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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만듦새가 좋네요. 제대로 만든 티가 납니다.
스탠다드는 뒤쪽만 드럼, 디럭스는 앞뒤 디스크, 디럭스s는 스마트키 사양입니다.
언더본은 동네중딩들이 딸키를 자주 시도하는 no.1 대상인만큼, 자가용으로 산다면 보안이 강력한 s사양이 나을 거 같습니다.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충전에도 충분한 출력의 2.1a 아웃렛 2개와 수납포켓이 있고
전조등을 제외한 모든 등화류가 LED이고 심지어 전조등내부에 면발광 DRL이 들어갑니다. 언더본 최초이지 싶은데ㅋㅋ
4.5리터의 연료탱크로 200km 이상 무난하게 달릴 수 있겠습니다.
메커니즘 쪽으로는 우선 스타트 후 저속에서 빠르게 변속하거나 2단 출발로 자주 망가지는 2단기어의 도그를 강화했고
혼다엔진처럼 로커암에 롤러베어링을 넣어서 내구성 강화 및 마찰손실을 줄였습니다. 밸브간극 정비주기도 길어졌을 겁니다.
국내는 유독 언더본 이미지가 나쁜데, 사실 저렴한 유지비의 개인운송수단으로서 125cc 스쿠터 대비 장점이 몇 가지 있지요.
1) 로스가 적은 수동기어 덕분에 CVT 대비 리터당 10km 가까이 우수한 연비. 특히 스쿠터는 근거리주행이 반복되면 가장 효율이 낮은 60킬로 이하의 변속영역만 쓰게 되기에 연비가 상당히 악화됩니다. 125cc 기준 30킬로 이상의 연비는 60킬로 이상 유지하며 달릴 때 얘기고, 지금 동네 장보기용으로 쓰는 제 젯파워의 연비는 25킬로 정도 나옵니다. 또 저속으로만 계속 타면 풀리면에 골이 파여서 최고속도와 연비 저하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가끔씩은 100킬로 이상으로 땡겨줘야 성능이 유지됩니다.
2) 보통 2만km마다 교환이 필요한 풀리와 벨트 등 소모성 구동계 부품이 없다. 100cc 출력으로 체인과 스프로킷의 교환시기를 보려면 정말 마르고 닳도록 달려야 합니다. 원심클러치조차 오일에 잠겨있기에, CVT의 건식클러치에 비하면 엄청난 내구성을 가집니다. 게다가 DD110은 체인 더스트커버가 있어서, 걍 싸구려 구리스로 떡칠해놓고 그냥 가끔 장력만 확인해주면 땡. 오일만 갈아주면서 사실상 거의 신경 끄고 탈 수 있습니다.
3) 카뷰레터부터 엔진까지 모든 부품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어서 정비성이 좋습니다. 연료탱크조차 안내리고 밸브조시가 가능한 유일한 "오두바이"가 언더본입니다.ㅎㅎ
4) 16인치 휠과 자세 덕분에 나름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도 충분하고... 실제 동네 운동장이라도 달릴 때면 뒷바퀴 미끄러뜨리는 맛이 꽤 재미있습니다.ㅎㅎ 변속 메커니즘 자체에 구동저항이라는 반작용이 받아줘야 하는, 바퀴 슬립이 거의 없는 상황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CVT라는 장치는 오프로드에서 이런 다이렉트한 구동력 컨트롤이 어렵습니다.
5) 요즘 소형 스쿠터도 인젝션화되면서 킥스타터를 삭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언더본은 킥이 있습니다. 물론 인젝션 시동성이 워낙 좋아서 현실적으론 쓸 일이 없긴 합니다. 그래도 밀어걸기가 불가능한 원심클러치 바이크에는 킥스타터가 있으면 방전이 되든말든 신경 안쓰이고, 항상 높은 가동률이 보장되고, 가끔씩은 밟아주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요즘 스마트폰이 다 배터리로 구동되긴 하지만 거기에 자가발전기가 붙어있는 느낌입니다. 오지에 혼자 버려진 상황에서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었어도 손잡이 한 5분 정도 왱왱 돌려주면 얼마든지 켤 수 있다는 느런 전천후의 느낌이 있죠.ㅎㅎ
언더본의 가치...
언더본은 혼다 커브 이래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배기량만 조금씩 커졌을 뿐, 출발용 원심클러치-변속용 풋클러치의 듀얼클러치(!?)라는 원형 그대로를 가지고 아직도 생산되는 유일한 "오두바이"입니다. 일각에서 클래식 프리미엄(왜? 걍 이뻐서?-_-;)으로 추앙받는 베스파도 사실은 수동변속기를 버리고 일본식 CVT를 올린 순간, 엄밀히 말하자면 오리지널리티는 사라진 걸로 봐야겠지요. 사실상.. 카울만 이태리풍 모양으로 만들어놨을 뿐입니다.-_-;;
반면 언더본은 실러캔스와도 같은 진짜 화석, 진정한 클래식입니다. 진짜 오리지널 커브를 구해서 리스토어하는 고생을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최신제품으로 나온 언더본을 한 대 사면 그게 클래식입니다. 되새겨보면 이게 진짜 대단한 사실이 아닌가 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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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yun 작성시간 16.03.27 오오, 정말 언더본의 가치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해 주셨네요 ... 먼지님글 인가요?
진짜 언더본의 가치가 오히려 대림 죽은 적색의 짜장면 오토바이로 이미지가 영 버려놨는데, 이번에 나온 dd110 보면 이것이 정녕 언더본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한 모델이라 봅니다 ... 효성에 박수 무진장 쳐도 될거같구요
부디 언더본 시장 장악해서 대림은 걍 사장 시켜버리고 그걸로 기반 더 다져서 더욱 더 대형 바이크 개발에 힘써주기를 바랄뿐 입니다, 80년대 일본 바이크들이 그때 우뚝 섰듯이 효성이 현대차 처럼 커지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먼지가되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3.27 네 로터리기어 언더본은 실러캔스나 바퀴벌레(?)처럼 더 진화할 필요도 없이 장고한 세월을 생존할 정도로 애초부터 완벽하게 만들어진 기계가 아닐까 합니다. 전 거리에 세워져있는 언더본을 가만히 보고있자면 어떤 아름다움까지 느낍니다. 이젠 시대에 맞게 시거잭이 달려있는 게 귀엽습니다. 완숙한 연기력과 함께 인터넷 용어도 곧잘 쓰는 50대 중견배우 같습니다.