나 보고있고 잠들기전 책 뒤적거리면서 파바박 넘기고 '아 오늘 이거 공부했었지~' 하고 책 덮고 자버렸습니다.
그냥 다음날 수업에 가도 다 기억나니까.... 10분만 책을 봐도 그날 선생님이 누구 욕을 했는지도 다 기억이 나니까요.
잠깐 달력을 봐도 아 오늘은 몇월 몇일이니까 in이 아니라 on 이겠구나, 버스타다 백화점을 지날때는 저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in department store라고 쓰겠구나, 예전엔 원리를 몰라서 헷갈리던 동사에 - (e)s랑 -ed가 붙는 것도 does랑 did때문이구나 등등 따로 복습을 안해도 정말 선생님 말처럼 벽에 똥칠할때까지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삼원소는 이렇게 수업을 듣는 학생을 안일하게 만드는 너무 위험하고 정말 무서운 수업입니다. 밑에 분들이 맹목적으로 장수경쌤과 삼원소에 대한 너무 좋은 글들만 썼기 때문에, 앞으로 이 게시판에서 삼원소의 진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비판글 좀 적어봤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여러분 제가 쭉 읽어봤는데 너무 알바글 같아요 다들+_+ 이모티콘 많이 쓰면 진짜 알바같단 말이에요.*^^*
너무 뻔한 찬양글들이 많은데 이제는 좀 창의적으로 글을 써야되지 않나 싶습니다.^0^
아무튼 현재 안일해있는 저는 다음달 실전반 수강신청도 했고 타 어학원 회화수업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일주일 뒤에 있을 기사 실기시험때문에(오늘 배운것중에 되새겨 본다면 일주일뒤는 확실한 미래지만 시험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동사를 쓰지 않고 현재동사를 써야겠네요. 시제는 과거와 현재 두개뿐!!) 이번달은 영어에 올인하지 못했지만 다음달부턴 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하려 합니다.
장수경 선생님. 십 몇년이 넘도록 혼자 고생하신 과정과 결과물, 널리 알려지고 있고 또 알아주는 학생들이 대한민국에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거 잘 알고 계실거에요.
그럼 긴 글을 마치면서,
선생님의 노력과 능력에 감탄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4월 속성반 수강생, 박 상 미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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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모티콘 작성시간 11.05.05 잼있게 읽었어요. 정말 비판적으로 쓰셨네요. ㅋㅋㅋ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에 국밥을 먹으러 가는건, 그 할머니의 진정을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장선생님의 욕에 수강생들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진정한 사랑이 있는것 처럼! 기존 영문법에대한 예리하고 날카로운 비판, 그에 맞서는 심장이 멎는듯한 해결책. 전 그저 삼원소 장선생님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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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oony 작성시간 11.04.30 네이버에 의심하는 글 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속상하게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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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즐겁게살자 작성시간 11.05.02 원래 유명해지면 유명세를 타는 법이래요. 의심하는 사람들만 바보죠,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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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피바이러스 작성시간 11.05.04 내 친구가 알까봐 두려운, 나만 알고 싶은 비밀무기 같은 삼원소! 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삼원소 수업을 들어본 사람들은 다 알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